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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data_1714811
    작성자 : 제동이
    추천 : 15
    조회수 : 1939
    IP : 124.61.***.41
    댓글 : 74개
    등록시간 : 2017/07/04 23:25:00
    http://todayhumor.com/?humordata_1714811 모바일
    이성에게 반하는데 많은것이 필요하지않다.txt
    d0279809b57d971a3e4a86d9d8d89d3e1b383386.jpg

    10년전쯤...
    중학교에 막 입학했던 나는 좋아하는 친구가 하나있었다

    그 친구는 하얀 피부에 강아지같은 얼굴 그리고 약간은 차가운 표정을 가진 소녀였다

    그녀는 다른남자와 친하게 지내지않았고 여자인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

    처음에 그녀를 보았을때 나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그녀는 남자들과 어울리기 좋아하지않았고 1학년이 끝날때까지 난 그녀와 친해질 일은 없다고 여겼기때문이다

    얼마뒤 그녀는 나와 짝꿍이 되었다

    난 속으로 한달간 심심하겠네...싶었고 2주정도는 정말 그랬었다

    2주가 지난 어느날 필통을 집에 놓고왔고 1교시가 시작하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되었다

    더군다나 필기가 많은 수학시간이였다... 내 앞뒤에 앉은 남자인 친구들에게 물어봤지만 다들 샤프는 하나밖에 챙기지 않았었다

    나는 어쩌지..싶은마음으로 그녀에게 샤프 하나만 빌려줄수 있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차갑기만 할것같은 그녀는 나에게 연필밖에 없는데 이거라도 써 하며 내 긴장과는 달리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에게 연필을 빌려줬었다

    그걸 계기로 우린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았고
    그녀와 나는 급속도로 친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당시 또래보다 키가 컸고 난 또래 남자애들보다 키가 작았었기 때문인지 그녀는 나를 남자로 보기보다는 남동생을 다루듯 친해져갔다

    하지만 난 어찌됐던간에 그녀와 친한 유일한 남자임에 뿌듯함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난 그녀에 대한 마음이 점점 더 커져갔고
    그녀의 환심을 사기위해 원래치던 피아노도 더 열심히 쳤고 노래연습도 열심히하고 그녀가 청소당번인 날은 핑계를대며 같이 남아 청소하고는 했다

    그렇게 어느덧 시간은 흘러 우리 둘은 고등학교에 가게되었다.
    나는 근처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고 그녀는 강남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
    (나는 강동에 살았었다)

    난 졸업식날 그녀에게 우리 지금 처럼 자주 볼수 있는거냐고 물었고 그녀도 그렇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난 별일없는 주말이면 그녀가있는곳으로 놀러갔고 우린 중학생때와 같이 자주 만날수 있었다

    그녀에 대한 마음이 점점 더커져갔을때
    고등학교 1학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그녀가 학원 끝날시간쯔음에 찾아가 작은 겨울용 귀마개 하나를 선물해주며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전해줬다

    그리고 집으로 데려다주면서 선물만큼 서툰 말로 그녀에게 난 니가 너무 좋아 ... 귀까지 빨개져가며 서툴고 투박하게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이내 나도 라며 환하게 웃어줬다

    우린 그렇게 1년간 사귀게 되었고 그녀는 3학년이 되는 겨울방학에 수능 끝나고 다시보자며 나에게 헤어짐을 고했다

    우연찮게 우리는 둘다 재수를하게되어 2년이 지난 후에야 다시 연락이 닿아 볼수있었다

    그렇게 다시만나 옛날얘기도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하고 몇번 더 만나게되었을때 우린 자연스레 다시 연인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난 그녀에게 물었다
    나의 어떤모습이 좋았냐고
    그녀의 대답은 전혀 뜻밖이었다

    왜냐면 내 기억속에도 잘 남아있지 않을만큼 일상같은 날이였으니까...




    고등학교 1학년때 우리는 분식집을 간적이 있었다

    난 만두를 좋아했고 그녀도 그걸 잘 알고있었다

    난 라면에 고기만두를 시켜서 먹었었고 그녀는 라볶인지 떡볶인지 뭘 시켰는지 잘 기억도 나질않을만큼 너무 일상적인 날이였다

    그렇게 라면에 만두를 너무 맛있게 먹고 있으니 그녀가 내 만두를 하나 쏙 집어서 자기 앞접시에 올려놓고는
    "야 하나만 먹는다!" 하고 뺏어가버렸다

    그런 그녀를 보고 나는 잠시 멍때리더니 만두를 하나 더 집어서 그녀의 앞접시에 올려놓으며
    "두개먹엉" 하며 환하게 웃었다고 한다
    그 웃음이 너무 예뻤다고 했다

    그녀에게 환심을 사기위해 노력했던 악기 노래 게임(크레이지아케이드)등은 그녀의 환심을 사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것도 그때 알게되었다

    그리곤 그녀가 나에게 되물었다
    "넌 나의 어떤모습에 반했는데?"

    난 곰곰히 생각해봤다
    그녀가 꾀꼬리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는걸 알기전부터....그녀가 귀를 간지럽히는 플룻 연주실력을 가지고 있다는걸 알기전부터....전부터... 전부터... 그녀의 여러가지 장점을 알게되기 훨씬 전부터...계속 거슬러 올라가보았다

    생각해보면 나 또한 그녀를 좋아하게 되는데 많은 이유가 있었던건 아니였다

    언젠가 중학교1학년 어린시절 내가 모르는 수학문제를 물어보았을때 그녀가 한교시동안 낑낑거리며 머리를싸매고 고민하다가 쉬는시간에 내자리로와서 뿌듯한 표정으로 자랑스럽게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그때 부터였다....

    난 대답했다
    니가 웃는모습은 세상 무엇보다 밝고 아름다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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