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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독자님들. 저번주는 코엑스 참가로 많이 바빴습니다.
3일을 돌아다녔더니 허리가 아프네요..ㅋㅋ
독자님 중에도 코엑스를 다녀가신 분이 있으실까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럼 이번 한주도 잘 보내세요^^
----------------------------------------------------------------
전사로 각성한 창희...
사무실로 내려와 조용히 다시 업무를 시작했음.
아우라가 범상치 않았기에 본인도 조심스레 눈치를 봐야 했음. ㅋㅋㅋ
그렇게 점심시간이 되고 창희와 본인은 둘이 밥을 먹으러 갔음.
어쩌다보니 포청천은 렌야, 이과장, 이모텝, 헬보이와 식사를 하게 되었고,
그외 나머지 대리 이하급들.
그리고 나 & 창희.
식사 그룹이 3그룹으로 나뉘었음. ㅋㅋㅋ 그리고 식사후에 커피를 마실 때면
대리이하 급들은 자연스레 우리 자리와 합석해서 함께 커피를 마셨음.
그럴 때면 앙드레는 그룹을 이탈하여 포청천 페밀리를 찾아 나섰음.
거기 형자리 없다고 ㅡㅡ; 미련스럽네...
창희와 밥을 먹는데 창희의 폰으로 전화가 왔음.
D사 지킬박사.
지킬박사: 창희 대리님- 안녕하세요~ 식사는 하셨는지요~?
창희: 네. 안녕하세요! 어쩐 일이세요?
지킬박사: 혹시 내일 나와 주실 수 있으세요? RBD쪽에 마킹패턴을 좀 실험적으로 바꿔볼까 싶은데
혼자 하려니 좀...불안하네요;; 철중 과장님도 같이 보실텐데..!
창희: 아. 그럼..
나: .......
창희: .........
나: ??
창희: ....아! 지킬박사님! 제가 품의서 쓰고..! 팀장님 승인후에 가도록 하겠습니다!!
나: 올!?
지킬박사: ...? 네. 알겠습니다. 내일 10시까지만 와주시면 될거 같아요.
창희: 넵!
.................................
나: 오....
창희: (부들..부들..) 음..일단 생각을 해둔건 있는데..후우...과연 먹힐까..?
나: 좀...너무 성급한거 아닌가? 원래 파이터 타입이면 모르겠는데. 순둥이가 갑자기 돌변하면 부작용이 큰데??
창희: 아니..이건 내 자존심 문제야.. 솔직히 맞지!! 품의서가 왜있고 결제 시스템이 왜있냐고?
그런거 저런거 다 양보했는데. 사람을 가려가면서 차별을 해!?
나: ............내가 실수했구만...
둘이서 쑥덕쑥덕~~~~~
***
점심시간 후...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식사후에는 반드시 포청천은 미팅을 했음.
회의실에는 포청천, 렌야, 헬보이... 앙드레는 끼고 싶지만 ㅋㅋㅋ 헬보이가 있어서 접근 불가.
처음부터 시도를 안해본건 아니었음. 렌야 수석이 서열이 더 높으니까 앙드레는 슬쩍 그쪽 그룹에
엉겨 붙는 시도를 했었음.
헬보이가 꺼지라고 한거지, 그 위에있는 렌야 수석은 혹시 모르는 거니까..
만약 렌야 수석이 '묵인'만 해준다면 앞으로 앙드레가 같이 껴 있어도 헬보이는 감히 대놓고
앙드레를 까진 못할테니..
앙드레의 계산이 훤히 보였음.
그러나 그의 계획은 여지없이 실패였음.
자연스레 미팅룸에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 있는데 렌야 수석이 말했음.
렌야: 응? 앙대리. 왜 여기 앉아있나?
앙드레: 네..?
렌야: 지금 점심시간 끝나고 일과시간 아닌가.
앙드레: 그렇죠..
렌야: 뭐해 그럼. 가서 일해.
앙드레: 네;;;;
헬보이: 풉!! ㅋㅋㅋㅋㅋㅋㅋ
ㅌㅌㅌㅌㅌㅌㅌㅌㅌ 파닥 파닥 파닥;;;
어우...박쥐가 날아 오르네....
