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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7363
    작성자 : 늑대머리
    추천 : 50
    조회수 : 7908
    IP : 112.160.***.222
    댓글 : 14개
    등록시간 : 2011/07/17 21:53:20
    http://todayhumor.com/?panic_17363 모바일
    무전병.
    지어낸 이야기 같지만, 감동이 있어서 함 올려 봅니다.
    이야기를 믿지는 않습니다.




    라디오중에 AM과 FM을 둘다 잡을수있는게 있어 


    FM은 일반적으로 보통의 라디오 방송이고 

    AM은 쉽게말해서 군,경,소방관들이 사용하는 주파수를 말하지


    한마디로 AM,FM 겸용수신라디오는 

    주파수만 잘잡으면 가끔 짭새들이나 소방관들의 무전 1/1000의확률로 군부대의 무전도 

    들을수 있지. 


    GOP에서 복무한 사람들중에는 공감하는 사람들이있을거야.

    GOP초소에서 몇걸음 앞이 바로 휴전선이니 그곳에서 라디오 주파수만 잘잡으면 

    가끔 북한라디오방송을 들을수 있는거랑 같은 맥락이지.


    그러면 이제 여기서 하나의 흥미로운 가설이 등장해 

    만약 어떤 목적으로 전파를 보내면 그 전파가 송신 되지 못하면 

    송신 될때까지 그 주위를 맴돈다고 해.(확실하진 않아)


    각설하고 내가 겪은 일인데 



    지금으로부터 1년전 내가 군인이었을때 

    GOP를 철수하고 나서 FEBA지역에서 한참 훈련과 젖뺑이를 치던 때였고,

    당시 상병이었던 나는 재수가 더럽게 없었던 관계로

    통신병을 하고있었어


    그때 내가 들고댕기던 무전기가 PXXX라고 (왠지 보안에 걸릴듯 ,,)

    네모난 박스처럼 생긴 좀 큰 무전기야.



    암튼 .. 그걸 메고 작전지역인 산속에서 훈련을 하고있었는데..

    당시 작전지역이었던 산속에 좀 깊고 음친한 지역들이 곳곳에 있었어 

    그런곳에 있다보면 필연적으로 무전이 안터질때가 있어.

    그럴땐 혼자 궁시렁 거리면서 나무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을 찾아가서 

    아테나를 끝까지 다세우고 교신을 할때가 있어..



    그때도 그런 줫 같은 경우가 생기는 바람에 소대원들이랑 조금 

    떨어진곳에서 혼자 본대와 교신할려고 무전기를 조물딱?거리고있었지.

    혹한에 해질녘이라 어둑어둑한데 혼자 산속에서 소대원들과 떨어진곳에서 무전기를 

    조물딱 거리는데 참...나도 그땐 겁이없었던거 같아


    그런데 이놈의 무전기가 생각보다 더럽게 안터지는거야.

    그래서 어디 문제가 생겼는지 볼려고 메고있던걸 땅에 내려서 이것저것 살피는데 

    실수로 버튼하나를 잘못 눌렸는데 무전이 갑자기 터졌어.순간 개놀랬어. 

    (치이이익 ~ 하는 소리가 먼저들리고 말소리가 들리는데 가끔 놀래 소리가 커서 ;;)


    아무튼 

    "현망에 수신 대기중인 XXX,XXX본국 XXX인데 송신바람" 이라고 두세번 보내고 

    답이 오길래 작전지역으로 들어갔고 작전 시작했지 . 

    왠지모르게 이때부터 뭔가 으스스하고 꺼림칙했어. 



    군필자들은 알겠지만 혹한기에 매복하면 진짜 부랄이 얼어붙다못해 

    산산조각 날거같은 추위에 시달려. 특히 깊은 산속이니 오죽하겠어.

    암튼 그렇게 우리소대는 각분대별로 매복지역으로 찢어지고 

    나랑 소대장 그리고 들어온지 얼마안된 비리비리한 이등병색퀴랑 같이 전시 투입용벙커로

    기어들어갔어(원래는 가면안되는데 너무 춥고 훈령상황이라서 몰래 들간거 ㄷㄷ )


    벙커들어가고 얼마 지난후에 

    소대장은 춥다고 나뭇잎끌어모아 그거 덮고 자고 이등병색퀴는 빠져가지고 소대장옆에서 졸고있고 

    상황 진짜 짖같더라고 이등병 뺨때릴뻔했어 ㅡㅡ 

    난 통신병이라 망대기해야해서 선잠밖에 못자는데 ㅡㅡ 

    암튼 그렇게 꾸벅꾸벅졸다 본대에서 상황보고하라는 무전이와서 

    알겠다고 하고 매복중인 각분대에 무전을 날렸어.



