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한명이 상의도 없이 애견샵에서 분양을 받아왔어요.
평소 동게를 필히 둘러볼 정도로 강아지와 고양이를 좋아했지만 책임감이 버거워서 키우고 싶단 생각은 정말이지 단 한번도 없었어요.
저는 제 몸, 부모님만 잘 모시다 죽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동생은 현실은 생각지도 않고 다 저지르면 되게 돼있어, 하는 종자라 말도 없이 2개월 남짓한 강아지를 데리고 왔더군요.
대판 싸우고 당장 돌려줘라, 분양비는 내가 줄 테니 돌려줘라, 잘 키울 사람 찾아서 분양해라 한바탕 난리를 피웠는데 지가 자기 방에서만 키운다며 버티더군요.
부모님도 질색하셨는데 그땐 강아지가 어려서 짖는 것도 아니고 방안에만 있으니 존재감도 미미해서 시간만 흘렀죠.
그러다 일이 제 차지가 된 건 동생이 취직을 하게 됐고 타지로 발령이 나서 거기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 겁니다.
당연히 강아지를 데리고 갈 수가 없었죠.
딱 3달만 집에서 봐주면 방 구해서 데리고 간다고 말은 잘하더군요.
이때 강아지가 내 차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더 모질게 거부해서 다른 집에 분양을 보내던지 했어야 했는데 하필 강아지가 아팠어요.
가엾더라구요. 고작 600그램인 강아지가 아파서 콧물이 줄줄 흐르고 계속 기침에 재채기를 해대는데 그와중에 마지못해 사료를 주러 들어가면 꼬리를 흔들고 좋아하더라구요.
강아지 싫어하는 사람도 아니고 보니까 귀엽고 짠하고...
일단 아픈 것만이라도 나을 때까지 돌봐주자... 건강해짐 분양을 보내자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됐어요.
감기에 이것저것 겹쳐서 병원비도 엄청 쓰고... 응급실도 갔고... 이래저래 돈도 엄청 깨졌죠.
한달 넘게 병원을 들락거리고 나서야 감기가 낫더라구요.
얘도 제가 저를 보살펴줘서 그런지 주말에 오는 동생보다 저를 더 따르게 됐어요.
정이 들었죠. 지금은 얘는 죽을 때까지 내가 거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가끔... 힘들 때가 있어요.
강아지 때문에 기쁠 때도 많지만 늘 그런 건 아니잖아요.
특히나 제 성격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일상에서 벗어나는 돌발상황을 잘 못견디는 그런 성격이라 강아지로 인해 3×년간 유지해 온 제 생활이 흐트러지는 게 힘들어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힘들단 생각이 들 땐 강아지가 없던, 책임감이란 것으로부터 자유롭던 때가 그립기도 하고...
동생이 원망스럽고... 이런 저한테 의지해야 하는 강아지가 너무 불쌍하네요.
무엇보다 무서운 건 마냥 좋은 일만 있지 않을 텐데 나중에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얘를 짐으로 생각하게 될까 봐 그게 너무 걱정스러워요.
지금도 자야 하는데 이런저런 걱정에 잠이 안오네요.
잘 키우려고 공부도 하고 하지만 상황은 점점 꼬여서 스트레스가 쌓이는 건 어쩔 수 없나봐요.
어릴 땐 마냥 예뻐하시던 부모님도 짖음이랑 마운팅이 심해지니까 곤란해 하시고 다른 곳에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는데 어떻게 그러나요...
저는 산책이랑 놀아주는 것에 더 신경쓰면 된다고 아침, 저녁으로 산책 시켜주고 하는데 솔직히 저도 지쳐요...
출근 전에 30분 산책 시키고 퇴근 후에 산책 1시간 다녀와서 2시간쯤 놀아주는데도 새벽에 놀아달라고 깨워요.
잠을 설치니까 회사에서 힘들고 야근이라도 하게 되면 안절부절 미치겠어요...
부모님은 가게 때문에 새벽에 나가서 저녁에 오시는데 일이 고되니까 강아지가 치대는 게 싫으신 거죠.
저는 그래도 비교적 퇴근 시간이 일정한 편이어도 달에 몇번은 야근도 해야 하고 주말에 출근을 해야 할 때도 있어요.
전엔 집이 쉬는 곳이었는데 요즘은 집에서가 더 바쁘고 피곤한 것 같아요.
제가 없음 밥도 안먹고 하루종일 저만 기다는 강아지도 짠하고 한편으로 숨이 좀 막히네요.
이런 경험이 없어서 그런가 봐요.
다들 어떻게 강아지를 키우며 일상을 유지하시나 모르겠어요.
제가 우울증이 있어서 이 모양인 건지...
그냥 막막해서 잠이 잘 안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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