얌마 ㅋㅋㅋ 렌야는 '천룡인'이야 임마!!! ㅋㅋ 헬보이도 한수 접어 준다고 ㅋㅋㅋ
아예 숨쉬는 공기가 너희랑 다르다고오 ㅋㅋㅋㅋ
어쨌든 그들 3인방의 미팅은 2시 반이 되어서야 끝이났음. 드디어 자기 자리에 앉은 렌야 팀장..
마음의 준비를 한 창희는 조용히 품의서를 올렸음.
그리고 렌야에게 다가갔음.
창희: 저..팀장님.
렌야: 어? 왜?
창희: 제가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요..
렌야: 뭘?
창희: 품의서 자체만으로 이미 출장의 '허가'가 된거라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매번 출장마다 굳이 구두로 다시 허락을 받는건
상식적이지 않은것 같습니다.
렌야: 뭣이라!? 지금 팀장한테 반박 하는건가?
창희: 그런건 아니구요. 잘 생각해 봐달라는 겁니다. '구두'허락을 받을거면 뭐하러 돈들여서 '전자 결재 시스템'을 도입 했겠습니까?
렌야: ...........
창희: 회사 업무를...서로 편하게...불필요한 과정을 없애기 위해 도입된거 아니겠습니까?
렌야: 아아~~'불필요'하다!? 지금 당신이 불필요 하다는 그 개념이 무엇을 지칭하는지 한번 알아맞춰 볼래?
창희: '시간' 입...
렌야: '예의'야. 이 사람아!! 지금 당신은 팀장한테 지킬 예의가 불필요 하다고 말한거라고.
창희: 아닙니다. 저는 효율적인 ...
렌야: 그만. 나이도 그정도 먹었으면 더 말해봤자 당신한테 좋을게 없는거 알지?
창희: 내일 출장 가야 합니다.
렌야: 안돼!
나: .......
창희: (사정없이 말려 올라가는 입꼬리를 겨우겨우 추스르며...) 가야... 합니다...
렌야: 이 사람이!? 진짜 큰소리 한번 나야겠어??
창희: ...........
조용히 자리로 돌아오는 창희는 부들부들 떨고있었음.
거칠어진 호흡....그리고 본인을 바라보는 기대어린 눈빛....
[나..나 잘했지!?]
[흠...뭔가 시나리오가 부족한데....;; 뭐 어쨌든 첫 홀로서기 니까...]
도저히 흥분한 창희를 그냥 둘 순 없었기에...
나: 창희씨...가자..커피한잔 해...
이모텝: ....대리님..
나: ?
이모텝: 모쪼록..너무 섭섭해 하지 말라고 해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지도 않지만 ㅋㅋㅋ 그래도 이모텝. 그 한마디로 당신은 나한테 점수 1000점을 받은거다.
어쨌든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보인건 본인에겐 좋은 점수를 받기 충분했음.
언제 기회되면 따로 불러 '대화'를 한번 해볼만 하겠구나.
***
옥상.
창희: 푸히히히힛!!! 아오 뭔가 생각대로 되는 기분이야 ㅋㅋㅋㅋ
나: ......ㅋㅋ
창희: 순간 마지막에 죄송합니다 나올뻔 했어요..;; OO씨가 말 안해줬으면 나왔을거야...
나: 응. 그게 핵심이거든. 죄송합니다 하고 와버리면...렌야도 돌아서서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꺼야.
그러면 재수 없으면 찾아와서...그래...출장 가. 다음부턴 반항 하지마? 해버린 다니까?
창희: 그렇구나..막상 일을 벌려보니...그 의미가 확- 다가와요.
창희는 얼굴이 벌겋게 헬보이마냥 달아올라 있었음.
나: 처음 해보는 일탈 이구만? ㅋㅋ 근데 적당히 해. 외줄타기는 한번 삐끗하면 바로 '불구' 되는거야.
이 참에 맛만 본거고. 다음부턴 하지말아. 아직은 내공을 더 쌓아야해.
