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사망자(18일 기준)가 나온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를 둘러싸고 '총체적 인재'라는 지적이 거센 가운데, 당시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재난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적절한 상황 판단을 했는지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재난 매뉴얼에 따라 도지사는 관할 구역의 재난안전본부 최고 사령탑으로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소방서장과 청주시장, 유관기관과 함께 긴급구조활동 등 재난 상황을 총괄 조정할 책임이 있다. 경보 발령과 동원 명령, 대피 명령, 위험구역 설정 등의 역할이 재난 상황에서 도지사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앞서 <충북인뉴스>는 충북도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김 도지사가 오송 지하차도 관련 첫 발생 보고를 받은 때는 오전 9시 40분경이고 이때 세 명이 구조됐다고 보고 받았다'고 보도했다. 같은 시각, 김 도지사는 괴산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충북 괴산으로 향했다.
첫 번째 의문은 왜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이 지나서야 도지사에게 보고됐냐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역에선 '재난 대응 보고체계마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김 도지사가 괴산에 도착(오전 10시 50분)했을 즈음 현장에서는 행정부지사 주재로 긴급회의가 개최(오전 11시)됐다. 소방본부는 전 직원 소집령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김 도지사는 예정된 괴산 수전교와 칠성면 사무소를 차례로 방문했고, 낮 12시 10분에는 농작물 침수 피해 현장을 점검하기 하기 위해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을 찾았다.
여기서 또 다시 세 번째 의문이 생긴다. 왜 김 지사가 긴박한 현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농작물 침수 현장 일정을 고수했는가 하는 점이다. 여전히 현장 상황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거나, 일분일초가 급박하다고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 도지사가 참사 현장을 처음으로 방문한 때는 이날 오후 1시 20분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약 5시간, 첫 사고 보고 시점으로부터 약 4시간 지났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