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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굳이 글을 새로 쓴 이유는 너무나도 감사하게도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쓴 글에도 답글이 달렸습니다. 저랑 생각은 좀 다르신 것 같은데 막상 일일히 덧글을 달려다 보니까 싸우자는 건가? 공격적인건가? 이런 느낌을 드릴것 같아서 그냥 새로 글을 썼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전 그냥 이과입니다. 아 이과긴 한데 생각해보니까 방송대 법대 편입후 졸업도 했으니까 대충 반 이과일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왜 종교가 태생적으로 보수적이라고 생각할까요.
종교는 처음 생겼을 때는 모든 종교가 정치적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종교가 생기는 것과 세상으로부터 선택받고 변형되어가는 과정은 분명히 다르다고 봅니다. 처음 기독교가 나왔을 당시는 아마 짧은 시간 동안은 시대정신을 앞서가는 사상이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로마 황제에 의하여 로마 철학자에 의하여 후에는 각종 왕과 교황 황제 영주에게 유리한 점을 제공하지 않으면 유지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사회계약론으로 유명한 철학자가 홉스, 로크, 루소가 있습니다.
홉스는 누구나 알다시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가를 만들고 계약을 통해 왕에게 모든 권력과 폭력을 일임했다고 합니다. 로크도 비슷합니다만 자연상태를 바라보는 차이가 있죠. 그렇게 자연상태가 투쟁적이지는 않다는 것. 물론 국가를 형성하는게 아주 이롭지만 인간은 투쟁만 하는게 아니라 서로 돕기도 한다. 그러므로 왕이 잘못하면 왕을 끌어내려서 다시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루소도 비슷합니다만 자연상태를 평화롭고 자유로운 상태로 바라봅니다. 그러므로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죠. 이 차이는 이 학자들에게 누가 스폰을 했느냐가 중요한 팩터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홉스는 청교도 혁명전 신의 권위가 떨어져 덩달어 떨어진 왕권신수설을 대체하기 위하여 왕으로 부터 스폰을 받았고, 청교도 혁명 이후 실각하여 파리로 망명합니다(당시 왕당파는 파리로 망명하는게 유행이었나 봅니다), 반대로 로크는 귀족들에게 스폰을 받습니다. 이후 왕권 복고 운동이 벌어지자 암스테르담으로 망명합니다.(당시 귀족파는 암스테르담이 망명지로 유행한듯 합니다)
루소는 스폰 없이 인간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바라본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예를 든것은 종교도 결국은 종교를 스폰하는 사람의 입맛에 맞게 짜여지고 변형되면서 선택되고 버려진다는 것입니다. 그 자체로 절대적인 권위를 갖는게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항상 종교는 변화를 싫어 합니다. 왜냐면 지금 당장 스폰을 잘 받고 있거든요. 지금 현재의 정치 권력과 잘 맞고 있으므로 유지가 가능하고 번창하는데 정권이 바뀌면, 세상이 바뀌면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인 겁니다.
종교는 사람들이 무식하기를 바랍니다. 종교인들 조차 이해 안가는 논리적 문제를 들고 와서 물어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이 아프면 의학의 힘을 빌기보다 자신에게 매달리기를 바라고 어떤 정당을 지지할지 몰라서 종교인에게 와서 묻기를 원합니다. 그래야 운신의 폭이 넓어지고 허상이 벗겨지지 않으니까요.
지금 어디서나 바코드를 씁니다. 어디서나 어떤 물류도 바코드를 통해서 잘 관리 됩니다. 하지만 1990년대에 바코드는 죄악이었습니다. 이유는 모릅니다. 목사님만 압니다. 성경에 나왔다고 합니다. 666이라는 짐승의 숫자를 의미한다고요. 모든게 그렇습니다. 배아세포는 그냥 버려질지라도 연구를 해서는 안됩니다. 신의 영역이라서? 세포가 생명이라서?
세상은 변합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 드라마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면 사람들이 내기를 하고 답을 찾기 위해 전화를 합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는게 아니라. 세상은 10년만에 완전히 변했습니다.
경제학은 보수적이든, 진보적이든 중요치 않다고 봅니다. 다 자기 역할있고 다 옳습니다. 모든 경제 문제는 결국 스펙트럼입니다. 애덤 스미스가 맞기도 하고 마르크스가 맞기도 합니다. 심지어 둘은 비슷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상은 인간이 어떤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뭐가 옳고 그른지를 알려줍니다. 그런데 그게 항상 같지가 않습니다. 만약 내가 여동생을 죽였더라도 지금이라면 난 죽을 죄를 지은 것이지만 20세기 초 아프가니스탄이었다면 여동생을 죽인 이유가 더 중요해 질겁니다. 제가 돼지고기를 먹는것이 잘못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가 사우디 아라비라아면 말이 달라지겠죠.
그러므로 세상은 보수적이고 보수적으로 유지하더라도 사상은 진보적으로 세상의 변화에 따라 혹은 앞서서 시대정신을 제시하고 사람들이 혼란하지 않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종교는 경제학이 아니라 사상입니다. 그러므로 종교가 보수적이라는 것은 어마어마한 모순이고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봅니다.
밑에 쓴 글에 대한 답을 하자면 문재인이 천주교건 전두환이 천주교건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자기의 종교적 신념을 사람들에게 강요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중요하겠죠. 우리나라는 미래통합당이든 민주당이든 주요 정당은 모두 종교에 관련해서는 가치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미통당을 까기위해서 글을 쓴것이 아니라 한국 기독교가 보수 정당에 더 친밀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말해서 보수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지적하신 것처럼 한국 기독교의 특이한 성향이 아닌것 같습니다. 미국 기독교나 이슬람교 유럽 모두 종교는 보수적 스탠스를 취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봅니다. 간혹 교황님이 진보적인 발언을 하시지만 결국 현재 시대정신에서 봤을 때도 그 발언이 진보적인것인지 과거에 비해서 비교적 진보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며 심지어 그런 방향으로의 전환을 통해 종교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도 의심됩니다.
출처 | 마음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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