창희: 후후..;; 솔직히..혼자 하라면...못할거 같아요. OO씨가 있어줘서..더 미친O이 있어서 가능했어...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죽.고.싶냐? ㅋㅋㅋㅋ
창희: 내일 결과를 기대해 봐야겠지만..조금은 알거 같아요. 어제 짓밟힌 내 자존감이...살아난거 같아...ㅋ
나: 애초에 그런거에 흔들리지 않는게 '자존감' 높은거에요 창희씨. 당신은 한번 밟히면 혼자서 못 일어날것 같더라고.
무슨 부잣집 도련님 마냥 ㅋㅋㅋ 그걸 알아야 되. 당신을 밟는 놈들도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참교육 할 수 있다는거.
그다지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라는걸.
창희: .....응...그랬을거 같아..알겠어요.
나: 자 그럼 다시 정신 챙기고. 우린 할 일만 합시다. 결과는 내일 알아서 되겠지. ㅋㅋ
솔직히 걱정됬음...생각보다 렌야가 마음 여리고 착하면 어떡하지!?
중간에 와서 창희를 위로해주고...'허락'해주면 어떡하지!?!?
퇴근 때 까지 본인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음.
그날은 일이 손에잘 잡히지 않은 날이었음.
다행스럽게도...렌야는 퇴근 전까지 내내 인상을 쓰고 있었고..
퇴근 시간이 땡-! 왔을때 비로소 안심 할 수 있었음.
아아..당신이 그릇이 크지 않아서 너무나 다행이야-!!!! 고작 대리 나부랭이가 죄송하다 말 안해준게
그다지도 괘씸하게 느껴지다니...!! 고마워 정말..
그런데 왠지 참교육을 하기엔..상황이 참 애매하다는게 걸렸음..
팀장을 골탕 먹일 순 있지만...창희의 전투력이 렌야를 능가할 수 있나?
***
다음날. 무슨 선물 포장지 뜯는 기분으로 회사에 출근했음.
창희도 긴장했는지 일찍 출근..ㅋㅋ 밤새 흥분에 잠을 설쳤나!?
그렇게 일과의 시작. 9시 반 정도 되자 창희의 핸드폰으로 지킬박사의 전화가 걸려왔음.
지킬박사: 대리님. 혹시 회사 근처쯤 오셨을까요?
창희: 아뇨..;
지킬박사: 네? 차가 많이 막히나보죠? 시간을 좀 뒤로 미룰까요?
창희: 죄송합니다..; 제가 출장 품의를 올렸는데...팀장님께서 출장을 못가게 하셔서요;;
지킬박사: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창희: 새로오신 팀장님이...;; 체계를 좀 바꾸셨어요. 팀장의 '구두'허락 없이는 출장을 못가도록요..;;
지킬박사: (하이드 변신) 아니-!! 고객이 와달라고 하는데 그게 말이 되는..!!
[그래...이쪽 시나리오가 약해...]
창희: 죄송합니다. 어제 허락을 받으려고 했는데. 안된다고 하셨어요;; 제가 어쩌겠어요;; 팀장이 못가게 하는데..
지킬박사: 말이 되냐고요!!! 그럼 미리 말씀이라도 주시던가!!! 저는 그럼 어쩌라구요? 철중 과장님께 뭐라고 말씀드려요!!!
창희: 죄송하게 됬습니다..;; 저도 허락을 끝까지 안해주실 줄은 몰랐어요..고객이 와달라고 하는건데..저러실 줄은..
지킬박사: 하아 ㅡㅡ; 그 새로오신 팀장님 연락처좀 알 수 있을까요? 우리랑 무슨 원수를 졌다고-
창희: 넵.
분명 엿을 먹이긴 했는데.....
***
그렇게 10시 반 정도 되었을때 렌야 수석이 잔뜩 화난 얼굴로 찾아왔음.
렌야: 창희 대리. 나 좀 봐.
창희: 네.
회의실로 둘이 들어갔는데 저돌적인 렌야 팀장과 평화주의자에서 전사로 각성한 창희가
왔다갔다 딜을 주고 받는게 보였음. 근데 딱 봐도 창희에게 형세가 좋지않은 그런 기분..
흠...각성하긴 했지만 원래 도둑질도 해본 사람이 잘 한다고..창희는 아직 내공이 많이 부족했음.
나: 하는 수 없구만~!
회의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니 두 사람이 !? 하는 표정으로 본인을 바라봤음.
