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는 저랑 정반대 사람이에요
자신감이 넘치고 자기 확신이 엄청 강하거든요
돈 욕심도 많고 야망도 많고
전 자신감도 부족하고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타입이라
처음에 남자친구를 만났을때 그런 면이 진짜 멋있어보였어요
자긴 돈 없어도 내가 밥 사는 꼴 못본다면서 남자는 허세가 있어야 한다고 막 그런것까지도 아 뭔가 병신같지만 멋있어 ㅋㅋ 했거든요
근데 남자친구가 욕심은 많은데 능력이 좀 안되요
뭐랄까 자기 객관화가 안되는 느낌?
첨에 자기 랩도 잘하고 춤도 잘추고 기타도 배우고 그러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어머나...박치도 그런 박치가...그냥 자기 삘에 충만해서 하는 느낌? 보는 사람이 부끄러운 느낌?ㅠㅠ
근데 뭐 워낙 자기 확신이 강한 애라서 어..잘한다.. 그러고 말았는데 뿌듯해하더라구요ㅠㅠ
그리고 친구들 만나면 자기가 다 사야하고 허세부리다가 자꾸 카드값을 저한테 빌려가요.
지금 이래저래 한 삼백 빌려갔는데(제가 그냥 준것도 많아요ㅠ) 일년이 지나가는데 갚을 생각이 없어보여요
친구한테 빌린건 꼬박꼬박 갚으면서ㅠㅠ
제가 은근슬쩍 말하니까 그거 다 너한테 쓴거라고 자원봉사 하는 느낌으로 자기가 만나주는 거래요...
결혼해서 자기가 돈 많이 벌어오면 되지 않냐고..
돈이 없으면 좀 아껴쓰거나 그래야 하는데 친구들 만나면 자기가 다 사줘야하고 피부과도 가야하고 화장품도 사야하고 자기가 배우고 싶은거 있음 배워야하고 그래요.
남자친구 월급이 한 삼백 되는데 고정적인 일이 아니라 좀 불안정하거든요.
그리고 저도 데이트 할때 밥값 많이 나오거나 하면 다 내고 하는데 대체 나한테 뭘 다 썼다는건지ㅠㅠ 저도 못해도 한달에 오육십은 얘한테 쓰는데ㅠㅠ
요즘은 주식 투자에 꽂혀서 공부를 엄청 하더니 자꾸 저한테 자기가 돈 불려올테니까 투자금 가져오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자기가 원금에 이자쳐서 한 백만원 나 주고 자기가 갖겠다고ㅋㅋㅋㅋㅋ
이게 농담인지 진심인지...
첨엔 안그랬는데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온걸까요ㅠㅠ
남자친구가 저한테 잘해주긴 하는데 말을 너무 함부로 해요.
전 데이트하는것도 좋고 손잡고 소소하게 돌아다니는걸 좋아하는데 자긴 길거리에서 그러는거 싫다고 맨날 저만치 떨어져서 걷고 애교라도 부릴라치면 넌 할줄 아는게 애교부리는것 밖에 없냐
힘든일 있어서 말하면 넌 나한테 징징대는것밖에 못하지
너같은애는 나밖에 데리고 갈 사람 없다고 자기 팔자 기구하다고...짐덩이가 왔다고
넌 일이며 뭐며 아무것도 제대로 하는게 없어서 자기가 데려갈수밖에 없다고..
제가 그런말에 상처받는다고 자존감 깎아내리는 말 하지 말라고 그러면 엄청 스트레스 받아하면서 오히려 제가 잘못한것처럼 말해요
나는 장난으로 말했는데 너가 별거 아닌거에 유난 떠는거다 그래요 방점은 내가 널 데려간다에 있는건데 앞에말꼬리 잡고 괜히 그런다고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한테 별거 아닌걸로 유난떤다고 말하고 다녀서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되어있어요
자기가 엄청 잘해주는데 남자친구 잡는 여자친구, 장난도 안받아주는 여자친구, 자기를 괴롭게 하는 사람처럼 말하거든요.
