익명 까고, 본삭금까지 해서 올려요. 조언만 달랑 듣고 도망가는 행위는 하지 않을테니까 걱정하지마요.
저희집은 현재 한부모가정으로 이뤄져있어요. 엄마랑 여동생이랑 저, 이렇게 여자 세명이 살고있어요. 저는 23살이고 편입을 준비하는 대학생입니다.
저희집 가정사는 좀... 복잡해요. 엄마는 결혼을 원하지 않는, 당시 기준으로 노처녀였어요. 30대 중반에 저랑 동생을 낳았으니까 말 다했죠. 그래서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는 어떻게든 엄마를 시집보내고 싶어하셨대요. 그분들은 결혼이란건 꼭 해야하는걸로 여겼거든요. 그래서 엄마에게 반강제로 맞선을 보게 했어요. 그래서 만난게 우리 아빠예요.
아빠랑 친가쪽은 엄마네를 보자마자 좋아했대요. 당시 외할아버지께서 사업을 하셨고 그게 좋은 결과를 불러일으켜서 외가는 돈이 많았거든요. 지금도 외가댁은 부유한 편이에요. 외할머니 명의의 건물도 있고 땅도 있어요. 그래서 친가댁은 아빠랑 엄마를 어떻게든 결혼시키려고 하셨대요. 그래서 아빠의 장점만을 부각시켰죠. 아빠 명의의 건물이 있다, 아빠가 어느 입시학원의 원장이다. 이렇게 말이에요.
결과는요. 전부 거짓말이었어요. 엄마는 아빠한테 속아서 결혼했다고 하더라구요. 입시학원이라고 칭했던 건 그냥 동네 아이들 모아놓은 공부방에 불과했고 건물은 아예 없었대요. 아빠는 심지어 모아놓은 돈도 없었대요. 그래서 엄마는 20대 초반부터 착실히 일해서 모아놓은 돈으로 겨우 임대아파트를 구해서 신혼집을 차렸대요.
엄마는 유일하게 돈이 나올 수 있을만한 공부방을 열심히 굴려서 돈을 모아나갔대요. 그동안 아빠는 아무런 노력도 안했다더라구요. 그냥 잤대요. 강의실에서. 심지어 가르치기로 한 수업을 펑크내는 일도 허다했대요. 결국 아빠의 공부방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닫게 되었어요.
게다가 아빠가 운동하다가 다리를 다치게 되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되면서 수입은 전적으로 엄마한테 의존하게 되어요. 엄마는 이때 미쳐버릴 것 같았다고 해요. 시댁... 그러니까 제 입장에서는 친가의 간섭이 계속 심해졌거든요. 어쩔때는 하루에 3번씩 친할아버지랑 친할머니가 찾아올 때도 있었대요. 아빠한테 말려보라고 말해도 아빠는 오히려 엄마한테 화를 냈구요.
엄마는 결국 아빠랑 별거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저랑 동생을 데리고 부산으로 내려옵니다. 저는 7살 때부터 부산에서 살았어요. 그래서 아빠랑 살았을 때의 기억은 그닥 많지 않아요.
이 부분부터는 정신적으로 서술하기 힘들어지는데... 그래도 할게요. 엄마랑 저랑 동생이 정착한 곳은 부산 중에서도 구석진 곳에 있었어요. 교통도 안좋고 거의 슬럼가나 마찬가지인 곳이었지요. 우리가 살았던 집은 틈만나면 벌레들이 나오고, 따뜻한 물이 안나와서 겨울에도 찬물로 샤워해야했던 집이었어요. 그만큼 주민들 질도 안좋았죠.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 애들은 대부분 결손가정의 아이들이었어요. 애들이 참 못되어쳐먹어서 저랑 동생은 초등학교를 다녔던 내내 왕따를 당했었어요.
