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참.. 너무 익은 과일같다. 먹기좋아 보이지만 사실 익다못해 속은 문드러질때로 문드러진 그런 과일.'
20대 중반 노트에 끄적였던 글이에요. 더불어 많이 아주많이 힘들었던 시절.
그땐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전부 나를 쳐다보는것같고 속으로 내 욕을 할거같았고, 무서웠어요 누가 날 쳐다보는게 그냥 싫었어요 이쁘다는 말은 빈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속으론 내 욕을 할거면서. 그리고 그말을 듣고싶지도 않았어요. 누가 그 말을 듣고 나를 몰아세울까봐. 그 화살이 나에게 어떻게 돌아올지 불안했어요.
힘들다고 말 하지 않았어요. 말하면 날 정말 무너뜨릴까봐. 나를 더 꾸미고 웃자. 힘든모습 보여주지말자. 약점 잡히지말자. 예쁘게라도 있자.
약해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아무렇지 않다 행동했고, 수백번 날 구겨도 난 구겨지지 않았다 발악했어요. 사실 많이 구겨진채 살고있었던건데, 그땐 그랬어요. 그렇게라도 내가 날 지켜야했어요. 어차피 10명 중에 6명이 날 좋아하지 않는데, 그게 8명이 되어도 별반 다를거 없다고. 결국 뒤에서 다들 내 이야기에 즐거워하는건 똑같으니 차라리 익숙해지자고.
21살, 그냥 그들은 내 이야기가 즐거워보였어요. 이상한 사람이 되는건 정말 한순간이었고, 내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이는 한명도 없었어요. 그때 당시 같은 과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잘 싸우진 않지만 한번씩 다투고 나면 연락이 왔었어요 나를 주동적으로 못살게 굴던 여자애한테서. 내가 잘못한거라고. 사과하라고. 남자친구한테 따지지도 못했어요. 답답해서 상담한거라는 말 앞에 그사람 탓을 하고싶지 않아서 군말 없이 있었어요.
그래도 같이 다니는 한두명은 있었고 인사정도는 하고다니는 과 사람들 몇 있었고. 걔네만 무시하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3학년 중반 즈음, 하루는 술을 한잔 하자고 하더라구요. 왜 나에게 이렇게까지 했는지 궁금하지 않냐며.
남자선배들에게 그렇게 인기받고 싶었냐 지금 남자친구 얘가 먼저 좋아하고 있었는데 그걸 가로채냐 왜 이렇게 나대냐
난 그런적이 없고 그럴마음 없다고 이야길해도 자기들이 보기엔 그렇게 보였다고 했어요. 저렇게 내 이야기가 만들어 지는거구나..오만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딱 꽂히더라구요.
"너랑 어울려주는 ☆☆이랑 ☆☆이 진짜 너 좋아하는줄 아니? 너 불쌍해서 그러는거야. 우리과에서 너 좋아하는 사람 한명도 없어 속으로 다 너 싫어해. 너가 착각할까봐 그나마 우리가 솔직히 이야기해주는거야. 그리고 그냥 이것저것 이유 말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냥 너라는 존재가 싫어 미안."
그날 그 자리를 일어났고, 혼자 소주 5병을 까고 처음으로 미친듯이 울었어요 생전을 소리내어 운적이 없었는데 그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엉엉 거리며 울었고 바로 휴학했었어요. 내가 이렇게 발악하고 노력해도 달라지는게 없구나. 내가 참 우스워보였겠다, 사라지자.
그 날 이후로는 알게모르게 내가 나를 탓하더라구요 정말 내가 다 잘못한거라고. 내가 잘못된거라고. 내가 진짜 그런 사람인거같고, 원인을 나에게서 찾으려고 노력하고 막 .. 그랬어요.
하하호호 실없이 웃고 떠들고 행동해도 머리는 늘 복잡했고, 생각이 많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늘 느꼈어요 '내가 지금은 아니더라도 나는 내 마지막이 자살일거같다' 이렇게 살아가는게 계속되는거라면 계속 이런생각으로 살아간다면 도저히 긴 인생을 살아갈 자신이 없었거든요. 매일을, 매순간을 우울하게 살진 않았지만 괴로웠어요. 오래된 친구들과 놀러다니기도하고 연애도하고 일상을 보냈지만 늘 바닥을 뒹굴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몇년을 그렇게 산지 몰라요.
상처주면서 살지 마세요. 속으로만 욕해요. 표현은 자유라는 핑계 세우지마요. 자유엔 책임이 따라요. 그 화살은 어떠한 형식으로 돌아오기 마련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