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쯤 대학때 알고 지낸 형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만난 저보다 나이가 다섯살정도 많은 누나였습니다.
같은 지역에 사는지라 차로 데려다 주었는데, 이야기 하는거 들어보면 평범한 직장인 이더라구요.
직장생활한지도 십년 가까이 되었고, 부모님 집에 살면서 모은돈에 부모님 건물 담보로 원룸을 하나 장만 했더라구요.
본인의 유일한 취미가 술마시고 자기 건물앞에 가서 올려다 보는 거라는 조금 특이한 취미가 있는 분 이였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잘 들어가시라고 하니 나중에 시간되면 밥 사줄테니 연락하라며 제 폰에 번호를 찍어주었습니다.
그러고 한달 뒤 어느 토요일에 조조로 영화나 볼겸해서 후드티입고 지하주차장에 차 세워놓고 엘레베이터 타고 올라가는데
1층에서 어떤 여자분이 타더라구요. 발목까지 오는 롱 패딩에 야구모자에 흰 마스크까지 쓴 여자분이 타서 눈이 마주 쳤는데 갑자기
"야! 왜 연락안했어?"라며 뭐라고 하더라구요. 목소리를 들어보니 그 누나였습니다. 그날 바로 번호를 저장했어야 했는데
차일 피일 미루다 그만 잊어먹고 만 겁니다. 카톡에 새로운 친구로 추가도 안되길래 '뭐 그냥 지나가는 말이였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물어보니 누나도 저장을 안해서 통화목록에 밀려 지워졌다고 하더라구요...뭐 보러왔냐? 예약은 했냐?
같은 시간 같은 영화, 자리가 영화관 중앙석 왼쪽끝 오른쪽 끝이더라구요.ㅡㅡ;;;막상 영화 시작하고 나니 사람은 저희 둘뿐이고
편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고 있는데 누나가 제 옆자리로 왔습니다. 십분정도 지나고 옆을 보니 자고 침흘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화장 안해서 마스크 쓰고 왔다고 안보여준다고 들어가기 전까지 마스크 안벗더만, 화장했을때랑 크게 차이가 없어서 귀엽게 느껴졌던것 같습니다.
계속 졸다 깨다 졸다 깨다 반복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웃기기도 하고, 영화가 끝나고 나왔습니다.
올때 어떻게 왔는지 차로 데려다 주는지 물어보니 부모님 공항버스 타러 가시는길에 태워줬다고 원래 택시 타고
돌아갈려고 했다고 하면서 지난번에 밥못사준거 오늘 사주겠다면
자기가 잘 아는 브런치 집 있다고 같이 가자고 하여 차를 타고 누나가 불러주는 네비 나레이션을 따라
도착하니 선지해장국집........들어가자 마자 입구에서 누나가 "선지 둘 소주 하나요~!"를 크게 외치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예전 건설현장에서 알바할때 점심 먹으러 들어가면서 소리치던 십장님의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이윽고 주문한 해장국과 소주가 나오고 잔이 두개가 나왔습니다. '오늘 조조 영화 보느냐 수고 했으니 한잔 하라'고 손수 따라서 주더라구요.
받기는 했는데 운전해야 해서 못마신다고 하니 '옆에 아파트단지에 우리 집있으니 술 깰때까지 맘 편히 쉬다 가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주말에 세수도 안하고 어른들 계시는데 들어가냐? 싫다' 라고 하니 '부모님 여행가서 안계시고 언니도 출장가서 다음주에나
돌아올꺼라 괜찮다'고 그리고 '네가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다'라고 하길래 '알겠다 그럼 한병만 마시자'라고 하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한잔 두잔마시다 한병을 비웠는데 각 일병이라며 한병더....그리고
화장실 간다며 냉장고 쪽으로 가더니 한병을 더 꺼내와서 결국 세병을 마셨습니다.
소주 반병만 먹어도 취할정도로 술이 약해서 겨우겨우 걸어가고 있는데 누나가 손을 잡더만 본인의 패딩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뭐야 왜 이래?' 라고 농담을 건넸더만 '우리사이가 뭐 어때서! 따라와~'라며 서로 술에 취해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 순간 어색해진 분위기.......문을 열고 고양이가 나오자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고양이랑 놀고 있으라며 츄르 한개랑 낚시대를 주고는 누나는 씻는다며 들어갔고, 고양이랑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
샤워를 마친 누나가 씻으라고 하길래 씻고 왔다고 하니 거짓말 하지 말라며 술깰겸 씻으라고 하기에 씻고나와 집에 있던 맥주로 한잔더 했습니다.
서로 소파에 기대서 이런 저런이야기 하다 누나가 제 옆으로 왔습니다. '남자친구가 없은지 오래됬고, 소개팅 하는 족족 차인다'라며
'여자로써의 매력이 없나봐'라고 푸념을 하길래 '매력있어~'라고 웃으며 이야기 하니 '매력있는걸 증명하고 싶다'며 눈물을 글썽.......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누나를 먼저 안아서 누나방 침대에 살짝 던졌습니다. 그러고 누나 위로 올라갔는데 누나가 귀에 대고
속삭이더라구요. '오늘은 너한테 기회야~' 무슨뜻인가 싶어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니
'다음주에 바른손 몰빵하면 좋은 결과 있을꺼야'라고......
생각해 본다고 하고 나온긴 했는데......바른손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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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배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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