엄마는 이때부터 무너져내리기 시작했어요. 아빠가 사채를 썼는데 그걸 엄마 명의로 돌려서 시도때도 없이 엄마 폰으로 빚쟁이들이 전화를 했거든요. 저희 폰도 요금이 6개월이나 밀려서 사실상 식구 전체가 폰을 못쓰는 상태였어요. 이상태에서 엄마와 외가의 관계도 좋지 않게 풀려서 엄마는 맨날 술을 마시면서 울거나 저희한테 폭언을 하는걸로 풀었어요. 제 어릴때 꿈은 엄마아빠를 죽이고 동생이랑 이 집을 벗어나는 거였어요. 엄마는 아직도 이 시절, 저랑 동생한테 했던 짓을 미안해하셔요.
중3이 되면서 사정이 좀 나아져요. 엄마가 드디어 아빠랑 이혼을 하고 법적으로 남남이 되거든요. 사채도 아빠 명의로 돌려서 엄마는 더 이상 빚쟁이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어요. 문제점은 저였어요. 저는 그전부터 앓고있던 상처가 터져서 맨날 자해를 하고 자살시도를 하고 울고 화내고 그랬어요. 제 감정기복이 심한 성격 때문에 친구들은 질려서 떠나가버리고 단 한명만 남았어요. 집에서도 저는 가족들이랑 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냥 세상이 나보고 죽으라고 하는 것 같았어요. 저는 그걸 19살때까지 겪었어요.
20살이 되고 저는 성인이 됩니다.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정신과를 찾아간 것이었어요. 정신과에서 저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하게 됩니다. 약은 지금도 먹고있어요. 대학에서 친구도 사귀고 그렇게 행복해지나 싶었는데 아직도 마음이 너무 괴로운거예요. 나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툭하면 우울에 잠식당해서 울고 또 자해하고 아니면 자살하려고 하고... 한번은 병원에 실려가 위세척 받은적도 있었어요. 기껏 대학에서 사귄 친구들하고도 멀어지게되고 전공도 제 적성이랑 안맞아서 저는 대학에서 겉돌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아빠를 만났어요. 아빠는 제 상태를 알고 완치될때까지 병원비를 지원해주겠다고 했어요. 처음 1년동안은 매번 병원비를 부치더니 이제는 소식도 없어요. 웃기죠? 게다가 한번은 아빠랑 같이 산적도 있었어요. 둘이서 10평 남짓한 조그만 원룸에 살았는데 아빠가 집세를 안내서 둘이 쫓겨났어요. 그때 전 울면서 엄마한테 전화했는데 아빠가 폰을 뺏고 윽박질렀어요. 왜 지1랄이냐, 아빠 창피당하는거 보고싶냐, 엄마한테 연락하지 마라 그랬는데 저는 그말 무시하고 엄마한테로 갔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엄마랑 동생이랑 살고있어요.
이제 좀 숨통트이나 싶었어요. 병도 치료가 어느정도 되는 것 같고... 근데 이번에는 동생이 반항을 하는거예요. 동생도 현재 우울증이랑 ADHD를 앓고있는데 동생이랑 엄마가 자주 싸워요. 서로 싸우는 강도도 심해서 동생이 엄마를 일방적으로 때리거나 욕을 합니다. 한번은 제가 112에 신고해서 경찰들이 와서 조사받은 적도 있어요. 심지어 동생이 엄마 돈에 손대서 엄마가 저축한 돈 80만원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 조공넣은 적도 있을 정도예요.
저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다 포기하고싶고 죽고싶어요 . 저 원하는 것도 없고 살아서 하고싶은것도 없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대로 죽게된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은거예요. 나도 행복해지고 싶었어요. 그래서 꾸역꾸역 살아요.
저 어떻게 하면좋아요? 어떻게 해야지 살 수 있나요? 그게 너무 궁금해요. 어떻게 하면, 내가 어떻게 하면 숨통을 트일 수 있는지 그게 너무 알고싶습니다. 저 좀 도와주세요. 제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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