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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778916
    작성자 : 익명amVtb
    추천 : 9
    조회수 : 7844
    IP : amVtb (변조아이피)
    댓글 : 36개
    등록시간 : 2020/04/02 19:52:32
    http://todayhumor.com/?gomin_1778916 모바일
    10년 친구 손절 고민
    녕하세요 30살 갓넘은 여자입니다
    저한테 가장 친한 베프 손절 고민하고있습니다

    20살 대학교 같은 과에서 만났구요
    둘도 없는 절친이었어요


    저와 친구의 기본적인 성격은 이래요


    저 : 성격이 무던하니 사사로운거 별로 신경 안쓰는 스타일
    낯도 많이는 안 가리고 잘 웃음
    그러나, 뭐든 대충대충 하고 실수가 잦음
    꾸미는 거 좋아하고 센스도 어느정도 있음
    대학 생활 내내 남친 있음

    친구 : 성격 예민하고 상처 잘 받아 사사로운 일도 곱씹는 스타일
    여럿 모이면 좀 낯가리고 무표정, 불안한 얼굴
    그러나, 소수 정예 일 때 정말 재밌고 예리하고 기발함
    꾸미고 싶어하나, 의무감으로 노력해서 꾸밈
    그러나 본판이 예쁨 
    남친 가끔 있으나 연애기간 짧음


    그래서, 
    20살 때 새터, 신입생 모임 이런데 가면
    제가 주목을 많이 받고, 친구는 좀 불편해 할 때 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선배들 조인해서 놀 기회가 있을 때
    항상 이 친구한테 괜찮겠냐 물어봐야했고 
    불편하다면 못 가고 
    제가 맞춰 줄 때가 많았어요..

    20대 중반,
    헌팅/클럽에서 노는 맛을 알았을 때
    그 때도 항상 이 친구가 맘에 든다는 남자 있는 팀이랑 놀고
    친구 의견 물어보고 pass/fail 결정이 되었죠
    그건 뭐 크게 상관없었어요
    저는 그냥 춤추고 놀고 자체가 좋았던거라

    이외에도
    전 불만이 과하게 없는 타입 / 친구는 모든게 불만 이라
    제가 항상 많이 맞춰야 했던 관계인거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냥 이 친구가 너~무 좋았어요
    예민하지만 예리해서 다른 사람들의 심리를 잘 간파했고
    예리해서 재밌었고 또 케미가 잘 맞았죠

    그렇게 대학 졸업 후,

    저는 거의 바로 대기업 취직을 해서 6년째 다니는 중 이고
    그 사이 번듯한 남자와 결혼도 했어요

    하지만 이 친구는 학점 때문에 한학기를 더 다녔고
    공기업 준비를 5년째 하고있어요
    제대로 된 연애도 거의 없었던 거 같아요


    벌어진 상황의 차이만큼이나
    사는 지역도 멀어서 만나기 힘들었지만
    거의 매일 30분 이상 통화를 했어요
    서로 힘든 이야기 하며 위안을 받았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얼마전,
    남편이 2박3일 집을 비워서
    제가 살고 있는 신혼집으로 친구가 2박3일 놀러왔어요

    집에서 술도 마시고 
    맛집도 가고 즐겁게 보냈죠
    최대한 친구한테 맞춰주려고 노력했어요

    마지막 날,
    이 친구가 기차타고 돌아가는 날도 역시 그랬어요
    기차역까지 친구 혼자 버스타고 가는게 불편할 거 같아
    같이 택시 타자고 했죠

    그리고 대충 계산해보니 1~2시간 혼자 놀면
    남편이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날 픽업할 수 있을 거 같아서
    남편한테도 전화로 집에 바로 가지말고
    날 데려가라고 했어요


    그런데 왠걸?
    기차역에서 
    이 친구가 투덜거리더라구요
    제가 자기랑 약속 뒤 에 남편이랑 약속잡았다고 ㄷㄷㄷ

    전 친구를 데려다 주려 굳이 거기 까지 간 건데
    친구는 제가 남편이랑 밖에서 데이트하려고 거길 갔다
    생각하는거에요 ㅋㅋㅋ
    그러면서 자기와의 약속 뒤 에
    꼭 그렇게 약속 잡아야겠냐며 ㅋㅋㅋㅋ

    어이가 없었죠

    그러고는 저한테 제가 자기랑 있는 2박3일 동안
    온종일 남편이랑 통화했다는 거에요 
    친구랑 있는데 왜 남편이랑 통화하냐고
    그게 기분 나빴다는 거에요 ㅋㅋㅋㅋㅋ

    저 통화 목록 확인해 봤는데
    하루 3~4통, 평균 1분 통화했더라구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나오고
    그건 제 일상인데
    그런거 까지 예민하게 굴고
    통제하려는 거 같아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단호하게 말했어요
    나 그런 거 까지 못 맞춰준다고...
    내가 남편이랑 전화하는 건 일상인데
    그걸 니가 왜그러냐고 

    그랬더니 막 울려그러더라구요
    안쓰러운 마음이 들고 화도 나고 그래서
    일단 잘가라고 보내는데
    마지막에 저한테 장난이라며 하는 말이
    "다시는 보지 말자"
    이러는거에요
    누가 봐도 진심인데

    전 너무 어이가 없어서 
    오만 정이 다 떨어졌어요

    2박 3일동안 밥챙겨주고 
    술상/안주상 다 챙겨주고
    자기 하고싶은데로 맞춰줬는데
    고맙다는 말은 커녕
    저런 말들으니까 ...
    그냥 오만 정 다 떨어지더라구요


    그런데 이 친구가
    지금 상황이 안 좋으니까
    더 예민해서 그럴 수 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가도

    다 맞춰주다보니 지가 먼데 내 일상을 컨트롤하려 드나
    내가 어디까지 맞춰줘야하나 싶고

    이게 20년/30년 지나도 뭔가
    자기는 예민해서 그렇다지만
    내가 세세한거 다 맞춰 줘야할 거 같고
    맨날 미안하다 소리할 상황만 생길 거 같은데
    맨날 부정적인 소리하니까 기빨리고

    뭐 그렇다고 제 인생에 크게 도움된 거 없고



    이 정도면 손절해야하나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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