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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7144
    작성자 : 블랙남자
    추천 : 10
    조회수 : 3743
    IP : 182.213.***.161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1/07/08 12:06:02
    http://todayhumor.com/?panic_17144 모바일
    밑에 글에도 귀신 보고 싶어도 못 봤다는 사람입니다.
    겁이 없는 건 아니고 겁이 나지만 그래도 호기심이 더 커서 천장도 확 열고 커텐도 확확 연다고 해야 하나. 그런 타입입니다. 그리고 그 행위 자체가 겁을 덜어주기도 하고요.

    주변에서 귀신 봤다거나 귀신 이야기를 해줘도 섬뜩함도 못 느꼈고 그닥 감흥이 없었는데 그래도 제가 들은 이야기 중에서는 가장 느낌 좋았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27사에서 복무할 때 제가 상병 말호봉이었고 여름이었는데 그때 태풍 지나가고 방둑 무너져서 안 그래도 장마철이고 해서 아랫마을은 아예 푹 잠겼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군에서 동원나가가지고 지원했는데 저는 후임들에게 보트 배급해주고 민간업체에서 스쿠버들 장비 챙겨서 나간다고 좀 있다가 나갔는데 나중에 후임 몇이랑 분대장이 얼굴이 또 허옇게 질려서 나한테 온 거.
    난 한숨 쉬면서 심 병장님 또 귀신 봤습니까? 그러니까 말도 못하고 고개만 세차게 끄덕끄덕 후임들은 말도 못하고 입 벌리고 멍하니 있고
    나중에 정신차리고 이야기 하는 거 들어보니 제법 섬찟했었음.
    언덕 하나 두고 윗 집들은 그래도 사람이 빠져 죽을 정도는 아니었는데 언덕 아래는 논두렁쪽으로 펼쳐진 서른채의 집들은 거의 지붕까지 물에 잠겼는데 거기를 보트 타고 다니면서 사람들 구조하고 시체가 있으면 건져서 인수하고 그러라고 명령이 떨어져서 긴장하고 돌아다니는데 살아있는 사람은 이미 일차 구조에서 다 건져가고 나무나 지붕 근처에 둥둥 떠있는 시체들 뿐이었다는 거
    이런 나도 시체란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괜시리 긴장되는데 겁많은 그들이야 어땠겠음 만지지도 못하고 그저 서로 저거 저거...이러고만 있었는데 뒤에서 행보관들이 건지라고 윽박지르니까 눈 딱감고 건져댄거. 그러다가 딱 방둑에 걸린 시체 두 구가 있었는데 그걸 건지고 인수하는데 일병이 행보관에게

    저기도 하나 있는데요 근데 어디 걸렸나 왜 머리만 그 자리에 떠있지?

    심 병장은 반 실신해서 그냥 보트에 드러누워 있는데 일병이 보니까 행보관이 자기가 말한 쪽 보지도 않고 얼굴이 시퍼래진거 왜 그러십니까 하고 묻는데 그가 되묻기를

    다리 안보이고 딱 머리만 있냐? 네 그렇습니다 진짜 딱 머리만? 네 맞습니다 직접 보시지 왜...
    야 됬다 이 지역은 철수한다 보트 방향 돌려라. 아? 네?....저건 안 건집니까?
    시밝새끼야 하라면 하라는대로 해! 아 네 알겠습니다....

    갑자기 욕 하니까 분대장도 일병도 벙쪄서 본대 복귀하면서 다시 물었는데 왜 그러냐니까 그가 하는 말이

    옛날 어른들 말이 있어...물에 빠져 죽은 시체는 오래되면 물속으로 점점 꺼지다가 완전 오래되면 가라앉는다. 빠진지 얼마 안된 시체는 온몸이 둥둥 떠있다. 근데....

    가끔 몸은 안 보이는데 머리만 둥둥 떠있는게 있는데....그건 손대면 안된다고 그래....그거 물귀신이라고...손대면....

    이렇게 설명하는거다. 나는 살면서 누군가 귀신이야기를 해주면 먼저 들었던 생각이 나도 해봐야지 였는데 그 이야기 만큼은 자신이 없었다.

    이야기가 무서운 것도 사실이지만 나는 물에 빠지는데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물에 관련된 이야기에서는 자신감이 좀 사라지는 편이다. 어릴 때 어떤 미친새끼가 난 물에 빠져 죽어가는데 오히려 더 빠뜨리고 깊은데로 몰아대서 거의 세시간을 허우적대다가 결국 실신. 그 새끼는 그냥 가버리고 난 지나가던 아줌마가 경찰에 신고해서 목숨 건짐.

    그렇게 나이가 많지도 않았고 나는 일부러 물에서 놀다가 쥐가 나서 빠졌다고 진술하고 빠져나와서는 그 새끼를 찾아갔지. 그 이를 악물고 정말로 죽었으면하고 내질렀던 주먹에 놈은 한방에 눈자위 까뒤집으며 실신했고 놈의 운이 좋아서 나도 살인은 면했다.
    그러나 물에 트라우마 생겨서 극복한다고 노력 진짜 많이했는데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이전에느 세면대에 물 받아서 얼굴 집어넣기만 해도 눈앞이 캄캄해지며 절망적인 죽음의 단어만 떠오르던데
    요즘은 그래도 다이빙대에서 뛰어내리고 하지만서도 그때 그 이야기는 정말 답이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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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08 12:26:14  117.110.***.194  부의미래
    [2] 2011/07/08 18:15:46  211.204.***.253  redmoon53
    [3] 2011/07/08 21:35:17  118.216.***.51  maga
    [4] 2011/07/09 02:58:18  221.140.***.82  
    [5] 2011/07/11 14:51:12  119.198.***.128  꼬까신
    [6] 2011/07/15 02:35:25  58.233.***.65  
    [7] 2011/07/21 06:43:25  175.197.***.186  
    [8] 2011/07/28 17:57:20  114.200.***.175  
    [9] 2011/07/28 19:50:36  122.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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