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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꿈을 꿨어요.
한국에 가서 먹고 싶은 음식들을 먹으러 다니는데,
식당이 문을 다 닫은 거예요. 얼마나 울었는지. ㅠㅠ
꿀떡을 사러 갔는데 가는 떡집마다 저한테 떡을 안 판단다고 ㅠㅠ
서럽게 울다 깼습니다. ㅋㅋㅋㅋㅋ
한국음식 이야기라 요게로 가야 하나 하다가 내 사랑 결게에 올려요.
아, 그리고 남편은 한국에 처음 저희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올 때 혼자 독학을 4개월가량 해서
아주 기초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고 한글을 읽을 줄 알아요.
그래서 외래어 읽다가 자기 혼자 빵빵 터져요. 귀엽다고.
레스토랑, 스테이크, 빵, 등등등 ㅎㅎ
(오늘은 그냥 하던 대로 음슴체로..)
-------------------------------
울트라 초초초 기초 한국어를 구사하고 한글을 읽을 줄 아는 우리 토마스 씨는 가끔 유용(?)함.
한글을 읽을 줄 아니까, 특히 아시아 마켓에 장 보러 보낼 때도 편함.
물론, 전화를 계속해서 귀찮게 하지만 ㅠㅠ ㅎㅎ
얼마 전 한인마트에 보냈더니 사 오라는 떡은 없어서 못 사고
자기가 먹고 싶은 것만 사 옴. (남편을 혼자 장보기 싫어서 꾀부린 걸까요? ㅎ)
막걸리랑 진라면, 그리고 만두!
한인 마켓 보내면 자기가 마실 막걸리는 잊지 않고 꼬박꼬박 사옴.
와인 마시듯이 와인 잔에 따라 홀짝홀짝 마시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술을 잘 못 해서 많이 즐기지 못하는 나로서는 공감하기 힘들지만,
뭐, 한국 거 좋아하는 거 보면 괜히 또 애국심 발동해서 좋고 그럼.
막걸리는 시어머니랑 시아버지도 좋아하시는데,
시어머니가 특히 좋아하심.
그리고 꼭 이렇게 와인 잔에 담아 식사와 함께,
그리고 식사 후에 와인처럼 계속. ㅎㅎ
얼마 전에는 짜장을 해서 면대신 밥이랑 먹었는데
사실, 너무 귀찮아서 버티고 있는데 남편이 굳이 도와주겠다며 부엌으로 나를 막 떠미는 것임.
마지못해 시작했는데, 또 부부 싸움 크게 할 뻔함;;
내가 같이 요리하기 싫은 이유 중에 하나인데.
자꾸 퓨전을 만들라고 함.
자기가 좋아하는 재료 막 아무 데다 다 넣기. 특히, 당근과 양배추.
아니면 양을 무조건 무한대로 늘리려고 함.
안 그래도 대식구 속에 자라서 손이 큰데 양 늘리는 남편이 거드니 양은 무슨 음식점 수준이 되곤 함.
이게 우리가 만든 짜장임.
심지어 식사 한번 끝나고 남은 걸 찍은 양임. ㅎㄷㄷ;;
이렇게 엄청난 양을 각각 한번씩 먹고 남편은 이거에 반정도를 또 먹고 찍은 사진인데도
저렇게 큰 팬에 꽉차게 남은 것임.
우리 부부 둘만 먹는데, 시부모님도 지금 안 계신데,
이걸 우리 둘이 어떻게 다 먹느냐고 하니
자기가 3일 내내 짜장만 먹겠다고 우겨서 양이 이렇게나 많아짐. ㅠ
하루하고 반나절 신나게 짜장밥만 먹더니 하는 말,
"여보..... 당신 말이 맞아. 너무 많아. 친구 주면 친구가 좋아할까?"
결국, 친구에게 나눠주긴 했는데, 그래도 자기 한 번 더 먹을 건 남겨달라고 ㅋㅋ
남편의 입맛이 아주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바뀌고 있음. 한국화 ㄱㄱ.
처음에는 좋아하지 않았고, 옆에서 자주 먹는 것을 보다 보니
오다가다 한 번씩 맛보면서 그 맛에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 같음.
그중에 하나가 바로 초밥!
생 유부를 반으로 갈라 볶음밥을 채워 넣고 달걀 물을 한번 입혀서 살짝 구워 먹는
달걀 유부는 한국 음식이라고 우기고 있음.
처음엔 시큼해서 안 좋아했는데,
가끔 밤에 출출할 때 소시지나 빵 같은 거 먹는다면,
차라리 밥을 먹으라고 참치 마요 주먹밥 몇 개 해주거나,
유부초밥을 먹였더니 이제는 제법 좋아함.
토마스 씨는 자신이 요리를 잘한다는 자신감이 넘쳐서
무언가 자기가 할 만하다 싶으면 욕심내서 자기가 함.
그 욕심이 나는 또 참으로 고마움.
오늘의 도전 과제는 유부초밥이었고 별로 어려울 것 없었으니 성공.
그리고 남편은 한국어를 자기 편한 대로 맘대로 조금 바꿔서 부르는 습관이 있는데,
그래서 유부초밥도 자기만의 호칭이 생김.
호칭이 생겼다는 것은 그 음식에 애정이 생겼다는 의미 임.
"유부초밥, 유. 부. 초. 밥. 유부. 초밥. 유부초밥. 유부초밥."
(응원 구호 같은 음인데, 음성지원돼야 하는데;;)
하면서 연습하더니, 유부초밥이 유부촙빱이 되고,
유부촙빱은 다시 여부초빱을 거쳐 지금은 여보 줘밥. 이 되었음. 음음;;;;
토마스 씨의 사랑 제육볶음은, 쪼끔뽁끔. 짜장면은 짜증나면, 뭐 대충 이러함.
그중에 불고기는 특별하게 고유의 이름을 인정해주는 대신 불고기 송을 붙여줌.
자기가 정말 애정하는 한국 음식이라서 라고 함.
정말 들으면 어이가 없어서 녹음을 시도해보았지만,
눈치 빠른 남편 덕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음.
하지만 계속 기회를 노리는 중임.
* 덧 *
남편이 ㅇㅂ를 알아요. ㄹㄷ을 하는데, 거기서 본 건지 어디서 본 건지는 모르겠는데,
어느 날 오유에 글 올리는 거 가만히 보더니 그러는 거예요.
"여보, ㅇㅂ 해?"
헐........ 오유도 알아서 금방 오해는 풀었지만, 순간 오해 받았다능..ㅠㅠ
여러분 그게 그렇게 위험한 것입니다!! 외쿡인들도 알고 있어효!!
출처 | 짜장면 먹고 싶은 내 기억 어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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