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의미가 변질되서 그냥 궁금한데 안알랴주는 거 정도의 단어로 쓰임
단순히 저렇게만 알고 있어도 별 문제는 없지만 엄밀히 말하면 저건 그냥 ㅈ같은 거고 맥거핀은 아님
맥거핀의 정확한 의미는
극의 진행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극의 중심에는 있지 않는 것
을 말함
그래서 맥거핀은 역할이 있기에 극의 이야기를 진행시키는데 하나의 요소로서 작동하지만 동시에 극의 중심에는 벗어나 있기에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잊혀짐
사람들이 맥거핀을 설명하면서 예시를 들때 미션임파서블의 토끼발을 자주 꺼내드는데 여긴 MCU갤이니까 마블 무비로 예를 들겠음
MCU를 예로들면 앤트맨1 의 스콧랭이 감옥에 있었던 이유인 '비스타 건'이 전형적인 맥거핀이라 할 수 있음
앤트맨 영화를 보면 비스타 건이 뭔지는 자세히 안나옴
그냥 이러저러해서 비스타를 털었다 정도로만 설명하고 지나감
근데 그 비스타 건이 있었기 때문에 스콧은 루이스가 소개해준 도둑 칭구들에게 손쉽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었고 행크핌의 저택을 터는 일에 참여할 수 있게 됨
그런데 행크핌의 저택을 털었던 일은 사실 행크핌이 스콧을 차기 앤트맨으로 써먹기위해 시험해보려고 행크핌에 의해 의도된 일이었음이 밝혀짐
그리고 행크핌이 스콧랭에게 주목했던 이유도 비스타 건 때문이었음
그런 다음엔?
영화가 끝날때까지 비스타의 ㅂ자도 언급되지 않고 그냥 버려지는데 너도 나도 그래서 비스타 건이 뭐였는지 궁금해하지 않고 잊혀짐 ㅇㅇ
이렇게 맥거핀은 잘 사용하면 등장인물들의 동기부여와 심리변화를 관객들이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이야기가 부드럽게 진행되는 일을 하고서 깔끔하게 역할을 다하고 퇴장함
그런데 동시에 맥거핀은 잘못쓰면 영화가 아주 ㅈ같아지는데 기여하기도 함
블랙팬서가 딱 그 짝임
원작 설정을 떼놓고 MCU 영화 자체의 설명만 본다면, 비브라늄은 그냥 단순히 존나 단단한 금속으로 알려져 있었음, 등장인물들에게도 관객들에게도
그러다가 울트론에 의해 비브라늄은 단순히 단단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다른 가능성도 있는 금속이라는 떡밥이 풀렸음
그리고 블랙팬서가 개봉했지
근데 감독이 존나 멍청하게도 저 떡밥을 받아서 풀어주지 않고, 맥거핀으로 써먹었음
와칸다는 존나 쩌는 과학기술이 있다
왜? 비브라늄이 있으니까!
그래서 와칸다는 무기도 존나 쩔어
왜? 비브라늄이 있으니까!
그리고 와칸다는 의학도 발달했지
왜? 비브라늄이 있으니까!
티찰라는 토니 스타크보다 갑부야
왜? 비브라늄이 있으니까!
비브라늄만 있으면 세계를 쉽게 정복 할 수 있어
왜? 비브라늄이니까!
