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휴학을 하고 운동과 알바에만 전념하던 스무살 초반의 속칭 클럽'기도'를 몇달 간 하고 쓰는글입니다.
지금도 가끔 펑크나면 형들이 불러서 용돈도 벌고 세상구경도 하고 그래요.
1편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total&no=13965486&page=1
1.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
찰나같았던 첫 연애를 너무나 아프게 보냈음. 벚꽃을 보러가자던 그녀는 만우절에 이별통보를 했고 그 당시 알바하던가게 사장님께는 죄송하지만 출근도 하지않고 아무것도 먹지않고 사색에 잠겨 벽을 보고 있는다던지 무작정 길거리를 거니는 것이 일상다반사였음. 한 보름즈음 되었을까 수영선수를 했었고 항상 몸만드는것에 관심이 많았는데 거울을 보니 목적잃은 눈동자에 몸은 앙상했고 부모님도 이런나를 보는것이 안타까웠는지 카드를 주시며 필요한것은 모두 하라고 하셨음. 일도 안하겠다, 당장 동네 헬스장에서 하루 두번 이용할 수 있는 회원권을 월 15만원에 등록했음. 신기하게 의욕이 없었다가도 당장 손에 뭔가를 들고 하나에만 집중하다보니 머릿속이 정화되는 느낌이었음. 하지만 씻으러 가는 길에는 다시금 수면위로 떠 올랐고 심했던날은 목욕탕 화장실에서 휴대폰을 붙잡고 오열하기도 하고 그랬음. 눈물과 콧물의 토출압력이 유난히 높았던 날이 있었는데 화장실 옆칸에서 누군가 두드리더니 ' 야 니 우나?' 친구의 통화를 들은듯이 굵직한 목소리로 ' 남자인생에 원래 여자는 없어 나와' , 아마도 내가 어리다고 생각한게 친구한테 갓난애기마냥 하소연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코를 흥하고 부은눈으로 밖에 나가보니 헬스장에서 큰덩치에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도도 그자체 트레이너 였음. 자기도 그럴 때 있었는데 그럴땐 어깨 황철순(징맨) 루틴하면 그런 감성따위는 생각도 안나고 입으로는 날숨과 처절한 욕들만 나온다고 하셨음. 다음날 운동 배우고 밥숟가락도 못듬. 그 형과 같이있으면 하루하루가 행복했음. 마감 도와드리고 마치면 고기를 사주면서 하드 트레이닝의 보상을 주셨음. 마치 아끼없이 퍼주는 초보자용 npc마냥 바라는것은 없었던 것임. 그러던 와중에 주말에는 뭘 하냐고 물으셨고 클럽에 가드로 출근을 제의 받았음. 단촐한 인생만 살았고 클럽은 스무살 호기심에 한번 가본것을 제외하면 없었기 때문에 흔쾌히 승낙했음. 보통은 유도선수 처럼 백키로가 넘는 거구들이 근무를 하지만 나는 깍두기 같은 존재였음 180에 75키로 정도 나가는 일반인. 아마 그때 이 형이 아니었더라면 지금의 트레이너 생활이나 흡인력, 즐거운 인생은 아직 가지지 못했을 것 같음. 그래서 요새는 돈을 벌면 옷도 사드리고 신발도 사드리고 주말마다 시간되면 찾아뵙고 그럼. ~.~
2.무서울게 없었던 어린놈의 조폭
클럽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게 민짜(미성년자)들을 색출해내는 것임. 부주의로 들여보냈다가 적발되면 가게 손해가 막심함. 물론 신분증 확인은 카운터에서 하지만 여차저차 상황이 안좋아지게 되면 우리 가드들은 눈치를 봐야함. 한 날은 팔에 용을 휘감은 손놈이 민증 자기것이 맞다고 카운터에서 개아리(반항?) 틀고 있는것임. 내가 상황 정리하러 내려갔을때는 클럽에 이사? 정도 되시는 눈빛 무섭고 항상 크롬하x 모자 쓰고 계시는 분이 눈을 부라리며 ' 니 어디 생활이고?' 하며 딱봐도 이 조폭 같이 생긴놈들의 가문을 여쭈었음. '광준데요 와요' 하며 여전히 가슴을 내밀면서 받아치는 놈들을 보고 더 개기면 내가 직무유기로 질책을 받을거 같아서 나가서 얘기 하시죠 하며 끌고가려던 찰나 이사님이 휴대폰을 꺼내고는 있어보라며 어디 전화를 거는 거임. 팀장님이라면 내가 불러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니들 xxx 아나? 위에 누구고' 하시자 애들이 사색이 되기 시작했음. 서로 아이컨택하면서 x된 걸 직감한듯이 '예 압니다'하고 극 존댓말을 쓰기 시작했음. 이사님이 따라오라고 데리고 나가시고는 그날 마감까지 안들어왔는데 후에 듣기로는 이 사람도 광주에서 생활했던 사람이라서 좋게... 마무리 했다고 들음.
