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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aseball_17211
    작성자 : 받침돌
    추천 : 5
    조회수 : 1142
    IP : 180.231.***.130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2/03/01 22:08:28
    http://todayhumor.com/?baseball_17211 모바일
    야구에 관한 실화 몇가지...
    1. 본인은 야구규칙도 다 모름...
    제일 기본적인 것들- 점수내는 법, 공수교대 등 -은 알지만
    이닝이나 병살타같은 용어는 생소하고
    방어율도 어느 정도가 대단한거고 평균인지 그런 것도 모름.
    야구경기 즐겨보거나, 야구 게임 하는 것도 없음.
    가장 최근에 야구 관련해서 한게 전공수업에서 프로그래밍 코드 짠거...(세자리 숫자 입력해서 맞는 갯수에 따라 스트라이크나 볼로 알려줘서 숫자 맞추는 게임 코드. 예를 들어 답이 486인데 384입력하면 1스트라이크 1볼 이런 식으로 알려주는거...)
    근데 야구 좋아하는 사람이 어느 팀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롯데 자이언츠라고 답함.
    부산 출신이라 주변 사람이 다 롯데 팬이라서...
    아직도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어느 경기에서 류현진이 쩌는 경기력을 보여주니
    누군진 모르는 다른 반애가 우리반와서 폰으로 경기보다가
    "아 미친돼지새X X나 잘해."라고 외침.
    난 아직도 류현진 얼굴만 보면 미친돼지가 생각남.

    2. 우리 아버지도 야구 별로 안좋아하심. 규칙 정도는 다 아시지만.
    그래서 우리 가족은 야구 좋아하는 사람 없음. 자주 봐야 좋아하고 말고 하지...
    근데 우리 사는 곳이 부산. 즉

    친구도 롯데 팬, 아는 선배님도 롯데 팬, 후배도 롯데 팬, 선생님도 롯데 팬, 편의점 알바도 롯데 팬,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어느 팀 좋아하냐고 물으면 롯데 팬임...

    화단 청소하던 중 아직 결혼 안하셨던 여선생님 두분이 열심히 이야기하면서 지나가시길래 뭔 얘기하시나 들어봤더니 전날 저녁에 한 롯데 경기내용에 관한 이야기였을 정도...
    2008년 쯤 부터 좀 심해졌다고 생각됨.
    내가 살던 곳이 좀 심하던 건진 모르겠지만 진짜 주변사람이 거의 다 야구 안봄 or 롯데 팬이라서
    고등학생 시절엔 롯데가 가장 대단한 팀인줄 알았음.

    3. 롯데 팬인걸 떠나서 야구 자체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WBC때는 야구 이야기밖에 안함.
    친구들 중엔 야구 안보는 사람이 나 말곤 두어명밖에 더 없었는데
    2009년 WBC때 다들 야구 이야기뿐이라 우린 대화에 끼질 못했음.
    그렇다고 셋이서만 다니거나 한건 아니고, 같이 다니긴 하는데 말을 못함 ㅋ.
    결국 그 중 한명은 야구를 열심히 배워
    불과 몇 일만에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갔지만.
    지금도 그 친구 생각하면 그 노력으로 공부했으면 지금 쯤 SKY쯤은 간단했을꺼라 생각됨...

    4. WBC때... 장난 아니었음.
    대화 주제는 모두 야구 뿐.
    롯데 팬이기 전에 야구 팬이기 때문에 국제경기는 엄청난 관심거리.
    수업시간도 얄짤없음.
    특히 일본과의 경기는 말도 못함.
    일본하고 두 번쨴가 세 번째 경기를 하기 이틀 전
    수학 선생님이 갑자기 숙제를 잔뜩 내주심...
    이건 너희들을 위한거다라시며...
    그 날 수업이 시작되자 약 5분동안 숙제검사와 응징이 가해지고
    10분동안 수업진도를 나가심.
    그러고는 다들 야구봤음...
    다른 반들도 그랬는지 수업시간 한 절반쯤 지나니까
    복도를 통해 탄식 또는 함성이 똑같이 들려옴...
    참고로 우린 고 3.

