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주면 고맙고 안 믿어도 어쩔 수 없는...
1. 올때 메로나
대학교 1학년 때였던가?
메로나가 처음 나왔을 때, 그 맛은 이루 형언할 수 없었다.
동아리방에서 놀고 있던 어느날,
강의가 있다며 먼저 일어서는 동기녀석을 향해
"올때 메로나"를 외쳤더랬다.
그날 이후 "올때 메로나"는 나의 시그니쳐 같은 뭐 그런것이 되어 버렸다.
군대에서는 상륙(휴가, 외박, 외출) 나가는 대원들에게
"올때 메로나"를 외쳤더랬다.
어느날, 올때 메로나가 전국적인 유행어가 되어 있었다.
2. 짱구 동생 짱아
전역을 1년 정도 앞둔 어느날...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못말리는 짱구>의 동생 이름을 공모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나는 국어사전을 뒤져 가며 '잠자리의 어린이말'인 "짱아"를 응모했다.
'짱아'는 '짱미', '짱숙이', '짱순이' 등 고만고만한 이름들을 제치고 짱구 동생의 이름이 되었다.
나는 수많은 '짱아'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짱구 전화카드를 받았다.
3. 불타는 금요일
전역 이후 오랜 지방 생활과 잠깐의 외국생활 등을 끝내고
2004년에 강남역 근처에 있는 광고회사에 다니게 됐다.
직장 위치가 위치다보니 아무래도 나의 주활동 무대는 강남역일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불야성인 강남역을 나는 "불타는 강남역"이라고 불렀다.
주5일제가 본격 시행하면서 금요일 저녁이면 늘 칼퇴근과 동시에 불타는 강남역을 향했다.
나의 금요일 불타는 강남역행은 회사가 구로디지털단지로 이전한 후에도 계속됐다.
어느날 우리 본부장이 "너는 금요일마다 칼퇴근 하고 어딜 가냐?"라고 묻기에
"불타는 금요일! 불타는 강남역!"이라 외치고 뛰어나왔다.
그날 이후 불타는 금요일은 우리 회사의 유행어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불타는 금요일이 전국적인 유행어가 되어 있었다.
4. 문맥광고
새로운 광고 플랫폼이 없을까 고민하던 어느날,
일본여행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일본여행에 관해 정보를 나누는 카페였는데, 질문글들이 대부분이었다.
게시물 하단에 질문과 연관이 있는 일본여행 관련 여행사라든가 항공권 같은 광고가 나오면 좋겠다 싶었다.
당장 기획서를 만들고 본부장 결제까지 끝났지만 대표의 반응은 좀 시큰둥했다.
마지못해 부대표에게 기획서를 주면서 "네가 이거 좀 잘 만들어봐"라고 한마디 하고 끝이었다.
부대표는 (바보 같게도) 네이버로 다음으로 기획서를 들고 다니면서 "열심히" 영업을 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네이버를 필두고 "문맥광고"라는게 나오기 시작했다.
5.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
2006년 어느날, 우리 대표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인구직 사이트 이름을 공모했다.
나는 '사람을 중심에 두자'는 의미로 <사람人>이라는 이름을 제출했다.
까맣게 잊고 있던 어느날,
내가 제출했던 이름과 뜻 그대로 구인구직 사이트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