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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원에 힘입어 두 번째 글을 써봅니다.
(사실 이미 쓰고 있었지만요…ㅎㅎ)
2> 업종 전망- 바이오/제약
‘테마’가 몇 주에서 몇 개월 단위로 단기에 뜨고 지는 것이라면, ‘유망 업종’은 수 년 단위로 돌고 돕니다. 신흥국이 개발에 박차를 가할 때는 ‘건설’ 업종이, 어느 정도 산업화가 이루어진 후 금융이 발달하고 통화량이 증가할 때는 ‘금융’ 업종이 각광받게 되는 등이 그 예입니다.
작년 한 해는 단연 ‘바이오/제약’ 업종이 가장 주목 받았습니다.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을 필두로 수많은 바이오/제약 관련주가 큰 상승을 보였습니다. 셀트리온의 경우 연 매출 5000억 내외의 회사의 시가총액이 13조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현재 대표적인 소외주인 SK하이닉스의 경우 매출 5조에 시가총액은 21조에 불과합니다. 물론 매출이 아닌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그 차이가 다소 줄어들긴 합니다.
주가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따라 움직입니다. 하지만 특정 업종이 ‘유망 업종’으로 여겨지고, 주목 받기 시작하면, 때로는 주가가 기업의 실제 가치를 훨씬 뛰어넘기도 합니다. 한정된 재료에 대해 아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그 ‘희소성’에 의해, 즉 ‘투기’에 의해 주가는 더욱 상승하게 됩니다. ‘돈이 돈을 불러 모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는 ‘아파트 가격’과, 국제 경제에서는 하락이전의 ‘원유 가격’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해당 분야에 투자한 사람은 거의 모두 수익을 얻고, 그 현상이 더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고, 더 많이 몰린 돈이 가격을 더욱 상승시켜, 더욱 많은 사람이 모이는 구조입니다. ‘기업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 à 투자 증가 à 가격 증가 à 투자 증가 à 가격 증가’ 의 순환 구조로 점점 더 많은 투자를 야기했습니다. 현재 ‘바이오/제약’ 업종은 이와 같은 구조에서 각각 기업의 가치를 넘어선 ‘투기’의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바이오/제약’ 업종의 상승 추세는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답은 당연히 ‘아무도 모른다.’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투기’ 상태에 이른 가격은 특정한 계기가 제공되면 급격히 하락 할 수 있음은 분명합니다. 과거 일본의 부동산이 ‘공급과잉 우려’가 나타난 이후 하락했던 것이 그렇고, 현재 원유 가격이 ‘셰일 혁명’이후에 하락한 것이 그렇습니다. ‘바이오/제약’ 업종에서는 아직 그러한 특별한 하락의 계기는 없었고, 그로 인해 상당히 장기적인 주가 상승이 있었습니다.
‘바이오/제약’의 미래를 추정하려면, 이것이 ‘유망 업종’이 된 이유를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바이오/제약’ 업종이 여타의 제조 업종에 비해 장점을 갖는 점은 ‘기술력에 따른 진입장벽’과 ‘낮은 원가율’입니다. 약은 아무나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은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낮은 원가율’은 제약 업종의 몇 가지 특수성에서 기인합니다. 1) 약품의 제조원가는 실제로는 매우 저렴합니다. 한 알에 100원인 약이든, 1000원인 약이든 그 원재료비는 대게 10원 이하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약을 개발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지만, 일단 개발한 후에는 매출이 곧 순익인 것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제조업의 제조원가가 90% 정도임에 비해 매우 큰 차이 입니다. 2) 국내법이 제약사를 돕고 있는 구조가 있습니다. 약품은 오리지널 신약과 이에 대한 복제약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국내 제약사들은 자체 개발한 오리지널 신약은 거의 없고, 대부분 외국 업체 약을 흉내 낸 복제약 만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 복제약의 약값에 국내법의 도움이 있습니다. 많은 나라의 경우 국민들에게 저가에 약을 공급하기 위해 복제약에 대해서는 약값에 규제를 두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약의 가격에 50%에서 적게는 20%까지로 복제약의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것이 그것입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오리지널 약의 80%까지 복제약 가격을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즉, 제약 회사는 신약에 대한 개발비 없이도, 복제할 기술이 있고 그것을 팔 영업력만 있다면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국내 제약사들은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했습니다.
헌데 이러한 우호적 환경이 변할 기미가 조금씩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시장 환경의 변화인데요. 위에서 말씀 드린 우리나라 제약회사뿐 아니라 미국 제약회사도 ‘폭리’라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약회사들의 이런 매출 구조가 서서히 대중에게까지 알려지기 시작하며 약값 규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미국 대선에서 ‘약값 인하’가 주된 이슈 중 하나가 되면서, 향후 어떤 후보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든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약값에 대한 규제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5년 8-9월부터 이것이 본격적으로 이슈가 되기 시작하였고, 이에 대한 논의 만으로도 미국 증시에서 ‘바이오/제약’ 업종은 하락 추세입니다. 미국에서 규제가 시작된다면, 시점의 차이는 있겠지만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규제가 강화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약값에 대한 논의가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있을 것이고, 이것이 ‘바이오/제약’ 업종의 하락에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거라 추측합니다. ‘투기’로 형성된 가격은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만으로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시기상으로 우리는 올해의 총선, 내년의 대선을 앞두고 있어, 약값 인하와 같은 대중을 향한 정책적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물론 ‘북한’ 하나로 모든 선거를 밀어붙인다면 정책의 변화는 더 지연 될 수도 있겠지요…
다음 글에서는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에 대해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많은 관심(과 약간의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아래는 이전 글입니다.
주식 투자에 익숙지 않은 분들께: (1) 투자 관점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205525
*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미흡한 점과 다른 분들은 동의하지 못할 부분도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많은 조언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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