영화는 끝까지 비브라늄의 정확한 설정을 풀지 않고 맥거핀으로만 써먹었고, 결국 영화는 ㅈ망했지
물론 블랙팬서가 망한건 다른 더 커다란 요인들이 있지만, 적어도 이게 한축을 담당했다고 본다
맥거핀을 썼는데 ㅈ같은 새끼가 맥거핀으로 쓰여야하지 말아야 할 요소를 맥거핀으로 쓰니까 관객들도 납득을 못하자너
아 저 병신팔찌로 영상통화도 가능하고 스캔도 하고 해킹도 하고 emp도 쓰는구나
아 척추에 총알이 박혀도 자비에 당하지 않는구나
아 총은 미개한 무기고 창은 진보한 무기구나
어느 하나 매끄럽게 설명 되는 부분이 없음
그리고 그 똥은 인워로도 이어졌지
비브라늄이 맥거핀으로 쓰인게 아니라 제대로 된 떡밥이나 설정놀음에 쓰였다면 인워의 와칸다 닥돌 씬도 어떻게든 설명이 가능했을 거임
비슷한 케이스로 닥스의 미스틱 아츠도 비브라늄처럼 사용된 맥거핀이지만, 그건 마법은 신비로워야 한다는 감독의 의도가 담긴 의도적인 맥거핀화였음
물론 이것도 결국 타노스 팔을 게이트로 자를 수 있냐 없냐는 병림픽을 열기는 했지만
최소한 어떻게 닥스가 토르 머가리털로 게이트를 열 수 있는건지, 어떻게 닥스가 타노스랑 다이다이가 가능할정도 기술을 사용하는지 하는건 관객들이 아무도 의문을 가지지 않자너 ㅇㅇ
비브라늄은 진짜 빠른 시일내에 제대로 영화에서 다시 다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봄
마지막으로, 중간까지는 분명히 맥거핀이었는데 거기에 추가적인 의미와 내용을 부여해서 더 이상 맥거핀이 아니게 되는 변칙적인 맥거핀 사용도 있음
이 경우 관객들에게 커다란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데, 자연스럽게 극의 이야기에서 벗어나있던 요소가 갑자기 극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그게 관객의 머가리를 후려 갈기는 거임
대표적인 게 미션리포트 디셈버 식스틴 나인틴나인티원
여기서 미션리포트 자체는 맥거핀이 아님, 그건 영화 내내 언급되는 떡밥이었고, 뭔지는 모르지만 슈퍼솔져 혈청과 관련이 있으며, 후에 버키에 의해 5명의 슈퍼솔져가 더 있다가, 사실 그 슈퍼솔져 혈청을 하워드 스타크가 갖고 있었다는 식으로 전부 설명해줌
맥거핀이었던건 미션리포트에 엮였던 시빌워에서 토니의 첫 등장씬임
시빌워의 토니는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심리치료와 그 치료에 사용되는 가상현실기술을 지원할 셉템버 파운데이션을 설명하는 장면으로 처음 등장함
관객 모두가 이 씬에서 '아 평소의 토니구나, 기네스 펠트로는 안나오나보다' 했다가
중반에 스파이디를 영입할 때, 셉템버 파운데이션이 언급 되면서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맥거핀으로 사용됨
이때까지만해도 심리치료 씬은 셉템버 파운데이션이라는 맥거핀을 만들기 위해 사영되었던 또 다른 맥거핀에 지나지 않았음
그런데 미션리포트 디셈버 식스틴 나인틴나인티원의 정체가 완전히 밝혀지면서 파운데이션이고 나발이고 그 심리치료 자체가 영화의 내용을 전부 관통하는 충격적인 내용으로 탈바꿈하면서 더 이상 맥거핀이었던 게 아니라 존나 잘짜여 있던 복선이었음을 알게되지 ㅇㅇ
쓰다보니 글이 존나게 길어졌는데 요지는 그거임
맥거핀은 별 거 아님, 아무것도 아니고, 자세히 설명 할 필요도 없음 왜냐면 아무것도 아니여야 하니까
대신 극의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사용은 되야 함
마치 이 글과 같음 존나 별 것도 아닌걸로 족히 2천자는 뻘글을 싸질렀잖아
이 글을 다 읽은 잉여들도 모닝딸 치고나면 다 까먹게 되겠지
잘쓰면 좋은건데 잘못쓰면 ㅈ되는거
그게 맥거핀임
그리고 나도 이 글을 잘못써서 ㅈ된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