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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7359
    작성자 : 넥레기
    추천 : 5
    조회수 : 4814
    IP : 121.139.***.4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1/07/17 17:41:44
    http://todayhumor.com/?panic_17359 모바일
    펌] 새벽2시에 문열려는 귀신
    자취를 하고있던 고2 때였음. 물론 남자.
    부모님이 부득이하게 다른 곳에서 일을 하게 되셔서 나에게 서울 모처 복도식 아파트를 내주셨음.
    혼자라는 생각에 자유로움을 느꼈지만 사실 혼자 산다는 자체가 처음이라 밤마다 좀 무서웠음.
    밤되면 집에 한기가 있는 것 같기도하고.
    그리고 이사오고 난 후 부터 새벽에 꼭 한번씩 눈을 뜨게됨. 방에 붙어있는 시계를 보면 새벽 2시를 가르킬 때가 많았음.
    이러기를 반복하길 일주일 정도 됐음.


    그 날도 어김없이 새벽 2시 쯤 눈이 떠짐.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다시 자려는데 평소엔 잘 자지더니 그 날 따라 잠이 안오는거임.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있는 쪽에서 우리집 쪽으로 오는 구둣발 소리가 들리는거임.
    (방 바로옆이 복도임,게다가 침대가 그 복도쪽으로 붙어있어서 누워있는 왼쪽이 복도)
    구둣발 소리가 왠지 모르게 오싹하고 목적지가 우리집일 것만 같은 불안감에 휩싸였음.
    그런데 정말 구둣발 소리가 가깝게 들리다가 딱 우리집 앞에서 멈추는거임.
    멈추고 나서 한참을 있다가 갑자기 슬라이드 올리는 소리가 들리는거임. 
    (우리집이 번호키인데 뚜껑을 슬라이드처럼 올려서 번호를 누르고 내리면 열리는구조임)
    슬라이드 올릴 때 '삐빅!' 소리가 났음. 그리고 천천히 한글자씩 누르기 시작....
    비밀번호가 7자인데, 속으로 '제발 열지마라 ㅠㅠ제발 7자만 아니길ㅠㅠㅠㅠ'
    난 새벽에 눈뜨고 나서 그 상태로 굳어서 움직일 수가 없었음.
    혹시 움직였다가 인기척이라도 나서 밖에 무언가가 흥분할까봐 ㅠㅠㅠ (그 땐 정말 무서웠음)
     
    삑....삑.....삑......삑....삑....삑.....삑
     
    7글자가 다 눌리는거 아니겠음? ㅠㅠㅠ '제발 다음 글자도 눌러!!!!'라며 속으로 외쳤음.
    좀 망설이다가 슬라이드가 내려지는거임 ㅠㅠㅠㅠ
    그 땐 정말 아 ㅅㅂ 죽는구나 싶었음.
    그런데 삐삐삐삐삐!! 하고 비밀번호가 틀렸다는 신호가 들리는거임.
    '오 지져스 ㅠㅠㅠㅠ부처님하느님알라신 감사감사 ㅠㅠ'
    그런데 경고음이 들리기 무섭게 다시 슬라이드를 올리더니 아까 전과는 다른 속도로 누르는거임
     
    삑.삑.삑.삑.삑.삑.삑.삑 삐삐삐삐삐삐!!!!
     
    다행히 또 틀렸음.
    그러다 또 올려서 더 빠른 속도로 삐삐삐삐삐삐삑!! 누르는거 아니겠음....
    진짜 학교 갔다가 집에 오면서 장 안에 엄청난 것들이 내 몸 밖을 빠져나가기 직전 초스피드로 비밀번호를 누를 때와
    비교도 안되는 속도로 눌러 재끼는거임.
    물론 비밀번호는 틀렸음. 그러다 몇번 계속 틀리니까 기계가 작동을 안하는거임
    '아 다행이다ㅠㅠㅠ이제 못들어오는구나 썩 꺼져버려ㅠㅠ'
    이러고 한참 잠잠해졌음.
    숨 좀 돌리고 주방으로가서 물을 마시려고 침대에서 조용히 일어나는 찰나 문득 생각났음.

    '왜 구둣발 소리가 안들리지??'

    구둣발 소리가 들리지 않다는 건 아직 문앞에 있다는 걸 깨닫기도 전에
    다시 삐삐삐삐삐삐삒! 하고 번호를 거칠게 누르는거임.
    이제와서 생각해보니까 기계가 멈추고 좀 기다리면 다시 재작동하기 때문에 그걸 알고 그냥 기다렸던 것 같음.
    아오 이판사판 현관으로 달려가 문고리도 잠그고 위에 문 걸쳐놓는 것도 해놓고 침대로 뛰어듬.
    그러다가 또 잠잠해짐. 분명 기계가 멈추지 않았는데도 누르지 않는거임.
    침대로 달려가 막 이불 뒤집어 쓰는 사이에 미칠듯한 공포로 인해 버튼 누르는 소리도 안들렸음.
    '혹시....연건가?' 하는 불안감에 미칠것같았음.
    이불을 뒤집어 쓴걸 살짝 들췄음.
    이제 생각해보면 안들추는게 좋았을걸. 왜 그땐 꼭 들춰야만 할것같았는지....
    들췄는데 아무것도 없었음. 근데 머리 뒤쪽에서(침대 밑에서 들리는것처럼)
     
    '못들어 올 줄 알았지? 못들어 올 줄 알았지? 못들어 올 줄 알았지?......'
     
    소곤대듯이 여자 목소리가 들리는거임.
    그 상태로 가위라는걸 처음으로 경험했음.
    근데 그게 가위라고해야할지?  몸이 안움직이긴 했는데 이 다음부터 기억이 없었음.
    잠 들었나봄
     
    아침에서야 딱 깼음
    꿈이 아니었던게, 일어나서 곧바로 현관으로 가보니까 문고리도 잠겨있었고 위에 걸쇠(?)도 걸려있었음.
    혹시나하고 문을 빼꼼히 열고 밖을 봤는데 역시나 아무것도 없었음.
    그리고 비밀번호 누르는 곳을 봤음. 겉은 멀쩡했는데 슬라이드를 올려보고 진짜 기절할 뻔했음.
    숫자판 중에 우리집 비밀번호에 해당하는 숫자들이 칼로 긁은것처럼 마구 난도질 당해져 있는거임.
    이 기절초풍할 일을 부모님께 말했음.
    부모님은 아무래도 내가 외아들이고 그동안 혼자둔게 걱정되셨는지 바로 올라오셔서,
    얘기를 다 들려드리고 비밀번호에 난도질 당한 것도 보여드렸음.
    부모님도 놀라셔서 혹시나 그 시간대에 아파트 정문에 찍힌 CCTV가 있나 경비실에 확인했음.
    새벽 2시 전으로부터 2시간 까지 살펴봤지만 구두를 신었거나 특이한 사람은 없었음.
    결국 도어락을 새 것으로 교체했고 부모님은 몇일 계시다가 다시 내려가셨음.
    그 일 이후로도 잘 때는 좀 무서웠지만...... 점점 새벽에 일어나는 일은 없었음......
     
    그 동안 살면서 귀신 따위는 믿지않았는데 처음으로 귀신을 경험하고나서 귀신이 있긴있구나했음.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무서웠음.... 10년동안 뺄 땀을 침대에서 다 뺀듯.....



    출처 : DC공이갤 디지몬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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