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가 너무 와서 어이가 엄쓰므로 음씀체
아침부터 지붕에 두둑두둑 비가 오기 시작함. (본인 비도 많이 내리는 뉴질랜드에 거주중)
출근하기 위해선 집에서 스쿠터를 타고 25분정도 시티까지 가야됨.
차를 가지고 가면 좋겠지만 시티는 주차비가 하루 30불에.. (한화 2만5천원정도?) 집에 올때 한시간가까이 차가 밀리는 경우도 있음.
그리하여 대안으로 스쿠터는 주차비도 무료인데다가
일터안에 까지 들어가서 세워놔도 누가 뭐라 안하기 때문에 무지 편리함.
그래서 오늘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비옷입고 추위에 떨며 스쿠터를 끌고 출근 시작
한 10분쯤 지났나...?
길 한복판에서 스쿠터가 시동이 푸르르륵
아 뭐야.. 왜 시동이 꺼져 하고 짜증이 솟구쳤지만
도로 옆으로 빼고 시동걸기 위해 시전
(시동음)
(시동음)
(시... 동음)
(시....동....음)
아.. 젠장
배터리가 거의 나가버림..
기름도 만땅이고 오일도 충분히 있는데 비가 오면 이게 무슨이유인지 스파크가 막 누전됨
스파크플러그에 전기를 꽂아줘야되는데 평소에 어디선가 습하면 엔진이 불안정한 기운이 있었음
아 ㅈ댔다 ㅠㅠ
일단 침착하게 아직 출근 늦지 않았어.. 시동을 다시 걸...
긴 쉬12펄.. 배터리 나가서 스타트 모터도
(시.....동.........으ㅡㅡㅡ)
망했네 ..
두 뇌 풀 가 동
오늘 도시락 싸온 가방에 USB충전기가 있다는 사실
게다가 그건 무려 20V라고! 두둥
비는 추적추적 오다말다를 반복하는 상황..
배터리를 점프할 수 있을까?
일단 흔한 드라이버하나 안넣어가지고 다닌 나 자신을 매우 쳐라! .... 아니 책망했다
발 올려두는 자리에 배터리가 있는데 십자 나사 두개가 박혀있었다.
내가 가진 뾰족하고 가느다란 저 십자나사를 돌릴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아버렷!!! 은 훼이크고
아무튼 내가 가진 뭔가... 가 있나 했는데
아.. 작은 열쇠
그렇다 주머니에 자물쇠를 열기위해 있던 작은 열쇠가 있었던 것이다.
조심스럽게 돌리니.. 돌아가는군
자 배터리가 담긴 보관함을 열었다.. 문제는 배터리를 연결해야되는데
오호...
주변을 둘러보니 잔디밭 위에 누군가 버려둔 망가진 이어폰 가닥이....
20볼트를 버티긴 어려울듯 싶었는데..
연결해보기로 했다. ++ --로..
설마 불타거나 하진 않겠지..?
연결했다.
아니나 다를까.. 저 가느다란 케이블이 20V를 견디려니 구리선이 타오르는게 눈에 보일정도
하지만 이내 조용히 연결되었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주면서
잠시 시간을 갖기로 했다.
배터리는 12볼트인데 20볼트를 가져다 대니 충격에 모든 회로가 망가지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충전이 된다고 느껴질 정도로
중간중간 체크해본 결과 시동음은 빨라졌다.
정말 지저분하군요.jpg
출근까진 7시.. 현재시각 7시 이미 늦었다.
일단 근무처에 내 오토바이 뻗었음.. 좀 늦을거 같아.
라고 연락하고
중간중간 계속 체크하면서 시동 확인
빠르긴 빠른데.. 아직도 엔진이 안 돌음.. 내 머리는 돌기직전
아 이거 완전 시동걸리면 맥가이버각인데..
오오옷!!!
드디어 걸렸음!! 오오오오?! 이제 좀 늦었지만 출근 하는건가?!
자 그럼 조금만 더 더!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스파크플러그로 지직 지직 전기를 보내는 저 케이블에
고무 외피가 끊어져서 한 50mm 멀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물기가 들어가서
스파크가 몸체 부분과 케이블 사이 지직지직 하고 있는게 눈에 보였음.
시동걸고 저기 손대면 극락의 쾌감을(?) 맛 볼 수 있음 헿
절대 따라하지 말것.. (뭘?)
자 원래 요렇게 되어야 되는건데 말이지.
집에 돌아와서 나는 저 부분을 영혼까지 끌어올려 실리콘을 발라 마무리 해줌.
원인을 해결한 것 같아서 무지 뿌듯함.
근데 오늘 출근 안해서 200불 이상 날린건 안자랑.
아무튼 뭔가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에 자랑스러웠음. 뿌듯!
일은 못나갔고
그래도 오늘 하루도 보람차게 보냈음
이 나라에선 역시 남자는 뭐라도 할 줄 알아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집에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리를 다 마무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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샀음 -_-
잘가라 중국산 스쿠터야. (뭐 이것도 싼거지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