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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실력이 허접해서 음슴체 ㄱㄱ
평일에는 일하느라 시간이 애매해서 못가는데 주말이면 꼭 가게되는 카페가 있음
집에서 버스타고 10분? 정도 가는 카페인데 처음에는 거기가 가격도 저렴하고
또 내가 베이글을 진짜 좋아해서 나름 유명하다는 베이글 전문점이랑 고가의 카페도
찾아가는데 여기는 가격대비 베이글+크림치즈가 진짜 맛있어서 종종 가게된 곳이였음.
그렇게 계속 가다가 두달정도 지방출장이랑 친구 결혼식 등등 일정이 바빠져서 못가게 되다가
오랜만에 들렸는데 알바생이 바뀌어있었음
그 전에는 약간 키크고 훈훈한 남자였는데 바뀐 알바생은 숏컷에 하얀색 피부에 살짝 고양이상?
가장 닮은 연예인 말하자면 브아걸의 가인을 닮은 알바생이였음.
사실 내가 숏컷 한 여자를 너무 좋아해서 사람들이 종종 이상형이 뭐냐고 물어보면 고민도 안하고
‘난 일단 기본적으로 숏컷을 해야됨 ㅇㅇ’ 이라고 말할 정도여서 이 알바생 보자마자 눈이 띠용하고
심장박동 속도가 살짝 빨라짐을 느낄 수 있었음
하지만 뭐…. 그렇다고 내가 “그쪽이 이상형이에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성격도 못되고 외모도 안타깝지만
훈훈함과는 상당한 떨어진 거리의 외모를 갖고 있어서 그냥 주문할때만 베이글+크림치즈랑 아메리카노주세요
라는 말만 주구장창 2달정도 하고다녔음(무슨 로봇도 아니고..)
암튼 그렇게 말도 잘 안하고 커피나오고 나서도 알바생이 있는 일층에 앉지 않고 대부분 2층으로 갔기 때문에
난 이 가인알바생이 내 얼굴을 모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또 가니까 나한테 먼저 ” 오늘도 베이글이랑 아메리카노 맞으시죠?”
라고 하는거임. 내가 깜짝놀라서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까 자기가 주말알바만 하는데 거의 내가 첫손님이라고 하는거임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 … 내가 항상 거기를 가는 시간이 오전 10시쯤? 이었음 근데 거기가 대학교 바로 앞에 있는 카페다 보니까
주말에다 방학까지 하면 사람이 정말 없는데 내가 계속 갔던 시기가 이때라서 날 기억하고 있는거였음…
아.. 내 이상형이 나를 알고있구나 라는 생각에 잠시 뿌듯하고 설레기도 했지만 소심한 나는 그 순간에도 별 대꾸를 못하고
바보같이 그냥… “네 그렇게 주세요” 라는 겁나 무미건조한 대답을 한채 또 2층으로 향했음…ㅠㅠㅠ (1층에 앉으면 알바생 계속 쳐다보느라 일을 못함..)
그래도 그렇게 한번 말을 트고 다니까 조금은 정서적으로(?) 가까워 짐을 느꼈음(나혼자..)
그래서 다음에 갔을 때는 괜히 “주말에만 알바하시나봐요..”라는 바보가 아닌 이상 누구나 알 수 있는 질문들을 하고 혼자 뿌뜻해하곤 했음.
하지만 그것도 그때뿐이고 그 뒤로 한 2주정도 별일 없었음. 난 평소처럼 또 혼자 주말마다 그 가인알바생 볼 생각에 콩닥콩닥하고 가는데 이 알바생이 나를 보고
살짝 웃더니 나한테 질문을 하는거임
“혹시…블로그 하세요?”
맞음.. 난 블로그 하는 남자임. 근데 어떻게 알았지?
순간 진짜 깜짝 놀라서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까
자기가 심심해서 자기가 알바하는 카페를 검색창에다가 검색했는데 뭔가 내 느낌이 나는 글을 봤다는거임..
무슨 글이였나면… 매주 베이글과 아메리카노를 시킨다.. 주말 아침에 거의 항상 들른다.. 이런 글들 누가 봐도 나였음..(베이글 좀 그만 쳐먹지..)
