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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듣거나 본 내용을 한 번에 기억하는 것을 <완전기억능력>이라고 합니다. 아마 수험생이나 공무원 준비하시는 분들은 너무나도 가지고 싶은 능력일 것입니다. 이 능력이 존재한다,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가 분분하지만 가끔 역사 속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면 어쩌면 존재하지도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유몽인이 지은 민담집인 <어우야담>에서는 이런 무시무시한 기억 능력을 지닌 두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1. 한음 이덕형의 일화
이덕형은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 이여송을 접대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하지만 이덕형은 단순히 접대 임무만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접대도 하면서 이여송을 통해 명나라의 군사정보를 캐내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이여송의 측근에게 사전에 뇌물을 뿌려두는 주도면밀함도 보였습니다.
어느 날 이덕형이 명나라 사령부를 방문하자, 이여송의 측근은 수백 개의 한자로 된 비밀서류를 잠깐 보여준 뒤에 얼른 빼앗았습니다. 이여송의 측근은 대강의 분위기만 파악하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덕형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명나라 진영에서 돌아온 이덕형은 머릿속에 스캔된 수백 개의 글자를 그대로 써서 선조 임금에게 제출했습니다. 나중에 조선 측이 또 다른 루트를 통해 그 문서를 확보해보니 이덕형의 보고서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2. 김계휘의 일화
조선시대 예학의 대가로서 송시열과 최명길 등을 제자로 둔 김장생의 아버지인 김계휘는 매우 명석한 청년 관료로서 이름을 날렸습니다. 그런 그가 관찰사에 재직하고 있었던 때였습니다. 오늘날의 도지사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관찰사는 일반 행정사무뿐만 아니라 재판사무까지 처리했습니다. 그러기에 매일 관찰사의 책상에는 소송서류들이나 행정서류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관찰사들은 매일 이런 업무에 시달리며 살았습니다(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고, 관동별곡, 사미인곡 등의 지은이이자 희대의 냉혹한 정치꾼인 정철은 그냥 노는 패기를 보여줬습니다. 덧붙여 대표적인 입만 산 탐관오리였습니다.).
하지만 김계휘가 소송사건을 파악하는 방식은 아주 독특했습니다. 수십 명의 아전(하급 관료)들에게 수천 장의 서류를 동시에 낭독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진행된 수십 명의 낭독이 끝나면, 김계휘는 자신이 들은 것을 서류에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수많은 소송사건들을 짧은 시간 내에 얼마나 잘 요약하는지 사람들이 다들 감탄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따금씩 그는 아전들의 낭독이 끝나자마자 "백성 아무개가 이중으로 소송을 제기했으니, 그 자를 처벌하라"고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아전들도 찾아내지 못한 이중 소송을 단번에 찾아냈던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컴퓨터 없이는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김계휘는 아무 어려움 없이 척척 해내곤 했습니다.
인간 컴퓨터 수준의 능력을 지닌 김계휘는 떳떳하지 못한 목적을 위해서도 자신의 능력을 이따금 활용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시장 상인을 불러 "특이한 책들을 읽고 싶다"며 "그런 책들이 있으면 사고 싶다"고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상인은 서점가에 가서 특이한 서적들을 대량으로 구한 뒤, 많은 사람들을 동원해서 여러 대의 수레에 실어 김계휘에게 갖다 주었습니다.
다음 날, 김계휘는 상인을 도로 불러 "책이 너무 비싸서 살 수 없으니 도로 가져가라"며 책들을 되돌려주었습니다. 실은, 밤새 속독으로 다 읽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책들을 읽은 뒤에 주변 사람들에게 그 내용을 상세히 설명해주었기 때문에, 그의 점잖지 못한 수법이 세상에 공개된 것입니다.
※ 출처 : 오마이뉴스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739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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