    "현망에 수신대기중인 XXX예하 통사들 XXX본국인데 송신바람"

    치읶~ 

    그러고나니깐 각분대로부터 이상없다고 무전이 왔는데 

    3분대(각소대는 4개분대가 있어 1,2,3,분대에다가 본부분대까지)무전내용이 좀 이상한거야 

    그때 3분대에서 날아온 무전내용이 

    "현재 우리분대 좌측전방 500M지점에서 적이 몰려오고있다. 한개부대병력으로는 어림도없다."

    "탄약과 인원지원을 바란다"라고 오는거야..... 


    각분대마다 PXXK라는 조금 작은 무전기를 주거든 내가 각 분대마다 나보다 짬안되는 놈들한테 

    줬으니까 이런무전은 못날려 

    지들이 죽고싶지않은이상은 ....


    그래서 혹시 3분대장이 장난치는지 알고 

    "아~XX병장님 장난하시지말지 말입니다. 본대에서 상황 보고하라고 무전왔단 말입니다" 

    하고 보냈거든 

    근데 또 답이날아온게 

    "당소 XXX 당소 XXX 귀소측에 말한 탄약과 인원은 어찌되었나 ! 현재 참호앞 200M지점에서 교전중이다.

    속히 탄약과 인원지원을 바란다." 라고 

    뭔가 이상하잖아 ㄷㄷ 




    그래서 다시한번 각 분대에게 무전날렸지.

    근데 이번엔 3개분대가 정상으로 무전이 다온거야..

    그래서 일단은 본대에 매복중이상무 적동향 이상무 보고하고 

    3분대 통신할때 

    " 야 ㅆㅂ 방금 장난 친 새끼 누구야 !! "라고 (원래는 평어 쓰면 안되는데 본대채널이랑 소대원들간 

    채널이랑 따로 설정되있어서 본대는 못들어 ) 소리치니깐 그놈들이 쫄아가지고 자기가 

    계속 망대기하고있었고 이상 없었다는거야 .. 무전기 만지지도 않구 


    그래서 아 씨발 3분대장이 장난치고 잎막음 시키는거구나 하고 넘어갔지 . 


    그러고 나서 한 30분정도 있엇나 ?? 

    갑자기 무전이 들어오는데 상당한 잡음이랑 같이 왔었어 ....


    내용이 "야이 씨발새끼야,중대장 바꿔,빨리바꿔 이씨박새끼야 !! " 

    이게 어찌나 소리가 큰지 잠자던 소대장까지 일어나서 나를 보는거야.

    소대장이 나보고 뭔소리냐고 누구무전이냐고 막 물어보고 난 뭐라 설명해야할지 머리 굴리고 있었는데

    다시한번 무전이와 

    "야 통신병!! 빨리 XXX중대장 바꾸라고 !!!!"


    우리중대장 이름도 아니고 우리대대 중대장중에 저런 이름은 없거든 ...

    소대장이 멍하게 있다가 어디서 오는 무전이냐고 물어보는거야 

    그래서 지금 소대채널로 맞춰져 있다고 하니깐 무전기 키 낚아채더니 어떤 개새끼가 장난치냐고 막 

    뭐라뭐라 역정 내다가 무전기 분대장들이 관리하고 현시간부로 1분대부터 다시 총원이랑 이상유무 

    보고하고 장난 한번만 더치면 죽여버린다고했어.. 



    그리고 1분대부터 무전이오고 3분대 차례가 되었는데 답이없는거야 ..

    소대장이 열받아가지고 온갖쌍욕다하다가 3분대색퀴들 죽여버린다고 하면서 밖으로 나갔어

    그렇게 소대장 나 이등병 셋이서 3분대 매복지역 갔는데 

    이색퀴들이 이등병이고 뭐고 할거없이 다 자빠져 자고있는거야 ㅋㅋ 


    소대장 개빡쳐서 얘들 군홧발로 존내 밟는데 와 .... 시발 개살벌하더라 ...... 



