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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ametalk_177214
    작성자 : R-18
    추천 : 10
    조회수 : 8449
    IP : 1.229.***.124
    댓글 : 13개
    등록시간 : 2014/04/30 13:45:58
    http://todayhumor.com/?gametalk_177214 모바일
    나도 여왕벌(이라기 보다 거기에 홀린 남자들) 썰
    * 음슴체 양해 부탁드립니다.

    본인은 모 게임을 졸라 좋아해서 그 게임 개발팀에까지 들어간 적이 있는 사람임.(지금은 놀고 있음)

    아직 플레이어에 지나지 않았을 시절, 클베 유저들에 대항해 최상의 실력자들을 끌어 모은 클랜의 부클마를 지낸 적이 있었음.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의 나이가 고교생이었고 20대 중반이었던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음.

    이 클랜은 클베 유저들의 부심이 하도 심하다 보니 걔네들을 엿먹여주자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클랜임.

    클랜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부터 비공식 팀 형태로 조직되어 클베 유저들과 경기를 가지며 우세한 성적을 보여주었음.


    클랜 시스템이 도입되고 비공식 팀원들 중 일부를 주 멤버로 하는 공식 클랜을 창단하였음.

    클랜리그나 방송경기(요즘은 안 하지만 한 두해 전만 해도 아프리카 방송으로 리그도 하고 그랬음 ㅋㅋㅋ)에서도 클베 유저들에게 지지않는 성적을 보여주었고 대부분의 경우 클랜 순위 1~2위 권 밖으로 나오지 않았음.

    실력을 통해 클랜의 이름이 알려지자, 원년 멤버가 아닌 플레이어들도 하나 둘씩 클랜에 가입을 원하기 시작했음.

    게임 실력은 그다지 좋지 못했던 본인은 클랜원 가입이나 안내, 기타 잡무를 도맡아 하고 있었음.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여성이라고 당당히 밝힌 플레이어가 우리 클랜의 문을 두들겼음.

    그녀는 자신이 아프리카 방송에서 스포 여성 성수로 조금 유명하다고 말을 했고, 몇몇 클랜원들은 그녀에 대해서 알고 있었음.

    방송을 통해 공개된 그녀의 외모는 매우 아름다웠고, 절반 정도의 클랜원이 그녀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음.

    IRC를 통해 사상검증을 마친 나는 당시 고교생이었던 클마 및 핵심 멤버와 의논해 그녀를 클랜의 멤버로 받아들였음.

    (이후 그녀를 A라 지칭)

    가입 후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아 징조가 시작됐음.


    당시 우리 클랜은 성격이 짜장같기로 유명했음.

    실력이 출중한 만큼 성격이 까칠했고, 그런 성격이 기득권을 자처하며 으스대는 클베 유저들에 대한 저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함.

    그렇다보니 원년 멤버들은 나이가 적건 많건 서로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받기를 원했으며, 다른 클랜원들에게도 그렇게 대했음.

    이상적인 조직의 형태라고 자부했으며, 필자는 그 이후 그렇게 수평적이고 이상적인 형태의 조직을 겪어본 적이 없음.

    하여튼 그렇다 보니 클랜의 실질적인 전력을 담당하고 있는 원년 멤버와 A간에 마찰이 불거졌음.

    IRC의 개인 채널로 그녀의 호출을 받은 나는 그녀로부터 클랜에서 탈퇴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음.

    이유인 즉슨, 클랜원들이 자기를 어른대접 해주지 않는다는 거였음.

    그 당시만 해도 클랜의 엄마 역할을 하고 있던 나는 그녀를 다독였음.

    단지 조금 싸가지가 없었을 뿐 인격적인 모독이나 다툼이 오간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녀도 납득하는 듯 보였음.

    그래서 징조는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음.


    그러나  채 한달이 지나지 않아 결정적인 사건이 터졌음.

    그 당시 우리 클랜은 실력에서 최고를 자랑하고 있었음.

