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접니다.
오늘만큼 저를 객관적으로 평가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밤을 새서 그런지 갑자기 문득 이런 내가 어떻게 보일까 궁금해지네요.
저는 혼자이고, 어렸을때부터 혼자였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타인과 잘지내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는 엄청 강한데, 그게 억지로 노력하니까 잘 안되는 케이스? 라고 해야 될까요?
자존감이 낮지만 자존감 낮지 않은척 자기최면을 열심히 걸고 있어요.
제가 얼마나 고독하게 사냐하면요. 일단 친구가 거의 없어요. 친구라는 단어는 참 저한테 마음이 아프네요.
지금만 없는게 아니라 항상 없었어요. 일이년에 한번 만나는 친구들은 3명 있어요. 만나기 삼일전부터 마음이 설레여요. ㅎㅎㅎ
가족이랑 안친해요. 남자친구 사귄적 없어요.
누군가에게 생일케잌을 마지막으로 받은건 아마 중학교때 명절이랑 겹쳐서.
부모님한테도 별다른 관심을 못받았어요. 몸에 이상이 생겼는데, 이걸 얘기해도 그냥 흘려듣고, 나중에 좀 심각해져서야 저 혼자 병원가고 했음.
어릴때 너무 힘들어서 자해를 했다고 울면서 실토를 했는데 '자주 그러지 말아라'하고 끝. 정신과 상담 받는다고 말해도 '그래? 잘 다녀봐'
지금도 일년에 한번 얼굴 볼까말까하네요. 얼굴보면 연락자주 안한다고 싸가지 없다고 욕한번 먹고.
하지만 완전한 방목도 아니었어서 성인될때까지 외출금지, 티비금지, 컴퓨터 금지. 오로지 학원 학교.
초등학교때도 혼자였어요... 중학교 때, 급식 몇년을 혼자 먹음.
근데 왕따를 당하거나 괴롭힘 당하지도 않음. 소풍이나 수련회나 갈때가 제일 지옥이었어요 그 큰 놀이공원을 혼자 다녀야됨.
그 기억이 끔찍해서 외톨이로 보이면 안된다는 강박관념같은게 생긴것 같아요 이때.
고등학교때 좀 노력해서 친구몇명 생겨서 혼자 밥먹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마음을 못열고 늘 위축되어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대학교가면서 연락이 끊어지고, 진짜 내가 혼자라는 것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서 대학동기들 사이에 학창시절 얘기 나오면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임. 학창시절 친구 없다는거ㅠㅠ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거 절대 안들키려고 바둥거렸네요.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학교 활동 빼지 않고 했어요. 근데 마음을 못열고 본모습을 숨기려고 하니까 허물없는 사이가 될 수가 없었나봐요.
진짜 생각할 수록 바보같음.
대학교 술자리에서 관심있던 선배앞에 용기내서 앉았는데 절 빤히 보더니 '너 외톨이지? 어딜가나 혼자잖아ㅎㅎ'라고 하더라구요.
바보처럼 패닉상태에 빠져서 아무말도 못함. 아무리 숨겨도 보인다는 사실을 너무 확실하게 알게 되었어요.
그게 저의 마지막 썸?이었어요.
그리고 이게 버릇이 되었는지 회사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었고. 누군가 휴일에 뭐했냐고 물어볼까봐 두려웠어요.
어디라도 다치길 바랬어요. 여름휴가같은거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네요.
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면 나도 그 시간 만큼은 평범한 사람이니까.
결론은..... 지금도 저답게 살고 있어요.
친구도 가족도 남친도 없음. 근데 익숙해져서 괜찮음.
얼마전에 친척어른이 처음으로 저에게 손이 왜 이렇게 빨갛냐고 제 손을 다정하게 잡으면서 물어보셨어요.
누군가 저한테 그런식으로 다정하게 스킨십을 한게 처음이이서 바보처럼 얼굴은 터질 것 같이 빨개지고 식은땀이 났어요.
눈도 못 마주치겠더라구요.
저는 정말 외로움을 많이 타요. 혼자서는 뭘 해도 재미가 없음.
근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사랑받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누구에게 배운적이 없는데.
그냥 내 인생에도 끝이 있으니까, 그럼 깔끔하게 정리될 테니까 그거 하나 안심이에요.
그런데도 저 열심히 성실하게 착하게 살려고 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한테 폐 안끼치고, 뭔가를 노력해서 얻으려고 하고.
잘 하고 있는건지, 내가 병신이어서 똑같은 노력을 하고 있는 건지. 죽는거 무서운데 죽는게 맞는건지.
자살은 나쁜거예요. 이유는? 음.... 주변사람들이 힘들어하니까. 아니면 그냥 보기 흉하니까. 세상은 희망차다는 생각에 위배되니까.
혼란스럽네요.
남들한테 이런 얘기를 하면 저를 어떻게 볼까요?
기피할까요? 그럴 수도 있다? 불쌍하다?
하지만 따뜻한 말이 들려와도, 결론은 저를 기피할 것 같아요.
이렇게 바보처럼 아파도 노력하는게 인생에 지는 걸까요?
끝내면 내가 이기는 걸까요?
내 인생은 내게 똥을 줬지만, 순순히 받고 싶지 않아요.
거부권을 행사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