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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살이 되어 두번째 사랑을 했다.
첫번째 사랑은 전 아내였고, 실패로 막을 내렸다.
한곳에 집중하면 다른 것이 안보이는 답답한 나는 아마 사랑을 하면 안되는 사람인가 보다 라고 생각되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온 두번째 사랑인 너는 무려 나보다 열살이나 어렸다.
불장난 처럼 시작된 사랑에 나는 살아갈 의욕도 샘솟고 다 타버린 줄알았던 에너지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고맙다.
내게 사랑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기에 그 깨달음을 주어 고맙다.
사랑의 시작에서 내가 과거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고, 두 자녀의 아버지임을 알면서도 받아주었어서 고맙다.
보수적인 가정환경 속에 나와의 결혼은 가정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나를 그대 곁에 오래두어 고맙다.
답답한 성격에, 센스조차 없는 남자에게 사랑한다 속삭여 주어 고맙다.
알지도 못했던 뮤지컬 캣츠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고, 그리자벨라 고양이의 이름을 딴 벨라라는 고양이를 선물해주어 고맙다.
아마도 그 벨라는 당분간이라도 너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 같아 약간은 안심이 된다.
곧 있을 특별한 날 너와 함께 하기로 했지만 우리의 만남이 여기까지 일까 두렵다.
동시에 너의 상황과 나의 모자람은 더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내 고막을 찢어 발긴다.
함께 한 주꾸미 낚시는 내 인생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기억이 될 거다. 그런 추억을 선물해 주어 고맙다.
몇일이 걸릴지 몇년이 걸릴지... 아니면 영원히 오지 않을지 모를 너의 연락이 온다면 다시 또 고맙겠지만...... 나는 다시 욕심과 양심의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해야겠지.
아마 그리고 난 그 욕심을 못이길 거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너에게 사랑은 비효율이라고 말했지만.......
결국 나만의 바람으로 끝날 것 같다.
나에게 잊은 줄 알았던 사랑을 알려주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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