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은 분명 좋은 것이죠
대단한 사람들이 자신을 낮출 땐 그렇게 존경스럽고 멋져보이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런데 저는 한심하니까 저대로 한심해서 낮춘다하면
그건 어떤 얘기가 되는걸까요
우울하고 우울한데 살려면 밝게 살아갈 수 밖에 없어서
어찌저찌 이런 저를 스스로 밖으로 꺼내서 이겨냈습니다
왕따에 대인기피에 우울감으로 학창시절 대부분을 보내던 제가
부모님에게 널 더 이상 키울 자신이 없다고 나가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나아져야겠단 절박함에서 비롯한 행동이였죠
그걸로 다 끝인 줄 알았어요
여전히 부모님을 항상 원망해요 다 늙어서도 아직까지 애 키워야한다는 사명감에 아침 일찍 출근하시고 정년퇴직할 나이이심에도 늦게 결혼한 늦둥이들 키워야해서 일하고 하시는 거 보면 저도 짠해요
그래서 때로는 저녁도 차려놓고 기다리고, 집안일도 항상 제가 다 하고
의젓해야한다는 압박감에 늘 혼자 스스로 도전하지만
남들보다 저는 왜 이리 약한걸까요
쓴소리 한번 들으면 표정관리가 안 돼요
되는 척하려고 웃으며 넘겨보는 거예요
그래도 안 될때가 많아요
차라리 생각없는 멍청이가 더 용감하겠죠
남들에게 스스럼 없이 호의를 내주고, 아직 때묻지 않아서
너가 손해본다고 말해도 더 주려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주변에서 보이면
나는 차라리 그 사람들처럼 되고 싶어요
계산적이고 생각많은 겁쟁이보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두려움이 많아요
제가 힘들 때 네가 왕따를 당할 만 했으니까 당한거다라고 부모님께 들었던 그 날이후로
마음에 비수처럼 꽂힌 말들이 부모님을 너무 가엾게 여길 필요 없다고 세상은 어차피 부모도 핏줄도 혈연도 필요없이 너 혼자 사는 거다라고 마음이 그래요
상처가 컸구나 이해하는 건 저 자신 뿐이니 누가 이해해 줄까요
아직까지 나이 먹고 그런 투정이냐 그걸 아직도 혼자 붙잡고 못 잊냐, 부모님도 힘드신데 불쌍하지 않다니 불효다라는 소리들을 남들에게 안 들으면 다행일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굳게 마음 먹고 혼자 모든 걸 해결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살아왔어요
돈이 없으면 없는대로 용돈 달란 소리 절대 눈치봐서 못하고
힘든데도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든건지
절대 얘기 안하고 혼자 힘들면 말도 안하고 방 안에 틀어박혀 하루종일
먹지도 않고 울다가 다음날 일어나서 다시 제대로 활동하고...
그런 게 반복이었죠 부모님은 여전히 그런 저를 탐탁치 않게 보셨구요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셨을테니까 말이죠
자살기도도 몇번하고 했었는데 다시 살아가보니까 살만하더군요
친구들도 잘 사귀고, 평생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알바도 해보고
밖에선 일체 왕따 당한 사람, 못 꾸미는 사람, 정신병 있는 사람처럼
안 보이려고 그렇게 노력을 했어요
성격 모난 부분 보이는 거 싫어서 선비마냥 이것저것 스스로에게
잣대를 들이밀고
사실 누구보다 노는 걸 좋아하고 맨날 방탕하게 지내고 싶은데
난 사실 저 아이가 싫은데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싫은데 그런 사람은 나쁜사람이잖아 하고 좋은 척 밝은 척
아닌 척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사람들이 저를 밝고 천진난만하게 여길 때는 내가 정말 남들에게 잘 연기했구나 싶어서 스스로 뿌듯함에 잘 버텼습니다
이런 내 과거가 있는 줄 아주 친하다고 여기는 내 절친들도 몰라요
이런 얘기는 남들에게 우울감을 전파시킬 뿐이고, 요즘 세상에 저보다 기구한 사연을 가진 안타까운 분들도 계시니까요
그래서일까 아무리 절친이라도, 저에겐 늘 선이 있는 거 같았어요
힘들어도 털어놓는 걸 일체 잘 안해서 지인들이 털어놔도 좋단 얘길 들어도
부모님이 항상 떠올랐거든요.
처음엔 다들 그래요 털어놔도 좋다고. 하지만 그게 끝없이 이어지고 이어지고 감정 쓰레기통으로 전락될까봐, 내 스스로 자제력을 잃을까봐
언제나 억누르고 있어요 두번 다시 날 받아주던 사람이 날 버리는 모습을 겪고싶지 않았으니까요
이게 사소한 걸로 쌓이고 쌓이니까 나중엔 우스운 꼴이 되더군요
집에 있는 음식 하나 먹을 때도
내가 이렇게 먹을 자격이 있을까 당장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쓰레긴데 먹어서 뭐하려고 이렇게 살까
난 남들이 생각하는만큼 좋은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나쁜 사람이지
근데 왜 살까 나 같은 사람 하나 없으면 착한 사람들이 손해 보거나 상처 받을 일 없을텐데
이런 사소한 일상생활의 일들이 모두 저 스스로를 낮추고 왜 사냐는 물음으로 끝맺는 버릇이 생겼어요
나는 아직 어린데, 어른이 아닌데, 나이는 벌써 어른을 훌쩍 넘었고
행동은 사실 아직 더 방탕하게 지내고 싶은데
상황이 조건이 여건이 따라주질 않고
삐뚤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 거 아닐까 삐뚤어져버릴까
남들도 다 이상한 사람들 많잖아 그런 사람들도 잘만 먹고 잘 살고
돈도 잘 버는데 나라고 그러지 말란 법 있어? 정직하게 올곧게 살아봤자 남들은 몰라줘 내가 정말 대단한 착한사람이 아닌 이상 이런 사소한 배려는 아무도 신경 안 쓴다고
영악하게 못되게 살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 평생 애매하게 착하게 굴었으니까
늘 그런 한심한 고민들을 하다보니 그런걸까요
스스로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어요
운동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 얘기도 하고 밖에 나가 쇼핑을 해도,
잠깐 한 순간 즐거웠을 뿐이지 이내 곧 많은 생각들로 머릿속이 가득 차버리면 그런 자신에게 한심해서 또 자존감 떨어지고
이런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놔야 그만두게 될런지 아니면
정말로 생각을 하지말고 살아야하는건지
이렇게 아무에게 털어놓지 않는 것도 병이더라구요
어차피 참고 꾹꾹 눌러담아 겨우 넣어놔봤자
매번 울고 방 안에서 굶고 물건 집어던져서 한번씩 폭발시켜야 다음 일상생활 하고 그런식이거든요 참아봤자 언젠가 터지더라구요
저 같이 참는 분들이 있다면
참지 말고 어떻게든 풀라고 해드리고 싶어요
남들에게 민폐 끼치지 않는 선에서 뭘해도 좋으니까 푸는 버릇을 들이세요
저 같은 분들이 분명 많겠죠 이 글을 읽고 자신과 비슷하다 여겨도 읽고 지나갈 분들도 있겠죠
나보다는 덜 불행하면서 라며 분노를 느끼고 가는 분들도 있겠죠
스스로를 자학하며 자존감을 낮추는 행동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이러면 안 되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데
잘 알면서도 한다는 게 제일 어리석고 못된 짓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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