아무말 없이 그냥 의자하나 빼고 앉았음.
나: 계속 해보세요~
렌야: OO대리. 지금 창희 대리랑 얘기 중인데?
나: 아니까. 계속 해보시라구요. 대충 분위기상 아는 내용같은데 '팀'의 체계 관련해서 저도 좀 듣고 판단할게 있을거 같거든요.
렌야: 으음...;
나: 아니면 이모텝 과장도 들어오라고 할까요?
렌야: 아니..그럼 OO대리도 들어요 그냥..
창희: 그러니까. 팀장님이 허락을 안해주셨으니 안갔다니까요?
렌야: 고객이 그런 요청을 했다는 얘긴 나한테 안했잖아.
창희: 말씀 드리기도 전에 다 잘라내셨죠.
렌야: 그건 창희 대리 재량인거지. 그렇다고 그 중요한 얘길 안 할 만큼 창희 대리는 정신 머리가 없는건가!?
창희: .........
렌야: 지금 당장 출발해요.
창희: ......;;
[실패]
그래..분명 렌야는 D사에 욕을 먹긴 했음. 그러나 결국 이 상황을 다루고 처리하는건 '창희' 본인.
렌야가 고객사에 밀리고나면 결국 출장가서 해결하는 사람은 창희였음.
창희 역시 죄가 없지 않음. 고객 입장에서는 그들이 믿고 신뢰하던 엔지니어는 창희 아닌가.
창희의 우유부단함, 판단 미스로 업무가 지연이 된 부분도 있을 수 있는거임.
고객 입장에서는 어째서 창희는 더 적극적으로 팀장에게 상황을 설명하지 않았는가 생각 할 수 밖에 없음.
이건 렌야를 골탕 먹인게 아니라, 그냥 같이 똥을 덮어쓴 모양세였음.
[내가 정리를 해줘야겠다. 내가 자극했으니까...]
나: 저도 대충 어제 상황 봐서 압니다만. 제 일이 아니니 참견 안하려 했습니다. 근데 수석님.
제 생각엔 창희 대리 말이 하나도 틀린게 없던데요?
렌야: 어떤게?
나: 맞잖아요. 매번 우리가 출장 갈 때 마다 팀장님 한테 구두 허락을 받아야 된다구요?
렌야: 그게 맞는거에요.
나: 제가 얼마전에 말씀드렸죠? 인도에서 손으로 밥 퍼먹었다고 한국에서도 막 퍼먹어도 되는거 아니라고-
렌야: 아니 이건..
나: 우리 같은 좋소는. 팀장보단 고객이 더 쎄요. 저도 회사 4년 가까이 다니면서 해외 출장 아닌 다음에는
팀장한테 일일이 보고하고 출장 다닌적 없다구요. 그런거 없어도 잘만 돌아갔고요.
렌야: 그건 체계가 없었기 때문에 그런거죠.
나: 그럼 좋은 체계를 좀 잡으시던가. 왜 회사 몸에 맞지도 않을 옷을 자꾸 껴입히시냐구요. 고객이 오라고 명령하는데
팀장님의 '허락'이 의미가 있습니까? 고객보다 쎄요? ㅋㅋㅋ 그럼 제가 인정.
렌야: .......
나: 지금 고객한테 전화해서. 창희씨 안보내겠다고 하세요. 고객사도 찍어 누르실 정도로 의지가 확고 하시면 저도 인정하겠습니다 ㅋㅋ
렌야: 하아.......;;
나: 아 그래서 하실꺼에요 말꺼에요!?
렌야: 이거였나? 고작 내가 요청하는 이거 하나 따를 수 없어서 이런 자리를 만든거냐구요.
나: 언제는 앞장서서 이끌어 주신것 처럼 말씀하시네 ㅋㅋ 지금 창희 대리나 제 앞에 일선으로 나서서 지휘하는 지휘관 없어진지가 언젠데 ㅋ
렌야: 뭐요...?
나: 우리 회사에서. 저나 창희대리 움직이고 싶으시면 '기본 요건'이 있습니다. 그게 뭐냐? 우리보다 일을 많이 할 것.
창희: ....(올....)
