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본질적으로 다른 나눔들과 그림나눔의 차이점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수요대상의 차이입니다.
옷이나 기타 나눔품목들은 나눔을 한다해서 "아 나는 나눔받으면 될거 옷을 왜사?" 이러진 않죠? 옷의경우엔 필수 의식주중 하나기에 몇몇사람이 무료나눔을 한다하더라도 수요량이 차고 넘치기에 사람들은 옷을 구매하죠. 나눔은 또다른 이벤트정도로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그림은요? 그림에 대한 일반인의 수요량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무료그림을 그려주는 사람의 공급량이 수요량과 별 차이가 없다면요? 점점 무료그림에 대해 익숙해지고 당연시 여기게 되는 최악의 경우까지 상상해볼수 있어요.
사실 그림의 가치에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아직까지 좋다고 하진 못하죠. 당장에 예술게시판에 가끔 올라오는 "그림좀 그려주세요. 작업좀 해주세요" 같은 글들만 봐도 알수있잖아요.
아니, 당장 주변분들에게 그림이라는 매체를 돈주고 살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면 쉽게 답이나오죠.
아마추어건 프로건 인터넷이라는 공개된 장소에서의 그림의 재능기부는 그림의 가치에대한 일반인들의 의식저하를 부추기는 윤활유같은 존재가 되버릴겁니다.
생각해보세요. 당신은 그림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아마추어 한분이 연습삼아 그림을 공짜로 그려주겠답니다. 혹은 디자인 작업물을 공짜로 해주겠답니다.
그래서 신청했더니 얼씨구나 당첨되서 그림을 받았어요. 딱히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공짜로 그려준다니 받긴 받았습니다.
관심은 금방 사그라들겠죠. 그러다 당신은 우연히 한 동호회에 가입했습니다. 동호회 마크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업체를 알아보려던 찰나에 그림을 나눔받은게 생각이 납니다.
공짜로 그려주는사람이 천지인데 과연 비싼돈주고 구매하고싶을까요? 작업자의 실력, 노력, 시간등 비싼이유가 있는데도 말이죠. 돈주고 맡기기전에 무료로 할방법 없나 한번 더 생각해볼지도 모르죠.
나눔신청을 하진 않았지만 나눔글을 보게된 사람들도 마찬가지일겁니다.
나는 아마추어잖아. 재능기부도 하고 내 실력도 키우면 늘리면 좋지~ 좋습니다. 하지만 공개적인 장소에 꾸준한 나눔은 나눔을 받았건 안받있건 나눔글에 노출되는 사람들의 무의식속에 매체에대한 가치가 낮아질수 있죠.
현재 일러스트나 디자인등의 업계는 사실 일반인고객은 별로 없어요. 회사들이 주로 디자이너들의 작업물을 구매하죠. 주변에 디자인하는 친구분들 있으면 한국의 디자이너들에대한 처우는 들어보셔서 알겠죠.
그런 한국에서도 꽤 비싼돈을 주고 작업물을 사갑니다. 일반인분들은 그런 작업물을 살 필요성을 사실 느끼지 못할겁니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니까요.
하지만 언젠가는 인식이 바뀌고 개인들도 그림이나 기타 작업물들을 여가생활로써 즐기게되는 날이 올지 모릅니다. 그건 예술계의 발전으로 이어지겠죠. 하지만 그런 인식이 생기기도 전에 위와같은 이유들로 하여금 그림의 가치가 낮아지면 분명 걸림돌이 될테죠.
확실한건, 공짜로 나눔받은 그림보단 돈주고산 그림이 당신에게 더 큰 가치로 여겨질것이라는 점입니다.
솔직히 앞서말한 경제논리를 다 치워버리고 단순히 그림에 목숨걸고 살아온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내가 이정도 그림을 그리는데 공들인 시간과 노력이 얼만데.. 저사람은 그 가치를 뭐라생각하는거지?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라고 생각할수도 있어요.
심지어 그 사람이 그림을 취미정도로 여기시는 분들이라면 "그림을 우습게 생각하나?" 정도까지 생각할수도 있을것 같아요. 저야 그분들의 마음을 어디까지 헤아릴수 있을까 싶지만 저라면 그럴수도 있을것 같으니까요. 물론 그분들이 정말 그림을 우습게 생각하고 그러는건 절대 아니겠지만요!
정말 그림그리기를 사랑하고 잘그리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한 사람이라면 이벤트성으로 자신의 작품을 아무나 가져라! 하고 뿌리진 않겠죠. 벽화활동과 같은 봉사활동과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취미로 그림을 그리시는분들은 그림의 목적이 어디있건 제 3자가 뭐라 참견하는건 오만이겠죠. 그림쟁이 분들에 대한 작은 배려정도의 의미로 이런 공개된 장소보다는 지인들과 나누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