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 때부터 주변 어른들에게 생각이 독특하다(혹은 창의적이다)는 말과 영재라고 칭송받으며, 친구들에겐 말 잘하고 재밌고 똑똑하다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살며 공부도 노력하였건만 성적은 오르지 않고 주변의 칭찬도 줄어들었습니다. 어느샌가 높이 치솟아 있었던 저의 위치는 평범하게 내려가 있었고 저는 그 상태로 안절 부절 못하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그러면서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지고 인간관계도 점점 힘들어지고 공부도 안잡히기 시작했습니다. 늘 반에서 중간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도 무서워졌습니다.
저는 어쩌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자퇴를 하고 1년간 알바를 하며 여러 지역과 나라를 돌아다녔으나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 시간동안 저는 내가 역사를 좋아한다는 것, 글 읽기와 쓰기를 좋아한다는 것, 혼자 있으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여러가지 조언과 고민을 통해 내가 그래도 좋아하는 역사를 쫓아 역사선생님을 꿈으로 잡았습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다시 펜을 잡고 공부만 위해 달렸습니다. 주변에서 그만하라고 말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공부에 전념했습니다. 9월에 조금 떨어졌지만 성적은 점점 올라갔습니다. 올해 10월 모의고사는 2등급 2개 1등급 2개가 나왔고 이대로라면 좋은 성적에 좋은 학교를 가서 나의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이룰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성적이 수능성적이였다면 인서울 중간은 갈 수 있었죠.
수능날 수험장을 들어갈때까지 여기까지 오기 위해 많이 노력을 했고 나는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겠구나, 지금까지 도시락을 싸주신 어머니, 돈을 지원해주신 아버지, 항상 격려를 해주셨던 선생님들... 많은 분들과 그분들의 많은 격려와 사랑에 감사했고 그에 따른 보답을 드리고 싶다고 다짐했습니다. 문제는 만족하게 풀었다고 생각했는데, 성적이 엄청 떨어졌습니다. 점수 총합 300점 만점에 218점... 부산 취업 마지노선이라 불리는 대학들의 중간정도의 과에 지원이 가능한 정도입니다...
지방국립대조차 간당간당할 점수가 나왔습니다. 53243 (한국사 제외). 이번 성적이 불수능이였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떨어지니 할말이 없었습니다. 특히 사탐에 대해서 큰 멘붕에 빠졌습니다. 항상 사탐은 12, 21은 나왔거든요.
지금 저는 온갖 고뇌에 빠져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공부를 했고, 무엇을 위해 자퇴를 했으며, 무엇을 위해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는가...거기다 내년이면 21살, 첫 수능이였지만 재수한 격인데 군대는 언제갈까, 공무원을 준비해야할까? 해외로 도피식 취업을 해야하나? 이런 수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저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공부를 했고,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요? 늘 최고라고 생각했던 저는 사실 최고가 아니였던 걸까요? 아니면 재수를 할까요? 엄마가 철학관가서 물어봤는데 2018년은 학업운이 없고, 2019년이면 뜬다고 했고, 저도 뒤숭생숭해서 친구랑 서면에 가서 한번 해봤는데 2018년은 조금 안좋을거라고 하더군요. 내년이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구요... 재수할까요?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