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장기의 아이라서 조금 더 지켜보긴 해야 하지만 해루는 그냥 심장이 좀 큰 아이일 확률이 많다.
(그 말을 하시면서 "사람들도 왜 머리 큰 사람도 있잖아요" 라고 비유하셔서 허허)
폐쪽에 문제가 있긴 한데 폐렴은 아니고 단순 염증이나 천식. 그나마도 문제가 될 정도로 심하지도 않다.입니다.
80만원 안내를 받아서 오늘 아침까지도 왜 이 놈은 이렇게나 몸값 비싼 놈이란 말인가 한숨쉬며 갔는데
검사비가 약식 심초음파 + x-ray 3장 해서 예상 가격의 반도 안 되는 가격이 나왔습니다.
급 화색이 돌아서 포기했었던 특가 네일세트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무래도 기본 단가가 약간 있는 병원이다 보니 참.........좋습디다.
사실 해루한테 워낙 병원비를 쏟아붓다보니 오늘 진료비 정도는 전혀 안 비싸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_-
일단 예약을 좀 널널하게 받는 편이다보니 바로 진료실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인 고양이 대기실은
1인실처럼 쓰게 되어 있습니다. 그 대기실에서 고양이 풀어두는 것도 가능합니다.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고 원하면 모래를 채워준다는 걸로 봐서는 애 하나 올 때마다 비우고 채우고 혹은
화장실을 번갈아가면서 쓴다 정도가 추측됩니다.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본 화장실과 제가 오늘 본 화장실이 다른 걸 보면
아마 화장실을 몇 개 구비해두고 씻어가며 쓰는 거 같습니다.
전 혹시나 싶어 화장실은 사용하지 못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대기실과 진료실 로비대기실 모두 산소방 가능한 시스템인 듯 합니다.
확정형이 아닌 것은 대기실에서 돈 생각을 하면서 떨었기 때문 해루랑 논다고 바빠서
주변을 자세히 살펴볼 겨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기실에서 2장의 차트를 받는데 아이의 성격,털색,눈색,먹이는 사료,등의 세세한 정보를 적습니다.
진료실로 들어가면 아이의 진정을 위해 불을 끄고 진료를 합니다.
그리고 이동장에서 아이를 억지로 끄집어내지 않고 나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물론 해루는 계속 나오지 않았고 저희도 마음이 조급해서 억지로 꺼냈습니다만 이런 의사분은 처음 봐서 좀 놀랬습니다.
그리고 위로 뚜껑을 열 수 있는 이동장이 좋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저희가 쓰는 해루용 이동장은 우겨넣는 형태라서 최악의 이동장인걸로-_-;;
진료도 이동장에서 나온 아이가 진정되기를 기다려서 시작합니다.
진료실에서 이동해 심초음파를 찍을 때도 불을 켜지 않으며 의사+보호자+간호사 2인 조합으로 찍습니다.
사람 귀에 안 들릴 정도의 귓속말 수준으로 의사와 간호사간의 대화가 오가며
아이가 놀라지 않게 사람 그림자의 방향까지 조절을 합니다.
심초음파 찍을 때 알콜을 털에 묻혀서 적시는데 그걸 말리는 시간도 따로 주어집니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해루는 잠을 자거나 의사분 손에 쥐어져있는 볼펜을 발로 치는 등의 풀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평소에는 굉장히 신경질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거든요. 사진에서처럼 풀어져 있지 않아요.
하긴 4개월 3주령 아이가 벌써 병원을 몇 번 갔어요..싫을만도 하겠죠.
코에 묻은 건 심초음파 하면서 간호사분들이 진정시키려 아이에게 먹였던 추르자국입니다.
으르렁거리면서도 찹찹찹찹 다 먹어서 간호사분들을 웃게 만들었지요. 몇 번 더 짜주심.ㅡ,.ㅡ;;
그리고 제일 인상깊었던 점. x-ray기계가 겁나 좋아요! 완전 크고 완전 선명함! 그거 보고
헐.대박. 다른 병원사진이랑 육안으로도 완전 비교돼..이런 생각하고 있는데
의사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이거보다 더 좋은 x-ray없습니다 라고.
와 진짜 이 x-ray는 정말 눈으로 보셔야 되는데.
해상도 정말 쩔어요. 그냥 그 한 마디로 다 표현이 됩니다. 쩜.
x-ray를 3장 찍고 애매한 부분이 보여서 의사분이 미국수의사와 같이 논의해본다고 하시더군요.
미국에서 제일 권위있는 분인데 요새 할 일 없는지 사진 유료컨설팅하시더라면서 -_-;;;
병원에서 맨날 들은 건 저희 담당교수님께 여쭤볼게요 정도였는데
갑자기 미국 유료컨설팅이라는 급이 다른 얘기 나와서 놀랬습니다.
그리고 검사는 과잉진료와는 정말 거리가 멀고 치료노선도 장.단점을 다 설명하고 보호자에게 선택을 맡기는 편입니다.
저는 해루에 한해서 얘가 아프면 전전긍긍하며 과잉검사.과잉투여를 하는 성향이 조금 있어서
검사와 약의 투여 여부는 저보다 이성적인 우리 서방이 결정했습니다.
세세한 건 지금 피곤한터라 대충대충 썼는데 오늘 느꼈던 점은 아 고양이한테 이 정도의 배려라니 정말 돈이 좋구나.
부자들은 이래서 돈에 더 욕심을 내는구나.라는 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