나: 참고로 그게 가능했던 분은 과거 호카게 팀장 밖에 없었습니다? ㅋㅋ
렌야: ..........
나: 불만 있으시면 햄릿 이사 불러와요. ㅋ 그거 말고 방법 없으실테니~
렌야: 와...내가 십수년을 회사생활 하면서 이런...!! 기다려요.
***
피곤한 얼굴로 들어온 햄릿.
렌야: 이사님. 지금 여기 두 대리가..
나: 이사님. 우리 출장 품의서요.
햄릿: ....?
나: 지금 렌야 팀장이 출장 품의서 결재 외에. 반드시 직접 찾아와서 '구두'로 출장 허락을 받으라고 하는데.
되게 느낌이 뭐라고 해야하나? 구시대의 유물을 들고와서 무조건 따르라고 하는 느낌이거든요?
햄릿: ..........
렌야: 이사님. 제가 요구하는게 무리한겁니까? 보통 회사라면 다 있는 일 아닙니까?
햄릿: 렌야 수석말도 틀리진 않는거 같은데..? 그게 너희 대리들 한테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나: '허락'이란 개념이 맘에 안듭니다. 출장을 가고 싶어 가는 프로그래머가 있습니까?
고객이 오라고 시키니까 마지못해 일하러 가는거죠. 안그래요?
햄릿: 그렇..지?
나: 안그래도 명령 받고 기분 ㅈ 같은데. 회사 위해서 출장 갈랬더니
업무는 1도 이해 안해주는 팀장이 자기한테 또 '허락'을 받아야 출장을 보내 주겠다? ㅋㅋㅋ 아주 ㅈ 같지 않아요?
햄릿: 야야...여기 다 상급자들 있는 자린데...언어 표현을 좀...
나: 애둘러 말해 뭐합니까? 이 정도 표현에 마음에 상처입고 집에가서 일기장에 써두는 나이는 아니잖아요 우리가?ㅋㅋㅋ
햄릿: OO 대리 말도 일리는 있어. 당하는 입장에선 기분 나쁠수가 있을거 같애 렌야 수석.
렌야: 아니..이사님;; 전에 회사에서는...
나: 수석님. 전에 회사가 그렇게 좋으셨으면 다시 돌아 가세요. 왜 여기와서 전에 회사 얘길 자꾸 하십니까?
저희더러 예전 팀장 시절 얘기 한다고 소리 뻐럭! 지르셨던거 같은데.
햄릿: OO야.....
나: 수석님. 까놓고 말해서. 수석님 마음도 이해하고. 하고자 하는 취지에.. 긍적적인 부분도 없지않다 생각합니다.
맞아요. 그냥 저희가 양보하고. 까짓거 '팀장님~ 저희 다녀 올께요^^' 정도 바라시는거 아닙니까? 거기 대고 수석님이 니들 가지마-!!
하시지 않으실거 저도 다 압니다. 서로 웃을 수 있는 정말 사소한 절차 인거죠. 당연하기도 하구요.
렌야: 음...
나: 네. 지금 우리는 말만 서로 빙빙 돌리고 괜한 '명분' 때문에 아주 사소한 '감정' 숨기고 이래저래 변명만 주고 받고 있죠.
이래 가지고는 대화가 안됩니다. 그래서 좀 오픈을 했으면 하네요. 수석님. 저희 한테 뭐 대단한거 바라고 이러시는거 아니잖아요?
그냥 아랫 사람으로서 수석님께 작은 '양보' 혹은 작은 '인사' 정도 바라는 거잖아요?
렌야: ......음...뭐...그렇지..뭐 대단한걸 요구하는건 아니지...;;
나: 저희도 마찬가지 입니다. 수석님께서 저희랑 같이 D사 일을 해보셨다면 아마 이해 하실거에요. 출장 나가는 저희가 어떤지.
아랫 사람인 저희가 양보해서.. 수석님 저희 다녀오겠습니다! 하는것도 멋진 그림이죠. 근데 반대로 수석님도 저희가 말 없이 다녀왔을 때
니들 가서 고생 많았어^^ 하고 웃어 보이실 수 있는겁니다. 안그래요? 결국 서로가 '기싸움' 안하면 언젠간 자연스럽게 다녀오겠습니다~ 하게 되는거고
너희들 다녀왔니~ 소리 나오게 되는거죠.
