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이 저에게 모든 면에서 완벽하길 바라는 건지, 아니면 많은 옛날 사람들이 그렇듯 자녀의 감정을 잘 고려하지 못 하시는 건지...
여러분들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단순한 위로도 좋구요ㅜ
저는 소위 명문대를 다니는 대학생입니다.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고 외고를 거쳐 현 대학을 왔습니다.
자랑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제 고민을 설명하려면 어쩔 수 없이 밝혀야하는 내용입니다ㅠ
중고등학생 때 공부에 매진하느라 외모에 신경을 못 썼습니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 생각했고, 지금 돌이켜보아도 외모에 투자할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길 잘했다 생각합니다.
부모님은 제 성적을 자랑스러워 하셨?겠지만 공부에 관한 칭찬을 딱히 하신 적은 없고.. 오히려 외고 다닐 때 학비가 비싸서 집안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저에게 꾸준히 어필ㅎㅎ하셔서..
외모에 시간을 투자했다가 혹여나 안 좋은 결과(대입 실패..)가 나올까봐 일부러 더 꾸미기를 등한시한 것도 있습니다.
핑계라면 핑계겠지만요ㅎ
그런데 저희 부모님이 저에게... 중학생 때부터 외모 관련 지적이 조금 과하셨ㅎㅎ는데요
엄마아빠는 키가 큰데 너는 왜 키가 안 크냐..
다리가 짧네..
비율이 안 좋네..
(CF에 나오는 예쁜 연예인을 보며) 으유~ 좀 저렇게 예쁘게 태어나지
등등..이 직접적인 표현이었구요ㅎㅎ
간접적으로는.. 제 기억에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 저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쳐다보거나, 저를 꼭 안아주거나 그러셨던 적이 거의 없습니다.
어쩌면 공부에 집착하게 된 것도ㅜ 그거라도 잘해야 부모님한테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였던 것 같은데.. 이건 제 주관적인 분석이라ㅎㅎ
외모와 관련된 것 외에는 아빠가 다음과 같은 말을 정말 많이 하셨었는데..
공부만 하지 말고 잘 놀기도 해야지!
영어 읽기만 잘 하면 뭐하나? 외국인이랑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 되야지
등등..과 같이 사회성? 외향적 성격?을 강요하는 듯한 발언이 일부 있었습니다.
부연 설명을 조금 하자면ㅜ 제가 초등학생 때는 6년 중 한 학년 빼고는 반장 또는 부반장을 맡지 않은 해가 없었는데.. 중학생 때부턴 공부하느라 이런 직책?에도 나서지 않았었습니다.
공부를 잘 하면서 외모 관리도 잘 하고 친구도 많고 리더십도 갖춘 사람이면 당연히 좋겠지요 ㅜㅜ
하지만 제 능력이 그것 밖에 안 되는 것을....
얼마 전에 수능 사상 최초 만점자 오승은님 기사를 우연히 봤는데 그 기사에 나온 사진이.. 오승은님 아버지가 오승은님 볼을 만지면서 너무나 기특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어머니는 뒤에서 함박웃음을 지으시는? 모습이었는데..
심지어 기자가 "H.O.T에서 제일 좋아하는 멤버가 누구죠?''라고 묻자, 오승은님이 "H.O.T가 뭐죠?''라고 했다 하더라구요..
저는 그 사진을 보자마자 내가 만약 오승은님 입장이었으면 우리 엄마아빠는 백프로 외모 지적.. H.O.T도 모르냐는 핀잔.. 이런 걸 했을 것 같은? 불필요한 망상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제가 오승은님 급으로 탁월한 인재도 아닌데 ㅎㅎ 아무튼 그 사진을 보고 감정이입이 그런 식으로 되더라구요ㅠ
오승은님이 그저 너무 부러웠습니다. 빼어나게 외모가 출중하지 않더라도 부모님이 그렇게 예뻐하는 표정으로 바라봐 주시다니ㅠ
제가 모델도 아닌데.. 외모가 그렇다고 심각하게 못난 것도 아닌데ㅠ 부모님이 외모 지적 그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인간관계가 좁아진거나 국내 여행 많이 못 가본 것도ㅜ 중고등 때 공부에 많은 시간 할애해서 그런 건데ㅜ 자꾸 잘 못 노네 뭐네.. 그만하셨으면ㅜㅜ
별 고민 같지도 않은 고민이라 면박 주셔도 좋고ㅠ 따뜻한 위로를 주셔도 좋습니다.
짧지 않은 글이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