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지웠다가 다시 씁니다. 

솔직히 일가친척들이 다 고학력자에 전문직들입니다.  
 교수, 교사, 의사, 변호사들이고 배우자들까지 석사 이상이예요.
저는 4년제 국립이지만 학벌로 치면 가족 내 최하위구요...
성적장학금이라도 받아와야 무시는 안 당하는 정도입니다.
집안에선 대학원 진학해서 공부하고 연구직으로 나가라고들 말합니다. 돈은 걱정하지 말라구요...
공부가 적성에 안맞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동기부터 선배들까지 다 글 쓸 일만 있으면 저 찾을 정도였구요...
학점은... 아슬아슬하게 대학원 지원해볼만은 하구요. 도와주시겠다는 강사님들도 있구요.
그런데 제 꿈은 애니메이터였어요...
어릴때부터 늘 숨어서 그림 그리고 몰래 만화방가서 보고 그랬어요.
대학은 미대긴 하지만 다른 분야고, 미술 처음 할때 건 조건이 국립 가기, 수시로 끝내기, 졸업 후 대학원때는 미술 안하기였어요...
저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졸업작품은 우울증 터지면서 정말 엉망진창으로 끝났구요.
그래서 더 미련이 남는건지도 모르겠어요...

집에서는 꿈을 말하는것도 힘듭니다.
은근슬쩍 돌려서 말해봐도 가족들은 모두 바보같은 짓이다, 그러다 인생 망친다는 식으로 말하구요.
티비보다가 나왔는데 애들이나 보는걸 왜 저렇게 붙들고있냐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구요.
차라리 돈이라도 많이 벌면 몰라, 그 직종 박봉에 과로랑 야근 일상인거는 저도 알고 있으니까요...
집에서 만화는 불쏘시개취급, 그 흔한 지브리, 디즈니 애니조차 극장에서 못 볼 정도였어요. 
어릴때 이모랑 몰래 하울의 움직이는 성 보러간게 다였는데, 그것도 나중에 이모가 한소리 들으셨더라구요.

이런 가족상황에... 이모가 작업하시다가 결국 환갑에도 미혼에 삼촌 도움으로 자영업하시면서 지내세요.
결국 지금은 그림도 접으셨구요...
솔직히 무섭습니다. 이모조차도 술김에 공무원이라도 할걸 그랬다고 말씀하시니...
진짜 고시원이라도 들어가서 독립할까 생각도 했지만 솔직히 비현실적이잖아요...
상담했던 친구도 미래를 보고 행동하라고 하고...
꿈을 쫓는것도 맨땅에 혼자 헤딩한다고 가능한게 아니고, 모든 사람이 드라마틱하게 살 수는 없다는 것도 알고 있으니까요...
그냥... 꿈은 그냥 상상으로만 끝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