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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가 있는 동생 때문에 고민입니다.
긴 글이 될 것 같네요..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초반의 여대생이고, 제 남동생은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특수아동입니다.
남동생은 출산하는 과정에서 혈관에 문제가 생겨 장애가 생긴 케이스입니다.
장애등급은 3급이고 뇌졸증으로 인해 왼쪽 신체에 감각이 잘 없고, 왼쪽 신체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합니다.
또한 좌뇌에도 문제가 생겨 지적장애가 있어서, 현재 18살이지만 지능은 초등학생 정도에 머뭅니다.
저희 남매는 저, 위에 언급한 남동생, 그리고 중학교에 재학 중인 막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두 분 다 전문직에 종사하시고, 다행히도 남동생의 치료를 위해 돈이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저희 가족은 남동생에서 크게 호전되거나, 정상적으로 왼쪽 팔다리를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회에 나가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규칙을 따를 줄 알고, 의사표현을 명확히 하는 것만을 바랍니다. 이를 위해 복지관 같은 사회시설에 보내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거나, 물리 치료, 재활 치료도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런데 남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 여러 문제가 연달아 생겨서 고민이 많습니다.
남동생은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고등학교에 진학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이번 한해 동안 여학생들의 몸을 만지거나, 반 친구들과 싸움이 있어 여러 번 부모님께 전화도 오고, 사회봉사 처분도 받았습니다. 게다가 사춘기가 오는 건지, 집에서도 전혀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입니다.
부모님 서랍을 뒤져서 인터넷 사이트에 자동결제를 연결해 놓거나, 냉장고를 뒤져 카레 원액이나 커피 가루를 그냥 먹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계속합니다. 올해 초까지는 이런 행동들을 관리하기 위해, 이모님을 고용하여 집에서 같이 있게 해왔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부터 남동생이 이모님께 너무 버릇없이 굴고, 축구공 같은 특정 물품을 사달라고 하거나, 결국에는 본인이 이모님께 귀찮게 굴지말고 오지말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이모님을 고용하지 않고, 부모님이나 제가 귀가를 일찍하는 식으로 관리를 했습니다.
원래도 가족들과 의사소통이 잘 되는 편은 아니였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행위를 하지 말라 좋게 이야기하고, 알겠다는 대답을 받아낸 몇 시간 후에 똑같은 행동을 합니다. 그래서 좀 더 엄하게 혼내면 하루 뒤에 똑같은 행동을 합니다. 손지검을 하며 하지말라하면, 울면서 안하겠다 하지만 또 다시 합니다. 하면서 이 상황이 거의 8년 간 쳇바퀴처럼 반복되니 부모님도 저도 지치고, 남동생은 그저 자신을 괴롭힌다고만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더 한것이, 부모님이 너 왜 그런 행동을 하니라고 물어보면 무시하거나 작게 욕을 중얼거리고 자리를 피합니다. 언성이 높아지면, 부모님께 시끄럽다고 소리치거나, 경찰서에 신고하겠다고 하거나, 집을 나가겠다고 짐을 쌉니다. 이런 행동을 보면 확실히 자신 주변 상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보입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부족한 거 없이 먹이고 키우고 한달에 백만원은 거뜬히 나가는 치료도 해왔는데 이러니 정말 스트레스가 심하십니다.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구토를 하실 정도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고통을 받고 계십니다.
제 입장에서는, 부모님께서 평생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몇 년 후면 은퇴를 할텐데 그때에는 어떻게 이 아이를 해야할지 고민입니다. 제 눈에도 부모님께서 점점 아픈 곳도 늘어나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어하는게 너무 잘 보이니깐, 남동생을 가정에서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같이 있을 수록 서로에게 악영향만 끼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첫째라서 이런 부분에 대해 부담감도 있고, 제가 돈만 많이 벌 수 있다면 그 돈으로 시설에 맡기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그런 전문적인 시설도 흔치 않고, 비용도 어마어마하게 나갈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남동생이 고등학교를 잘 졸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졸업한다 해도 집안에서 아무것도 안하는 채로 생활할 것 같습니다. 남동생 말로는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고 하는데, 재활 훈련도 제대로 참여하지 않아 점점 왼손을 거의 못쓰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런 동생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오늘도 동생과 부모님이 한바탕한 탓에 우울해서 글 좀 끄적여 봅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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