    그렇게 3분대 얘들 자다가 갑작스럽게 줘 터지고 진정한 소대장이 방금 무전기로 장난친 새끼 누구냐고 

    3분대장 너냐고 물었어 



    그런데 하는 소리가 대박 ... 


    혹한기때는 너무 추워서 배터리가 종종 빨리달아 버리는 경우가 많거든 .

    3분대는 무전기도 일찌감치 꺼져있는거야 ... 

    언제꺼졋냐고 물어보니까 매복들어가고 얼마 안가서 나가버렷따고 하더라고 

    그럼 ? 그 이상한무전은 ?? 3분대에서 온 보고는 ?? 

    난 이해가 안가서 착각일거라고 

    3분대 무전기 체크해봤는데 진짜로 켜자마자 삐비빅거리고는 다시 꺼지더라고 


    소대장이 인제 타켓을 바꿔서 나보고 니가 졸다가 무전기 잘못 건드린거 아니냐면서 그러길래 

    내꺼 무전기 내려서 다보여줬어 채널이랑 다른 상태들. 

    당연히 정상일 수밖에없지. 나랑 소대장 둘다 얼빠진 표정으로 무전기 쳐다보고있는데 

    또 내무전기에 무전들어오더라 

    " 잡음과 폭탄 터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XXXX,XXXX지역으로 후퇴한다." 

    나랑 3분대원 10명 + 소대장이등병전부얼어서 정신 못차리다가 

    소대장이 키낚아채서 수화자 누구냐고 물어보는데도 오로지 잡음과 총성, 폭탄터지는 소리랑 같이 

    XXXX,XXX지역으로 후퇴할테니 그쪽에서 합류하자고만 하더라. 



    소대장이 작전지도 달라길래 지도 꺼내주고 좌표확인 했는데 

    와 ,..... 씨발 지금 쓰면서도 소름돋네 

    지도상에 좌표확인 하고나서 나 존나심각하게 병걸린 사람처럼 떨면서 

    소대장한테 말했어 

    "저...소대장님" 

    "왜?"

    "지도상에 좌표 XXXX,XXX 지금 3분대매복지,그러니까 지금 저희 매복하고있는데지 말입니다." 


    내말에 너나할거 없이 전부다 비명지르면서 매복지에서 뛰쳐나가고 

    나만 그자리에 서있었어. 

    왠지 모르게 두려움이 앞서면서도 슬픔이 느껴지는거야..... 

    그러다 무전이 또 들어오는데 

    "XXX당소 XXX당소 최초위치XXXX,XX에서 현위치 XXXX,XXX로 합류완료." 

    "현재 생존분대원 4명 속히 탄약과 인원지원을 바란다. 현재 파악된 적은 중공군 약 2개중대이다.

    현재 XXXX,XX지역은 중공군이 점령하였다 속히탄약과 인원지원을 바란다 이상." 





    그 무전 듣자마자 무서운거 나발이고 바로 작전지도 꺼내서 최초위치인가? 거기 좌표 체크해봤는데 

    슈발후훔휑훵 ㅠㅠ 이 미친놈의 무전기가 말한 그 최초위치가 아까 내가 소대장이랑 이등병한마리랑 

    있던 그벙커였어..... 

    그니까 우린 귀신이랑 거기서 같이있었던거지 ..ㄷㄷ 

    어쩐지춥더라 



    그때 또 새로운 무전이 들어왔어 

    지금까지 무전하던 목소리가 아닌 새로운 목소리였어 

    "현재 이 무전을 듣고있는 모든 부대에게 알린다. 현재까지 파악된 적은 중공군이다." 

    "반복한다 현재까지 파악된 적은 중공군이며 약3개연대이다." 

    " 중대규모로는 막을수 없다. 함락작전이다(잡음과 총성)함락작전이다 이 무전을 듣는 모든 부대에 알린다

    속히 지원을 바란다 적의 규모는 약 3개연대이다. 중대병력으로는 어림도없으며 함락직전인다

    속히 지원바람 "

    그리고 1분뒤 

    또 무전이 오는데 

    " 이 무전을 듣는 모든 부대에 전한다 난 1X연대 8중대장 XXX대위다. 미군들도 후퇴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중공군이 대대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8중대 총원 19명 전선을 유지할수없다." 

