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후반의 취업준비생인 남자입니다.
요즘 좀 미묘한 일이 생겨버렸어요.
아, 저는 지금 여자친구가 없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있었지만요.
전여친이랑은 나름 잘 지냈었습니다. 1년 가까이요.
근데 올해 초부터 좀 반응이 이상하더라구요. 전여친이랑 같이 다른 사람들과 놀러갔는데 손잡고 가는것도 싫고 술자리에 옆자리에 앉으라고 하는것도 싫다고 하고 다른 사람이랑은 잘 지내면서 저에게 대하는 것은 정말이지 상처받게 만들더라구요.
뭐 그런 사소한 것들부터 시작해서 좀 다퉜습니다. 몇번 다투고 제가 취업준비생이다보니[=거지] 결국 전여친이 어느날 우리 시간을 좀 갖자고 하더군요.
쉽게 말하면 'I was car.'
네, 까인거죠.
아무튼 전여친이랑 헤어지고 나서도 전여친은 가끔 술마시고 새벽에 전화를 하더라구요. 제가 어떤 점에서 이러이러해서 안좋았다면서 막 그러더라구요.
그러다가 하루는 집앞까지 찾아와서 다시 만나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솔직히 마음이 식은건 아니었거든요.
근데 그당시 저는 백수인데 아르바이트비가 좀 늦게 나온 상황이었어요. 덕분에 핸드폰이 끊겨있었죠. 그래서 전여친이 다시 만나자고 한 다음에도 전화도 안되고 집전화도 없고 공중전화비도 없고 이런저런 이유로 연락을 못했었습니다. 전여친은 이런 제 상황을 알고 있었고요.[빈털터리인 상황을.]
근데 그 다음에 3일정도 계속 연락이 없는겁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속이 타들어갔죠. 제가 그런 상황인걸 알고 자기가 먼저 다시 만나자고 했으면 문자 한통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결국 3일 후에 일이 끝나고 잠자리에 들었을때 전화가 오더군요. 며칠전 그거 다시 취소하고 우리 다시 시간을 갖자고.
네. 솔직히 빡쳤습니다.
전화를 받고 '아,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제가 백수에다 생긴것도 보통이고 잘난거 없는 놈이란거 압니다. 그래서 전여친이랑 사귀게 되었을때 정말 인터넷을 뒤지고 서점에 연애서적을 뒤져가며 전여친에게 모든 노력을 다 했었습니다. 물론 돈은 없지만 있는 한도 내에서 죽어라 노력했지요.
물론 이러한 노력을 했는데 그쪽에서 안알아주고 그런게 서운하긴 했지만 어쨌든 제가 좋아서 사귄거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었죠.
근데 정말... 저 전화를 받고, 아무리 내가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더라도 더는 못참겠어서 그 다음부터는 연락을 안했습니다.
그러다가 3일 전, 전여친을 처음 알게 된 때부터 같이 놀던 제 불알친구랑 둘이 술을 마셨습니다. 그 친구는 아무래도 친한 친구사이로 다같이 지냈기 때문에 저랑 헤어진 다음에도 전여친이랑 그냥저냥 지내더라구요. 근데 그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내일 XX가 술마시러 오래."
뭐 단둘이 만나는건 아니고 전여친의 여자친구도 나오기로 했었습니다만 저는 뭐 솔직히 말해 위에 말한 사건으로 정나미가 떨어져 버렸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저는 또 다른 친구와 만나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불알친구놈은 그 시간에 만난다고 하며 문자로 연락을 주더라구요.
근데... 이놈이 지하철 끊길 시간이 되었는데도 연락이 없는겁니다.
놀다가 이쪽으로 합류한다고 하던 놈이!
오는 중인가... 하고 생각하던 중 불알친구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 나 XX네 집 앞에 3차 왔어 -
그리고는... 연락이 없습니다.
네, 다음날까지 연락이 없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약간 좀 미묘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거 혹시...? 에이 아냐. 평소처럼 새벽까지 셋이서 술마셨겠지.
근데 다음날 저녁에 불알친구 말고 전여친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뭐 간단히 대화를 하다가 제가 그냥
'어제 재밌게 놀았어?'
하고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전여친은 급격히 당황한 목소리로
'어...?! 어제 XX이오빠 만난거 알아?'
라고 하는겁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막 얼버무리고 전화를 끊더군요.
여기서 좀 삘이 강하게 왔습니다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오늘 불알친구에게 문자로 대화를 했죠.
근데... 그날 있었던 일은 계속 말을 돌리더니 평소에는 '니가 알아서 하겠지' 란 태도던 이놈이 '너 근데 진짜 XX이 맘 떨어졌어? 그럼 그 말 내가 전해줄까?' 이러는겁니다.
저는 일부러 모르는척 '그걸 니가 왜 전해주냐. 해도 내가 해야지.' 라고 하니 그때서야 '아니 그냥... 뭐 니가 알아서 하겠지.' 이러는겁니다.
네, 오유 여러분.
이제까지의 상황이 이렇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마음 딱 없어요.
진짜 정이 떨어졌거든요.
근데 되게 미묘합니다.
제 불알친구에요.
다른 여자라면 축하한다면서 같이 어울려 놀고 친하게 지내고 그러겠는데 제가 생각하는 '그거'면 진짜 미묘한 관계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아... 참 난감하네요;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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