듣다보면 저도 제가 정말 유난떠는것 같고 그래요.
잘해주긴 하거든요.
싫다고 그래도 결국 하고싶은거 먹고싶은거 다 해주고 집 꼭 바래다 주고 가고싶은데 가주고 아프면 약이며 죽이며 다 사다주고
엄마한테도 잘하고 저희 집안일도 도와주고요
투덜투덜 잔소리에 생색을 많이내서 그렇지만..
그래서 몇 번 헤어진 적도 있었는데 뭐 지금은 다시 만나지만요.
또 가장 안맞는게 성적인 부분이에요
전 예전에 성적으로 좀 안좋은 기억이 있어서 관계 하는걸 안좋아해요. 욕구도 별로 없구요.
근데 남자친구는 성욕이 너무너무 강해요.
전 걸으면서 데이트하는걸 좋아하는데 남자친구는 걷는걸 싫어해서 데이트를 싫어해요.
그냥 여행을 가도 니가 원하니까 가준다~그러고 좋지? 물어도 난 별로 감흥없어 너가 신나하니까 있는거지..그런식이에요
여행가고 관광 끝나고 낮에 놀아줬으니까 관계 하고 싶어하고
평소 데이트도 밥먹고 커피먹고 두시간이면 끝인데 이제 너 가고 싶은데 갔으니까 됐지? 하고 집에 데려가서 관계하고 싶어하고 데이트도 딱 날짜 정해놓지 않으면 그냥 집으로 와 이런식이고
근데 전 별로 안하고 싶으니까 거부하고 그러면 또 남자친구 입장에선 기분이 나쁘니까 서먹해지고
그게 싫어서 만난지 두시간만에 할거 없어서 집으로 오고 그러기도 해요..
연락해도 뭐 늘 하고 싶다 안고싶다 그게 자기에 애정표현이라고..
전 그런게 기분이 불쾌하거든요. 성적 대상화가 되는게 좀 부담스러워요.
그게 아닌걸 알면서도 그 순간에는 얘가 날 그냥 성적 대상으로만 이용하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우울해지기도 하구요.
그래도 다른 친구들 말 들어보고 평균 횟수는 맞추려고 하는데 그것도 한참 부족하대요.
남자는 거절당하면 기분 상할 수 있으니까 저도 최대한 야릇한? 분위기를 안만들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또 눈에 보이니까 서운한가봐요.
사실 전 주변 사람들 말에 좀 좌지우지되는 편이라 절 지지해주고 따뜻하게 보듬어줄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남자친구한테 그런걸로 자꾸 부딪히니까 어느정도는 마음을 비웠어요
근데 다 비운건 아닌지 아직도 그걸로 싸우긴 해요
대신 이젠 얘가 톡 쏘는 말하면 같이 톡 쏴주는데 그럼 또 기분 나빠하더라구요 누가봐도 기분 상했는데 자긴 괜찮다고...
물론 남자친구 입장에서 보면 저도 완벽하진 않으니 또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겠죠
근데 저도 이젠 좀 정이 많이 떨어진거 같아요ㅠㅠ
처음엔 정말 멋있고 좋았는데 그 후로 많이 깨져서ㅠㅠ 그래도 막상 헤어지려면 너무 오래 만나기도 했고 함께 겪은 일들이 많아서 이별할 자신이 없다고 해야하나 그래요ㅠㅠ
첫 남자친구라서 그런가봐요ㅠㅠ
아님 얘가 자기처럼 너한테 잘해주는 사람 없고 예뻐해줄 사람 없다고 하도 말을 해서 그런가 정말 그러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구요.
절 좋다는 사람이 없었던건 아닌데 제가 좀 철벽이라서 다 막아버리다 얘는 철벽을 쳐도 철벽을 걷어차고 막무가내로 들어온애라 만나게 된거거든요.
처음엔 정말 좋았는데.. 어쩌죠 권태기가 온건가요
아님 헤어지는게 맞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