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좌 우를 나눠 싸우지 말자고 성토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쪽지형식의 답글이 왔는데, 그중에서 제일 많은 것은 빨갱이라는 말이었다.
두 번째로 많은 말은 '저새끼들이 먼저 시작했는데 왜 우리가 중도를 지켜야 하냐' 라는 말이었다.
세 번째로 많은 말은 '병신아 지랄하네 허세쩌네' 라는 말이었다.
글쎄... 하는 한숨과 함께 팔짱을 끼고 댓글들을 곰씹어 봤지만, 도무지 답이 나오질 않는 것이었다.
중도를 지키라는 말 자체가 양쪽 치우치지 말고 짜져있으라는 말이 아닌데,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자체도
참 이상했다.
편을 가르지 않으면 도무지 삶의 활력소가 없는 것일까? 토론은 없어졌고 논쟁만 있는 사회라는
생각이 들자 이 사회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단단히 들었다.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그때 쯤인 것 같다.
각설하고, 요새 일간베스트, 줄여서 통칭 일베라고 부르는 곳에서 오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다시금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왜 그렇게 성향을 파랗게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점.
잘못된것은 너희놈들이라는 관점에서의 무지막지한 밀어붙이기, 조작 등.
욕한다기보다는 참으로 어떨때는, 직접 만나서 물어보고싶다.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하고 진지하게 말이다.
나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이상과 판타지를 존중한다.(은유나 수사가 아니다. 진심이다.)
나조차도 나의 이상과 판타지가 있는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상과 판타지를 존중하지 못한다면
우스운 일이기 때문이다. 단지 취미생활일까?(별로 권장하고싶은 취미생활은 아니다.) 확실한 것은,
지금 그들이 말하는 것이 확고한 정치적 신념은 죽어도 아니라는 것이다.
누군가 사과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고 하자. 나는 단지 사과가 달고 맛있다는 말을 했다.
내가 특별히 사과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사과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사과를 싫어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건 그사람의 사실이기 떄문에 그 또한
옳은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여지를 분명히 남겨둬야 하는 것 하나는, 사과에는 독이 없다 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확고한 정치적 신념이 들지 않은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말은 사과에 없는 독을 만들어
내고 사과에 없는 유해성분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사과가 많은 사람을 중독시켜 죽였다는 기사를
내거는 한편, 단지 사과가 좋다고 한 사람을 빨갱이로 몰아세우는 경향이 있다.
지난 역사가 그래왔다. 사과는 빨개. 빨가면 빨갱이 빨갱이는 북한 하는 식의 논리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가? 그나마 현대사회에서는 실질적으로 그런 이들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논리는 없고 오오미 명불허전이여 하며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세력이 존재한다. 실질적인 발전의 본질을
눈으로 파악하지 못한 채 단면만 보고 어느 한쪽으로 분열을 몰아가는 행위를 한다.
원인을 파악하자면, 사회가 낳은 좋지 못한 부산물의 파편이라고 볼 수 있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허우적대거나, 바르지 못한 정치인의 사주를 받은 집단이거나, 매너리즘에 빠진
현대사회인 셋 중 하나다. 이에 대해 확고한 해결책을 낼 수는 없다. 그러나 점차적인 개선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그들을 아주 무시하거나, 품에 안고가는 방법 둘 중 하나다.
(우리는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그들을 품에 안고 가는 것인데, 그 해결책이란 매우 간단하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든 말로써 설득하려고 노력하고, 그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다.
이른바 포용하는 것이다. 그들이 제시하는 문제를 점잖은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우리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스스로 점잖은 사람이 되고, 우리가 스스로 깨어있으려
노력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국가간의 전쟁이 아니다. 국민간의 분쟁은 대화로써도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 그게 아니라면 반박할 수 없는 확고한 논리로 죽여버려라! 라고 말하고싶지만 진리를 진리라고
이야기해도 못알아듣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건 논외로 치자.
조롱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대응하는 것, 즉 창과 칼에 창과 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방패로 대응하라는
것이다. 창칼에 창칼로 대응하면 양쪽은 어느방향으로든 상처를 입기 마련이지만 창칼에 방패로 대응하면
방패로 대응하는 쪽은 상처를 입지 않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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