    5. WBC 결승이었나...
    기억이 잘 안나는데 일본한테 아슬아슬하게 결국 진 경기.
    그건 아예 수업도 제대로 안하고 야구봄.
    대신 경기 끝난 다음 날들 수업 진도 팍팍 나감.
    오전 수업들은 그래도 한 3,40분 수업하고 나머지랑 쉬는시간 칼같이 야구봤는데
    점심 먹고 나서부턴 수업이 안됨.
    애들이 점심먹고난 후인 5교시 수업에서
    아무도 졸지않고 수업듣는거 내 평생 처음보는거같았음.
    한 10분 수업하고 나면 야구보니까...
    비록 진 경기여서 아쉽긴 했지만
    이 때만큼은 나조차도 집중해서 경기 봄.
    그래도 기본적인 규칙은 아니까...

    6. 한 번은 야자 1교시 때 롯데 경기가 있었는데, 나는 잘 모르지만 꽤 중요한 경기였었음.
    애들은 궁금해 미치겠는데 야자 감독 선생님이 야자 시작하니까 다들 조용히 있으라 하시고는
    복도에서 폰으로 경기 관람하심...
    그 때 반에서 실시간 중계 볼 수 있는 폰을 가진 애가 두어명밖에 없었는데,
    우린 야자때 자리 옮기면 혼나기 때문에 걔 + 걔 주변 8명만 몰래 보고 있었음.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한 반에 36명인데 18명이 그걸 봤으니
    그래도 한 절반은 보고 있던거...
    근데 공수교대시간에(...) 선생님이 기습적으로 문을 열고 들어오셔서
    두명 다 폰을 빼앗김.

    7. 우리 학교는 공립인데 동문들이 좀 쎄서 지원 많이해줌.
    나도 나중에 취직해서 돈 많이 벌면 고등학교엔 좀 많이 줄 생각...
    일단 그래서 각 반마다 TV가 있었음.
    꽤 큰 TV긴 한데, 문제는 없는 것보단 나은데 쓸 데가 거의 없다는 것.
    아침조례시간 방송 같은 것도 TV로 하긴 귀찮다고 스피커로만 방송함.
    결국 TV는 거의 쓰지 않고, 어짜피 학교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나오는 채널도 별로 없어서 애들도 잘 안씀.

    근데 야구하잖아...
    롯데 경기가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 있으면
    그날 우리는 밥먹으러 급식실 안감...
    그 전 쉬는시간에 빵사놓고 야구 보면서 대충 때움.
    나는 그런 날이면 행복했음.
    급식실이 휑해서 훨씬 조용한데다가 사람이 적어 반찬 밥 팍팍 퍼줌.
    물론 조리사분들도 급식실에 걸린 TV 보면서 밥 퍼주심.
    근데 수업시간이나 야자시간에 야구하면 볼 방법이 없으니 애들은 甲甲했음.
    일단 반에서 야구 볼 수 있는 두명이 폰을 뺏기고 나니까
    애들이 야구 경기가 궁금해 미칠려함.(물론 나 빼고. 근데 나도 공부는 안하고 있었음.)

    8. 결국 선생님이 5회말 짧은 탄식을 내뱉으시더니 다른 반 감독하러 가시는 걸 보고
    우린 TV를 쓰기로 결정.
    TV는 나무로 된 커다란 미닫이 책장같은것 안에 들어있는데
    이 미닫이 문과 TV 각도를 조절하면
    옆이나 복도쪽에서 보면 안보이게 됨.
    대충
    ----------------------------------------------
    | T  V |                                    앞
    |      |            | 교 탁 |               문
        ■  ■    □  □    □  □    □  □    |
        ■  ■    □  □    □  □    □  □    |
    창  ■  ■    □  □    □  □    □  □    |     복
    가  ■  ■    □  □    □  □    □  □    |     도
        ■  ■    □  □    □  □    □  □    |
                                                뒷
                                                문
    이런 구조... 여기서 ■이 TV가 보이는 자리고 □가 안보이는 자리.
    즉 저 10자리가 특등석으로, 야구를 볼 권한이 주어져있었음.

