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을 돌이켜보면

월세조차 구할 수가 없어서 고시원같은 침대 한개 달랑 있는 원룸텔에서 시작했고

월세에 가서도 수입이 좋지 않아 월세를 1년치나 밀려봤고

전세에 갔지만 간신히 전세대출이나 갚고 있자니 내 집 마련은 꿈인 것 같았다.

앞으로 무언가의 발전은 없을 것 같던 우리에게

긴 시간을 열심히 살다보니 어느새 우리집이 생기고 아이들도 훌쩍 커버렸다.

이제서야 조금은 무언가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너도 면허를 딴다고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했고

면허따면 막 몰기 좋은 싼 중고 경차같은거 하나 사달라는 말에

그간 열심히 모은 통장의 돈을 모아 보고 중고차를 알아보던 중 

문득 벤츠가 눈에 들어왔다.

네가 원했던 경차보다는 크지만 그래도 너무 크지 않은 적당한 크기

확실히 멋드러진 외관에 네가 좋아할만한 예쁜 실내의 반짝이는 흰색 벤츠

고급진 새 차는 아니지만

모은 돈을 거의 다 털어넣어야 하지만

그래도 신차급 최신모델의 벤츠를 샀다. 

중고지만 무려 벤츠 매장에서 사온거다.

사실 초보가 몰기엔 과분하지만 그래도 사주고싶었다.

항상 좋은걸 주고 싶었지만 주지 못했던 날들....

너무 가진 것이 없어서 그게 고생인지도 모르고 살았던 너의 지난 날이 자꾸 눈에 밟혀서

내 마음이 더 급했는지 면허도 따기 전에 차부터 덜컥 사버렸다.

처음의 우린 가난했고 그게 앞으로 우리에게 이어질 날들인줄 알고 살아왔는데

너에게 첫 차로 벤츠를 사줄 수 있는 날이 와서 마냥 기쁘다

면허도 없는게 운전석에 앉아서 엄청 좋다고 눈이 안보이게 웃는 널 보며

애써 무덤덤한척 내색하지 않았던 그때의 내 마음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넌 아마 짐작도 못할꺼야

네가 벤츠를 타는게 난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