3. 저 여자친구 있어요.
그나마 젊은 친구들이 오는 클럽말고 그 당시 힙합클럽에는 삼십대 초반까지도 춤추러 오고 그랬음. 삶의 경력이 그윽하게 묻어나는 누나들은 vip손님이라 입구에서 나를 거치지 않고 스태프를 통해서 바로 들어감. 새로운 가드가 와도 모를 뿐더러 다들 한인상 하시는 행님들이라서 다들 별 관심이 없음. 때때로 실내 근무를 서는 시간대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형(처음보는 손님)이나 누나(역시 처음보는 손님)들은 테이블에 앉아서 술한잔하라고 골리곤 했음. 가드가 술한잔 했다는 소문이 나면 나는 물론이고 팀장부터 나를 추천한 형들까지 내리갈굼 당하는 거임. 무조건 거절해야됨. 그래도 예쁜 누님들이 말 걸어 주시면 일할맛 났음. 나에대해 되게 많이 궁금해 하셨던 누님이 있는데 정말 연예인 뺨칠정도의 패션감각과 이목구비를 가지고 계셨음. 우퍼가 울려대는 와중에도 서로의 귀를 감싸며 몰래몰래 얘기를 나눴고 내 심장은 우퍼보다 더 요동쳤음. 스물 한살이라는 말에 어린 시바견을 보는듯한 눈으로 웃으면서 나를 쳐다보셨음. 속으로 '연상연애는 어떤 느낌일까' 하며 갖가지 망상을 떠올렸음. 그 날의 마지막 로테이션은 카운터 옆이었음 5시 반 쯤 마감할때가 되면 입구가 아닌 카운터에서 근무를 섬. 그 누나도 스태프들과 쇼파에 앉아서 2m정도 떨어진곳에서 얘기를 하면서 이따금씩 나를 쳐다보며 새로온 가드냐는 둥 내 얘기가 들렸음. 그냥 좋았음~.~ 마감 전 그시각 각종 타입의 꽐라들이 지나갈 때였음 . 머리가 산발인 한 여자가 나를 게슴츠레 밑에서 올려다 보면서 여자친구가 있냐고 물음. 있다고 했음 이상한 미친여자와 꿰이기 싫었음. 반쯤 정신나간듯한 눈빛에 화장은 다 떠서 조금 무섭기 까지 했음. 오늘은 한번도 말을 섞어 본적이 없는데 '아까는 없다며.. 없다면서~ 없잖아~~' 말 대답하면 더 안좋아질까봐 침묵을 지키는 와중에 아까 그 누나가 내옆에 팔짱을 끼고 섰음. '있네에?' 그러고는 열리는 문이 아닌 닫힌문과 실랑이를 하다가 나감. 멋쩍게 웃으며 누나에게 이상한사람 정말 많다고 말을 나눴음. 마감이 몇분 안남으면 위에서부터 손님에게 마감시간 고지를 해야하기에 형들이 교대 근무를 해주러 내려왔음. 근데 옆에 누나를 보고 형수님이라길래 '누구? 누가 누구 형수지?'하던 찰나 내옆으로 행님이 걸어오시더니 '일을 하랬더니 우리OO 여기서 노닥 거리고 있네~?' 하고는 내 목덜미를 잡았음. 물론 마감이라 경계가 좀 풀렸으니 장난치시는 거라서 같이 웃었음. 근데 뒤에 있던 헤드스태프가 '둘이 잘 놀드라 xx야(행님이름) ' 하고 카운터에서 나와서 나누는 누나와 스태프 그 둘은 사적인 대화를 나눴고, 내가 둘이 연인사이라는걸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ㅆㅂ 사랑했다...
글 솜씨가 좋지도 스토리가 재밌지도 않습니다ㅎㅎ 어릴때 생각나서 그냥 써보는 거에요 하루하루가 색다른 경험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