    일단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저 자리들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고,
    가까스로 자리들이 정해짐.
    나는 원래 창가쪽이었는데 복도쪽으로 강제이주됨.
    창가자리를 놓친 몇몇은 결국 야구를 보러 교실을 탈출해버림.
    다시 한번 말하는데 우린 고 3.

    9. 그렇게 한참 즐기던 중 다른 선생님이 갑자기 뒷문으로 들어오심.
    재빨리 제일 앞자리에 앉은 애가 껐는데도 들킴.
    알고보니 다른 반에서 우리랑 똑같이 하다가 걸린 거.
    일단 전부 혼낼수는 없으니 벌받지는 않았는데
    TV문 닫아놓으라고 하심.
    그러곤 다시 교무실로 야구 보러 가심...

    10. 결국 TV도 볼 수가 없게됨.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는 4명이 또 다시 탈출함.
    남은 애들도 공부는 못하고 문자로 현재 상황을 주고받음...
    그러던 중 반에서 몸집 좀 작은 애 하나가 갑자기 TV 문을 열더니 TV를 킴.
    그러고는 TV를 책장 내에서 최대한 안쪽으로 밀어넣더니
    거기 들어감...
    그러고 문 닫아달라 해서 닫아줌.
    걔는 결국 야자 끝날때까지 야구 실컷 봄.
    나는 내 원래 자리로 돌아가 앉아있었는데
    계속 책장 속에서 경기내용 소리가 들려옴.
    앞에 앉은 애들은 또 그거 들으면서 일희일비.
    경기내용을 말로만 주고받으면서 토론까지 함.
    물론 조용히 말하긴 하는데 근처 자리에선 다 들림.
    결국 난 맨 뒷자리로 이동.
    근데 공부는 안함.
    그날 TV를 거의 끌어안고 본 그 녀석은
    시력과 정력에 큰 손실을 입었을 거라 생각됨.
    아 물론 성적에도...

    11. 고3시절이 끝나고
    수능끝난 고3이라는
    말년병장에 가까운 잉여라는 시절이 왔을 때(군대 아직 안간 나로선 잘 모르지만 들리는 말이 그러니...)
    나는 오유랑 디시를 시작함.
    그러고는 꼴데 꼴리건이라는 걸 알게 됨.
    그걸 보고 한동안은 야구 어느 팀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그냥 야구 안본다고만 대답하게 됨.
    그러나 지금은 그냥 롯데 팬이라고 말함.
    롯데 팬이라고 다 꼴리건은 아니란 걸 아니까.
    그리고 가끔 좀 심하긴 해도 사람들이 그 정도로 열광하는 걸 보면 그리 나쁘지는 않게 생각됬음.
    근데 이것만 말하면 돌아오는 답이 8888577임.
    최근에야 이거 뜻을 알게되고, 애들이 왜그렇게 고등학생 시절에 열광했는지 깨달음.
    뭐 야구 그리 좋아하지는 않은 나로선 별 타격 없음.
    받침돌의 꼬릿말입니다
    참고로 야구 경기 실제로 보러 간건 두어번 뿐.
    기억나는건 파울볼 잡은 어떤 군인이
    아주라! 아주라! 하는 소리 듣더니
    밖으로 도망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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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01 23:28:39  222.119.***.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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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2/03/02 00:08:28  221.139.***.36  
    [4] 2012/03/02 00:26:20  114.207.***.133  
    [5] 2012/03/03 02:45:48  118.176.***.107  넥센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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