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경기는 이기든지, 지든지 복귀를 해봐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경기에 더 좋은
플레이가 기약 될 수 있죠.
오유 스게에서 김상현과 박정권 플레이에 논란이 잠시 붙었지만 다시 말하자면 둘다
흔히 볼 수 있는 정상적인 플레이입니다. 2루수나 유격수가 주자를 피해서 1루에 송
구를 해야하죠. 점프해서 던지는 장면 흔히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왜 김성근 감독이 어필을 했을까요?
뭐, 일단 한국시리즈라는 큰 경기이기 때문에 미심쩍거나 좀 아닌 것 같다 싶으면 어
필을 할 수 있습니다. 어필 한다는 자체는 큰 문제는 아닙니다. 김성근 감독이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선수를 철수시킨 것'이겠죠.
뭐, 그건 그렇고
김상현의 플레이는 흔히 볼 수 있는 정상플레이인데 왜 김성근 감독이 어필을 했을지
생각해 봤습니다. 중계를 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허구연 해설위원도 일종의 심리전이라
고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SK 타자들이 로페즈에게 철저하게 막히고 있었기 때문에
흐름과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의도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런 차원에서는 과거 코끼리라는 별명이 있었던 김응룡 전 해태, 삼성 감독도 판정어
필을 하면서 흔히 써먹었던 수법이죠. 심판에게 배를 들이대던 모습을 기억하시면 됩니
다. 그렇게 어필을 하고서는 덕아웃에 와서는 의자도 한번씩 발로 차고 그랬는데...그
러면 선수들이 각성을 했다나 뭐라나..하하.
...
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만약 흐름과 분위기를 바꾸려는 일종의 심
리전으로 어필을 한 것이고 승부의 흐름을 바꾸고 싶었다면 김성근 감독의 오늘 어필의
시점을 완벽한 패착을 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김성근 감독이 어필을 할 시점은 김상현때가 아니고 이용규의 스퀴즈 번트때였죠.
기아팬을 떠나서 야구팬으로 객관적으로 보자면 역시 오심 가능성이 높습니다. 솔직히
이용규 번트를 보고 득점을 해서 기분은 좋았지만 솔직히 찝찝했습니다. 왜냐면 분명
이용규의 번트는 아웃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상황이죠. 위에 사진 첨부했습니다.
김성근 감독이 어필을 하면 어쩌나 했는데...뭐 그냥 대충 넘어가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아까 리뷰에서 '오늘 기아 이길 것 같네'라고 생각한 것이죠. 이용규 선수의 재치도 좋았
지만 운도 기아에게 따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왜 오심 가능성이 있는지 규정을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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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 다음의 경우 타자는 반칙행위로 아우트가 된다.
(a) 타자가 한쪽 발 또는 양쪽 발 모두를 완전히 타자석 밖에 두고 타격을 했을 때.
[原註] 타자가 타자석 밖에서 투구를 쳤을 때(페어나 파울 상관없이)는 아우트가 선고된다.
심판원은 고의사구(故意死球. Intentional Base on Balls)를 던질 때 투구를 치려고 하는 타자의
발(足)의 위치를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타자석에서 뛰어 나가거나 걸어나가면서 투구를 쳐서는 안된다.
...
규정을 보시면 타자가 한쪽 발이나 양쪽발 모두를 완전히 타자석 밖에 두고 타격을 하면 아웃선언
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위에 사진 보시면 알겠지만 이용규가 번트를 대는 순간 이용규 선수의 왼
쪽 발이 타자석 밖을 나가 홈플레이트 쪽에 있죠?
이 장면을 두고 조종규 KBO 심판위원장이 이런 설명을 합니다.
"양발이 공중에 뜬 채 번트가 이뤄졌지만 그건 본래 관계 없다. 만약 처음부터 이용규가
한 발로 홈플레이트 근처를 밟은 뒤 번트를 댔다면 그건 아웃시킬 수도 있다. 이번 이용규의
번트는 전혀 문제 없다"
...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양발이 공중에 뜬 채 번트가 이뤄졌다'라고 판단을 하지만 실제로 이용
규의 발 하나가 홈플레이트 근처를 밟고 번트를 하게 됩니다. 조종규 심판위원장이 해명이라고
했는데..오히려 오심 가능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해버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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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장면을 두고 기아팬인 '짱개토대왕'님의 글입니다.(기아팬이면 짱개토대왕님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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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피치아웃이나 피치아웃과 유사한 상황에서 타자의 타격행위는 이를 유심히 관찰하여 적절한
판정을 해야함은 당연한 일이다.
필자는 스퀴즈 순간, 성공의 기쁨은 잠시였고 김성근 감독이 이용규 선수의 타격을 문제삼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워낙 순간적으로 발생한 일이라 유야무야 넘어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특히 이러한 기습번트 상황에서 타자의 발위치를 엄격히 판정한다. 타석을 벗어나며
타격을 할 경우 본루와 1루간의 거리가 순간적으로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WBC에서도 이용규는 번트모션
에서 다시 타격모션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오른발이 타격라인 윗 선을 넘어간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적이 있었다. 만약, 배트에 공이맞았다면, 아웃으로 선언되었을 장면이다.
김성근 감독이 이용규의 번트장면과 관련 어필을 했다면, 다소나마 수긍할 수 있는 측면은 있었다.
결과적으로, 항의를 해야할때는 안 하고 별로 설득력이 없는 장면에서 항의를 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팀 분위기를 위해 '전략적으로 퇴장'당하지 않나 의심만 사고 만 꼴이 되었다.
...
즉, 오늘 김성근 감독의 패착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기아팬인 것을 떠나서 야구를 중립적으로 객관
적으로 본다면 김성근 감독은 이용규의 번트 때 어필을 했어야 했죠. 오히려 김상현때가 아니라......
어찌됐든 이것은 SK 코치진의 큰 실수라 보여지고 이 부분에서는 기아가 참 운이 좋았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용규의 재치가 좋았던 것도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