렌야: 그렇군....
나: 저희는 '기싸움' 같은거 '텃새' 같은거 부리는게 아닙니다. 수석님께 먼저 양보하겠습니다.
자 선택해 주세요. '구두'허락. 그렇게 원하시면 그 선택지 따르겠습니다. 아니면 그런거 없이도
저희를 '이해' 해 주시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어떤걸 저희가 따라 드리면 됩니까?
[자..어떤 방향을 선택 해도!! 우리가 '따라주는' 트릭을 걸었다.!! 과연 구두 허락...이 분위기에 밀어 붙일 수 있어!?]
렌야: 아;;아니;; 그...알았어요..팀장인 내가 이해를 해야지...
나: ^^
햄릿: 하아...그럼 이제 정리 된거야...? 나 간다?
나: 아이고..오셔서 고생 하셨습니다.^^
렌야: ......;;;
나: 수석님. 감사합니다?
렌야: 네..크흠...그럼..각자 일 봅시다..(어째 완전히 말린 느낌이....)
***
그렇게 옥상의 흡연장.
창희: 와아...OO씨. 오늘 보니까...완전 분위기를 쥐고 흔들더라...아주 상대방을 땅에 처박았다가 끌어올렸다가 꼭 안아주는듯 하다가도
다시 패대기를...그냥 밀당이 자유로운 경지네..
나: 말 주변 없는 사람들은 쫌 듣기에 '쎈' 단어가 난무하면 그냥 말려들어.......외줄타기지 ㅋㅋㅋ
창희: 나는 어제만 해도..나도 전사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오늘 보니..아닌거 같아..
그건 누구나가 될 수 있는게 아니야...OO씨만 가능한 부분 같아..나는...나만의 대처법을 연구해야 될거 같애.
나: 음...그래요. 각자만의 소화 방법이 있는거지.. 방법은 다르지만 확실한건 만만해 보이면 안된다는 거야.
창희: 네. 그저 멍하니 일만 하는 상황은 아닌거 같아요.
..................
...............
..........
남자의 세계는 시간이 약이라고 할까. 잠깐의 시간만에 요 몇일 어색했던
일들이 거짓말 처럼 잊혀져 갔음. 세상은 그렇게 우리한테 관심이 없다니깐-! 대리 이하급들이 우르르 산만하게
몰려 다녔다면 절대 이런 '정리'가 불가능 했을 것이라 확신했음.
렌야: OO 대리.
나: 넵.
렌야: 저번에 그 상해 프로젝트 말이에요..
나: 네. 혹시 궁금하신거 있으십니까?
렌야: 그게..원래는 I/O 보드쪽 교체 관련한 코드 적용 이잖아요?
나: 네. 그랬던 듯요?
렌야: 근데 이번에 새로 요청 사항이 또 있어요. 그 뭐라더라..홀 뭐라던데..그게 잘 안된다고..
나: 아~ 홀 패스요?
렌야: 맞아요 그거..
나: 어딨는지 알려드려요?
렌야: 아..아니;; 코드 봤어요 나도.
[음. 정신좀 차렸군?]
나: 흠..
렌야: 컨셉이..좀 이상해서..정확히 뭘 하려고 하는건지 이해가 잘 안되네요.
나: 아~ 알겠습니다. 확실히 상식적이진 않을지두요? ㅋㅋㅋ 저도 처음 저게 업데이트 됬을때 잉!? 했었거든요.
......................
.................
나: 그래서 TH 파라메터가 2개가 된거에요. ㅎㅎㅎ 완전 비효율 적이지 않아요!? ㅋㅋ
렌야: 흐흠...;;;;
원형률(Circularity) 방식을 말 해줄까 싶었지만...사실 이건 회사에는 없는 알고리즘이란 말이지..(우린 유료 비전라이브러리 안쓰니까)
공부하다가 알게 되서 나만 꽁쳐둔 파트인데..왠지 여기다 풀어주긴 아깝단 말이야...호카게 한테도 안준건데..
나: TH 파라미터를 늘려 봤자 의미가 없을거 같아요. 왜 그런지 이유는 아시죠?