    " 반복한다 난 1X연대 8중대장 XXX대위다 .무전을 듣는 모든 부대에 알린다. 

    중공군이 대대적으로 개입하였다. 미군들도 후퇴하고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현재 우리중대는 괴멸상태이다 현재 8중대 초원 19명,전선을 유지할수없다.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 포위망을 뚫고 지원을 바란다. 제발부탁이다. " 


    절망적인 목소리로 XXX대위는 말했어... 

    왠지 너무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과 슬픔이 찾아왓어 

    무서운 상황을 떠나서 진짜 서럽게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 

    한참 계속 화내는 것처럼 또 비는 것처럼 하던 무전 속의 목소리가 

    무언가 결심한 듯한 목소리로 

    " 현재 우리는 포위된 상태이다. 더이상 지원은 바라지 않는다. 

    8중대장 대위 XXX (그다음 부터 여러가지목소리가 났어 )

    학도지원병 YYY

    2등중사 ZZZ

    상등병 ZSX 

    일등병 ZBH

    이상 8중대총원 5명은 옥쇄의 각오로 이곳이나마 사수하겠다. 

    현재 이 무전을 듣는 부대는 속히 퇴각하길 바라며 우리는 계속 국군의 건승을 기원하겠다.

    이상 1X연대 8총대장 XXX이하 4명.... 이상 " 


    저 무전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않았고 난 미친듯이 

    울다가 지쳐 잠든 것같았는데 


    깨보니 의무실이고 훈련은 끝났더라고. 

    군의관이 말하길 탈진에 동상으로 그랬다하더라고.. 


    소대장이랑 3분대장이 내 울음소리를 듣고 매복지로 달려왔을때 난 이미 

    쓰러져있었고 좌표지도위에 내가 잊지않겠습니다. 라고 적어놨대.. 


    그렇게 2주동안 더 의무대에있다가 상담하러오신 행보관님한테만 살짝 이야기를 하니깐 

    부대 연혁표를 보여주시던데 거기에 그사람들이름이랑 그 중대장 사진이 있더라고 .. 


    다시 주체할수 없는 슬픔과 존경심 여러가지가 내마음 속에서 샘솟아 나더라고 .. 

    참 웃기지도않지 .. 현충일때도 항상 게임이나 놀러다니기 바빳고 태극기도 한번 걸어본적 없던내가 

    뭐라고 그렇게 울었는지 .. 



    후에 의무대에서 퇴실하고 피엑스 가서 냉동이랑 먹거리 몇개 사서 부대막사 뒤쪽에 간 다음에 

    그날의 그산이 보이던 방향으로 음식 놓고 속으로 빌면서 절했어. 


    정말 당신들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고.. 이젠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고.... 



    그러고 한달뒤인가 그 일이 씁슬하게 웃으면서 넘길수있을 만 할때 

    새벽 탄약고 근무가있어서 나갔는데 그때 심심해서 FM이랑 AM 둘다 수신되는 라디오 

    들고 갔거든. FM 듣다가 지루해서 AM으로 바꾸고 이리저리 돌리다가 

    그 날의 XXX중대장 목소리를 들었어 아주 짧게 

    "고맙다..."라고 

    그 목소리듣고 혼자 똥폼잡으면서 뭘요 하고 하늘에 별을 보는데 눈가가 뜨겁더라 


    너네들 이 나라 누가 지킨 줄알지 

    그럼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번이라도 6.25때 아스라히 사라져간 국군 장병들 

    생각하고 편히 쉬게 기도나 해줘라..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1/07/17 22:04:33  218.238.***.141  이무기청년
    [2] 2011/07/17 22:13:06  123.199.***.29  sai
    [3] 2011/07/17 22:13:19  118.38.***.20  그래스호퍼
    [4] 2011/07/17 22:16:20  218.238.***.165  erlanga
    [5] 2011/07/17 22:19:49  125.142.***.157  면도날드
    [6] 2011/07/17 22:26:25  211.32.***.180  
    [7] 2011/07/17 22:34:01  118.221.***.189  비더레즈
    [8] 2011/07/17 22:49:07  58.233.***.9  
    [9] 2011/07/17 23:32:54  112.158.***.83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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