그래서 엄청 민망하게 웃으면서.. “아 네.. 저 맞아요 ㅎㅎ 괜히 부끄럽네요.” 하고 위로 올라가는데 순간
내가 쓴 글에 이 알바생 관련 된 글도 썼던 것 같은 기억이 얼핏 나는거임.
그래서 아니야 아닐거야…라는 생각으로 내가 그 카페 관련해서 포스팅한 걸 찾아봤는데 ….. 있었음… 그 가인알바생과 관련된 글이.ㅠㅠㅠㅠㅠ
어떤 글이였냐면
“오늘 맨날가던 카페를 갔는데 알바생이 바뀌었다. 가인을 닮은 알바생이였다.. 완전 내 이상형! 여긴 내 평생 단골카페 확정이다!”
뭐 이런 오글거리는 글이었음… 근데 문제는 이걸로 끝이아니었음. 그 뒤에 쓴 포스팅에 또 뭐라고 쓰여있었냐면
“오늘 가인이 나한테 말을 걸었줬다. 너무 행복했다. 이렇게 맛있는 베이글은 먹어본 적이 없다” 이런글들 ㅠㅠㅠㅠㅠㅠㅠ
아 2층에 올라와서 이 글을 보는데… 그리고 이 글을 읽었을 알바생을 생각하니 2층에 박제되고 싶은 마음이들었음
1층으로 도무지 내려가고 싶지 않은 이맘.. 정말 몇시간을 거기에 앉아있다가 ㅋㅋㅋㅋ 집에 가야해서 내려가는데 알바생이 또 씨익 웃으면서
인사를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혹시 글 하나하나 다 읽어보셨어요..? 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니까
엄청 밝은 목소리로 “네! 글 잘쓰시네요” 라고 대답을 하는거임 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죄송해요 허락도 없이.. 제가 막 글을 썼네요.. 기분 상하셨다면 사과드릴게요ㅠㅠ”
라고 하니까 웃으면서 아니라고 진짜 재미있게 읽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오라고 말하는거임 ㅋㅋㅋㅋ
아무튼 그날은 그렇게 도망치듯 빠져나왔는데 ㅋㅋㅋㅋ 비자발적이긴 해도 이렇게 내 마음이 들통이 났고하니까 괜히 내 마음 한쪽에서
용기라는 놈이 스멀스멀 기어오르는게 느껴졌음.
그래 번호를 물어보자! 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거임.
하지만 세상에 둘도 없는 소심남인 나한테 이건 너무나 큰 미션이 아닐 수가 없었음.
그래서 인터넷에 ‘카페 알바생한테 번호물어보기’ 를 검색하니까 대부분 답장들이
‘자본주의 미소에 속지마라’ ‘너는 수십 수백명의 호구 중에 한명일 뿐이다’ 라는 답변들이 대부분이여서
그냥 평소처럼 다닐까 했는데.. 한번 든 이생각이 도무지 떨쳐지지가 않았음.
그래서 진짜 토요일 아침까지 고민하다가 ㅋㅋㅋㅋ 진짜 카페문 앞에까지 고민하다가.. 한숨 크게 쉬고 들어갔음.
가인은 날 평소처럼 웃으면서 반겨주었고 나 역시 평소처럼 베이글+크림치즈와 아메리카노는 주문한다음에
음식이 나와서 들고 가는 길에 결국 엄청난 용기를 냈음
가인 – “맛있게 드세요”
나 – “저..저기요”
가인 – “네 ^^”
나 – ” 혹시 번호 물어봐도 돼요(…번호 알려주세요도 아니고 물어봐도 돼요?라고 물어봄 -_-)
가인 – (살짝 당황한게 느껴짐) “왜요..? 친하게 지내려고?”
나 -“네..”
하니까 살짝 고민하더니 번호를 알려줬음
난 너무 행복해서 감사합니다. 이층에 올라갔는데 도무지 집중이 안되서
일단 이 카페를 떠나서 숨을 쉬어야 겠다라는 생각에 진짜 5분만에 폭풍흡입하고 ㅋㅋㅋ
그 카페를 나왔음. 나오면서 또 번호 너무 고마워요라고 (손님이 없었음) 라고 대답하고
나와서 바로 연락하면 좀 그러니까 좀 있다가 연락해야지 하고 기다리다가 몇시간 있다가 연락을 했는데
답이 없는거임. 보니까 카톡 기본으로 되어있고..