    이미 경기에 출장하는 주전멤버의 실력은 클베 유저들을 상회하는 수준이었고, 많은 플레이어들이 우리 클랜의 콜사인 마크를 보면 아는 척을 할 정도였음.

    주전이 된다는 것은 작지만 게임 안에서 최고의 플레이어로 인정받는다는 것이었음.

    내 기억에 대략 10~12명 정도의 클랜원이 주전 멤버로 활약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주에 1~2회 정도 타 클랜과 기선 제압용 친선경기를 하곤 했었음.


    A는 자신의 외모와 성격을 이용해 벌써 많은 클랜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음.

    당시 클랜의 참모를 비롯해 많은 클래원과 누나 동생하는 사이를 만들어 둔 상태였으며, 활발하게 활동을 지속했음.

    그러던 와중에 그녀가 자신도 타 클랜과의 경기에 참가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음.

    우리 클랜은 모든 게 실력으로 돌아가는 곳이었음.

    나도 클랜의 부클마를 맡고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대항전에 참가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었음.

    그럴 정도로 주전 멤버들의 실력은 특별했고, 사실상 상대방 클랜들도 최강의 전력을 선별하여 경기에 임해왔음.

    멤버가 바뀌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았으며, 새로 대항전에 참가하는 플레이어가 있다고 해도 실력이라는 측면에서 누구나 인정할 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었음.

    그러나 A의 실력은 클랜 대항전에 참가하기에는 한참 부족했음.

    주전 멤버의 선발에 대한 전권을 쥐고 있는 클마는 당연히 그녀의 요청을 거부했음.

    그녀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격분, 또 다시 클랜을 탈퇴하겠다고 나에게 말했음.

    이미 그 시점에서 그녀의 존재는 조직의 결속을 와해할 가능성이 높은 시한폭탄이었음.

    당연히 나는 그녀에게 탈퇴를 해도 괜찮다고 말했음.

    그 당시 우리는 클베 유저들과의 오랜 신경전으로 인해 게임 안팍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시점이었음.

    항상 지켜야만 하는 최강자의 자리, 그리고 그 권좌에 조금이라도 금을 가게 할 요인이라면 모두 배제하는 것이 옳았음.

    결국 그녀는 당일에 클랜을 탈퇴하고 말았음.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음.

    갑자기 2분의 1에 가까운 클랜원들이 왜 A를 탈퇴시켰냐며 항의하기 시작했음.

    필자는 그녀와 친분이 깊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탈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다른 클랜원들의 생각은 달랐음.

    전략 수립이나 정보 수집을 담당하고 있던 참모는 그녀와의 친분이 매우 깊었는지 나에게 어마어마한 기세로 따졌음.

    왜 그녀를 내보냈냐고.

    나는 부클마로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지만 받아들이지는 못하는 듯 보였음.


    결국 그녀를 옹호하던 유저들이 클랜을 대거 탈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클랜의 규모는 반토막이 났음.

    참모였던 친구는 해당 게임의 자유게시판에 'ZZ클랜의 비리를 파헤친다.'라는 장문의 글을 올려 우리가 내부적으로 주고받았던 대화 및 클랜 운영에 대한 히스토리를 모두 까발렸음.
    (당연히 타 클랜에 대한 분석 과정에서 그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이후 이 글은 다른 클랜들과의 새로운 분쟁을 일으키는 불씨가 되고 말았음.)

    물론 클마의 성격이 매우 쿨했기 때문에 클랜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음.

    클랜을 빠져나간 유저들은 대부분 클랜 시스템이 생긴 이후 클랜의 이름에 이끌려 가입한 유저들이었고, 주전 멤버에 큰 변동은 없었음.

    결과적으로 잘 마무리 됨과 동시에 게임이 망겜이 되어버려 더 큰 일로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여성 유저 하나 잘못 들이면 클랜이 어떻게 작살이 나는지 잘 알게 해준 고마운 사건이었음.
    R-18의 꼬릿말입니다



    이거 사실 오뎅에 모자이크 한 건데 아무도 안 믿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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