렌야: ;;;;;
나: .....?
렌야: 설명을 좀 해 주면...;;
[아저씨...영상처리 팀에 계셨던거 맞아여...?]
나: 카메라를 아무리 잘 세팅하더라도. 설비 환경, 제품 상태에 따라서 모든 화면의 픽셀 밝기가 같을수는 없는거죠.
제품에 발생하는 '홀'의 경우도 마찬가지. 고작 2개의 TH 값으로 모든 경우의 픽셀을 만족할 순 없다는 거죠.
렌야: 음..뭔지 알겠군...흠..!!
나: 이걸 어떤 ㅂ.ㅅ이 개발했나 알아봤더니...제가 사원때 이 회사 짬밥 4년차 과장 한마리가 살았는데..'링컨'이라고요.
걔가 이걸 적용했다 하더라구요.
렌야: ......
나: 걔는 그냥 인간 자체가 버그 였어요. 소변 누거나 이 닦는 텍타임도 느렸고;;
위장은 소 한테 상속 받았는지 밥만 좀 빨리 처.먹으면 되새김질을 해가지고 약국에서 디버깅해야 했죠..
렌야: 어..어흠;; OO대리...
나: 아무튼 결론은 ㅋㅋㅋ 링컨이 짠 코드는 그냥 지우고 새로 짜는게 낫다는 겁니다. 호카게 전 팀장은 코드를 좀 유지하려는 '예토' 성향이
강해서 Th 파라미터를 추가한거죠. 걍 안될껄 멱살 잡고 끌고 가 보겠다고 ㅋㅋㅋㅋ 수석님. 굳이 링컨의 베이스를 존중 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겁니다.
렌야: 그렇지만..픽셀을 110 값으로 덮어씌워 검사에서 제외 되도록 만든 자체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보이는데?
나: 뭐..틀린 방법은 아니죠. 하나 아쉬운건 픽셀 1개 1개..한땀 한땀 밝기 비교를 해서 채워넣는 이 방식이 문제인거죠.
여기서 '목적을 벗어나는 변수'가 생기니 까요.
렌야: ....음......
컨셉 설명이랑 기존 코드, 기존 개발자의 의도는 말해줬으니. 내가 굳이 '솔루션'을 줄 필욘 없지?
나는 대리. 너는 수석.
우리 사기치진 말자. 인생이 하스스톤은 아니잖아?
나: 어쨌든..해결 방안은 다양 할 거 같으니..수석님께서 고민해 보실 문제 같습니다. 저는 이만..
렌야: 그..그래요...고마워요..
뭔데 그 아쉬운 표정..;; 설마 진짜 '정답'까지 원했던 거야!? 내 장비도 아니었는데!?!? 사기 치지 말라고!
잠시후 대 회의가 벌어짐. 회사 회의실에서 포청천, 렌야, 이과장, 이모텝이 모여
열심히 이 문제에 대해 토론을 했음. 사기 치지 말라고오! 이게 그렇게 다 모여서 회의실에서
각잡을 일이냐고. 차라리 저 앞에 커피숍가서 커피한잔 하며 얘기하는게 더 모양이 살겠다-!!
그런데 헬보이는?? 헬보이는 그곳에 함께하지 않고 자기 자리에서 일하고 있었음.
하긴...이상하게 렌야는 헬보이에겐 엄해보였음. 이과장이랑 이모텝한테는 무척이나 친절한데
왜 헬보이 한테만??? 찌발렸던 경험이 있는걸까..? 그래..헬보이가 렌야 수석을 어려워 하긴 했지만..
그 눈빛에는 묘하게 내려다 보는 기분을 느꼈음.
대충 계산기 두드려보니 형세가 보이는구만!
싸움에서는 렌야가 이기는데, '실력'에서는 헬보이가 우세인게 분명하다..
그들은 서로를 견제하고 있다. 좋은 일이야.
포청천의 군단은 다 같이 뭉쳐도 모자를 판에 서로를 견제하고있음.
이들은 그저 약자들이 나이와 짬밥만 먹고 함께 뭉쳐있는 허장성세일뿐.
전혀 두려울게 없는 자들이라는걸 알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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