살짝 불안함 마음이 들었는데 그래도 뭐 바쁜가보네 하고 기다렸음..
근데 그날이 끝날때까지 답장이 없는거임. 하…뭐지 하고 톡보니까 숫자1은 사라져 있었음.
아 정말 좌절스러운 마음이 들었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한번도 카톡을 보내봄
“많이 바쁘신가 봐요..?”
근데 똑 답장이 않옴…..읽긴 또 읽었는데…. 그정도 상황이 되니까 답이 하나밖에 없음을 느꼈음
…까였구나 …아 너무 성급하게 번호를 물어봤나 ㅠㅠㅠ 하는 생각이 들었음
이렇게 까였는데 사실 또 카페를 가는건 말이 안되서 아 나는 카페도 잃고 가인 알바생도 못보는 선택을 했구나
하는 자책을 하면서 시간이 지났음.. 한주 안가고 또 한주 안가고 한달정도를 가고 싶음 마음을 고이접은채로 버티고 있었음
감사하게도 그 시기가 일이 진짜 바빠서 그나마 좀 버틸 수 있었음
그렇게 한달 정도 지나고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갔는데 그 단골카페 썼던 글이 댓글이 하나 달려있는거임
“왜 연락도 안하고 오지도 않아요?” 그 가인알바생이였던 거임
그래도 댓글을 달았음 “아.. 번호가 다르더라구요 .. 괜히 마음 불편하게 해드려서 죄송해요ㅠ”
라고 댓글 다니까 금방 또 글이 달리는 거임
가인 – “번호가 달라요?? 제가 뭐라고 알려드렸는데요?”
나 – 010-XXXX-XXXX 이요
가인 – “앗 그거 아니에요 뒤에 숫자가 X에요.. 악 쏘리 ㅠㅠㅠㅠㅠㅠㅠㅠ”
번호를 잘못 알려준거였음. 고의가 아니고 실수로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군가의 실수가 이렇게 행복했던적이 없었음
다시 알려준 그 번호로 저장한 다음에 카톡하니까 답이 왔음 ㅋㅋㅋㅋㅋㅋ 내가 주구장창 기다리던 그 답장이 1분도 안되서 왔음
아 너무 행복해서 내가 오해해서 카페 안갔다고 얘기하니까 그 알바생도 번호 알려줬는데 연락도 없고 그 다음부터 답장도 안해서
기분이 좀 그랬다는 거임. 그렇게 카톡주고 받다가 만나기로 했음!!
카페에서 말고 퐈스톼 먹으러!! ㅋㅋㅋㅋㅋ 그리고 며칠이 흐른다음에
난 그 가인알바생을 만날 수 있었음. 카페에는 가인과 닮았지만 밖에서 보니 가인보다 더 예뻤음ㅋㅋㅋㅋ
그렇게 파스타먹고 영화보고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맥주한잔 하면서 이야기하는데 좀 많이 소심한 내 성격에 비해 그녀의 성격은
너무 밝았고 덕분에 얘기도 잘 통했음. 나중에 얘기들어보니까 번호 알려주고 바로 연락이 왔으면 막 엄청 기대되고 그러지는 않았을텐데
오히려 연락이 안오고 무슨일 있나 왜 연락이 안오지 고민하고 또 오해도 풀고 하니까 괜히 더 만남이 기대되고 그랬다는 거임.
그래서 그렇게 몇번 더 즐겁게 데이트를 했고 나는 이상형이였던 이 가인알바생과 알콩달콩 연애를 할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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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ㅠ
지금은 뭐… 다 지난 이야기에요 ㅋㅋㅋㅋ
뭐 각자의 길을 걷고있지만 너무 좋아했던 친구고 정말 착하고 성실한 친구인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서로 각자의 길을 응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냥 오늘 오랜만에 그 카페 근처를 가게됐는데 이생각 저생각나서 써봤네요.
다들 소중한 인연 잘 지켜나가시고, 없으신 분들은 올해안에 꼭 만드시길 바랄게요!!
그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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