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한글'…제정 11년만에 심판대 오른 국어기본법<연합뉴스>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 병기하는 문제로 시끌시끌했었는데, 이번에는 헌법 소원이네요..
한자 병기 혹은 한자 혼용을 주장하는 분들은 우리말의 많은 부분이 한자어라서 한자를 알아야 우리말을 더 정확히 알 수 있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도 병기하자고 주장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자 병기가 우리말을 바로 쓰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우리말에 한자어가 많기는 합니다.
우리가 흔히 한자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물론(勿論)이지, 당연(當然)히 라는 단어나 인간, 기계, 학문, 세계 등의 많은 단어들이 모두 한자어입니다.
하지만, 인간, 기계, 학문, 세계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 중 한자를 몰라서 사용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도리어 한자로 해당 단어를 써놓으면 한자를 익히지 않은 사람들이 불편하게 느끼고 의사소통에도 더 어렵게 되겠죠.
한자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하거나, 관련 서적 등을 이용해서 독학하면 되는 것이지 우리말을 더 정확히 쓰기 위해 교육 과정에 한자 배우는 시간을 추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영어문화권에서 영어를 잘 쓰기 위해 교과 과정에 라틴어가 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이미 우리말화된 한자어를 쓰는데 굳이 한자를 익히지 않더라도 된다는 것이죠.
요즘 새로운 한자어가 거의 생기지 않고, 새로운 단어는 대부분 영어를 사용하게 되는 관계로 옛 문서를 해석해야하는 직업이 아닌 이상 한자를 익히는 것은 생활하는데 별로 쓸모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에 대해서는 중고등학교 한문시간에 필요한 한자를 어느 정도 배우고 나면 사회에 나와서 사용하는 한자는 거의 익히게 되니 굳이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를 익힐 필요는 없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가급적 중고등학교에서도 한문 시간이 더 줄었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이고요.
한자를 익힐 시간에 우리말 맞춤법 교육에 더 시간을 할애한다면 '어의'와 '어이', '낫다'와 '낳다' 등 잘못된 맞춤법이 많이 줄어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