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미드라고 추천과 찬사를 아끼지 않는 바로 그 미드. 브레이킹 배드는 어째서 수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하고 한쪽에서는 호불호의 불을 외치며 시즌 1 1~3편 내에 떨어져 나가는지에 대하여 알아보자.
1. 그래서 어떤 내용인데?
주인공 월터 화이트는 폐암 선고를 받은 고등학교 화학선생이다. 그는 그럴싸한 집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산층의 몰락과 특유의 보건복지 덕분에 폐암이란, 신체적 죽음은 물론 금전적인 죽음을 의미하기도 했다.
<폐암 선고를 받기전 부터, 그는 이미 정신적으로 죽은 인간이었다>
그런 중 DEA(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마약단속국)요원인 동서 행크를 통하여 수준 이하의 마약 제조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고등학교에서 화학이나 가르치며 죽어가던 화학의 혼이 불타 올라 스스로 양질의 마약을 제조하여 돈을 충당하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위기일발, 좌충우돌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사진을 보면 어느정도의 좌충우돌인지 이해가 가는가?>
2. 유사한 작품.
브레이킹 배드와 유사한 작품이라면, 소프라노스를 들 수가 있다. 두 작품 모두 범죄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감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속에서 펼쳐지는 범죄에서 느껴지는 대리만족과 희열 보다는 범인(평범한)이 아닌 이들의 일상에 초점을 잡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두 작품 모두 미국 Tv Show 역사상 최고의 작품이라 칭송받으며 각종 수상경력 또한 화려하다는 점을 들 수가 있다.
<또한 주인공과 그 가족들이 엄청난 강도의 짜증을 유발한다는 것이 동일>
한편으로 한니발과 비교할 수도 있다. 보여지는 것과 느껴지는 것이 다르다는 면과 범죄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동일하다. 하지만, 한니발이 슈퍼 해비급이라면, 브레이킹 배드는 웰터급이나 미들급 수준으로서 비교적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
3. 최고라면서 호불호가 왜 갈려?
브레이킹 배드를 최고라 칭송하며 타액을 질질 흘리는 이들과 시즌 1 초반에 무표정으로 GG치고 다른 작품으로 넘어가는 이들이 생기는 이유에는 몇가지를 들 수가 있다.
<나도 저 자리에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첫째로 이 드라마에서 무엇을 기대하느냐는 것 이다. 마치 영화 오션스 시리즈 처럼 범죄자들을 화려하고 멋지게 그리며 대리만족과 희열을 기대한다면 80%는 뒤통수를 가격당하여 기절한 듯 시즌 1 1편을 졸아버려 무엇을 보았는지 조차 기억에 남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세상 누가봐도, 설령 그의 부모님이 봐도 멋 없는 주인공>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드라마는 범죄를 기반으로 한 가정의 가장과 그의 가족, 그리고 그 주변의 이야기를 펼쳐 놓았기 때문이다. 칼을 주제로 하였다고 하여 무조건 무협이나 판타지가 아니듯, 이 드라마는 칼을 주제로 한 요리 드라마와 같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둘째로 브레이킹 배드의 진행 방식과 연출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가 있다.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을 미리 보여주며 어떻게, 왜 그렇게 되었는지 궁금증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흥미 진진한 진행으로 보답하지만, 반대로 눈꼽만치도 궁금하지 않고 그저 이해가지 않는 상황에 지쳐버릴 수가 있다.
<본 사람은 모두 알지만, 안본 사람은 갈피조차 잡을 수 없는 이 인형>
또한, 드라마 전체적으로 전혀 역동감 넘치지 않은 정적인 연출과 장면, 대사들이 오고가는데, 사실 이 드라마를 이해하고 즐기는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인 그런 연출들은 입맛에 맞지 않으면, 저게 무슨 답답한 개소리인가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는 장면에 불과해지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브레이킹 배드의 스핀오프(외전) 작품인 베러 콜 사울에서 더더더더더더욱 도드라진다.
셋째로 주인공 안팍으로 짜증나는 인물들이 양계장 바닥에 깔린 닭똥 만큼이나 수두룩하게 깔려 있다. 이 점은 오히려 전 세계 드라마의 모든 작품들에서 짜증을 유발하는 등장인물들이 전혀 없는 드라마가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겠지만, 브레이킹 배드는 도가 넘칠 정도로 짜증나는 인물들과 짜증나게 변해가는 인물들과 짜증나는 상황들이 짜증날 정도로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짜증나서라도 그만 보게되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아내인 스카일러, 구글에서 검색시 어마어마한 밈을 건질 수 있다>
넷째로 모든 이유들을 아우르는 가장 큰 이유가 있다. 바로, 이 드라마는 결코 범죄가 주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 의학 드라마가 수술로 시작해서 연애로 끝나는 것 처럼, 이 드라마의 핵심은 범죄가 아닌, 한 남자의 삶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장면이 이러고 있는 것>
따라서 드라마 속의 범죄에는 미적지근하다 못해 어깨가 결릴 듯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진흙탕 싸움 수준의 육탄전이 벌어지기는 하지만 그럴싸한 액션은 벌어지지 않으며, 범죄라는 행위 자체를 부정하는 연출의 연속으로 이어지게 된다.
4. 완벽한 벨런스.
브레이킹 베드의 장르를 콕 찝어 말하자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분명, 범죄를 기본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 속을 파해쳐 보면 가족, 우정, 자아성찰, 등의 휴머니즘적 요소가 강하고, 그 안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사랑, 즉 멜로가 다소 가미되어 있으며, 취향에만 맞는다면 빵빵 터지는 블랙 코메디 역시 일품이다.
<요컨데 이런거, 이게 왜 웃긴지 안본 사람은 알 턱이 없다>
그런데 이 모든 복합적인 요소가 정말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웃고 즐기다 손에 땀을 쥐고, 안타까운 마음과 희열을 느끼다 보면 어느새 시간 가는줄 모르고 에피소드가 끝나있을 정도로 복합적인 요소의 분량 배분 또한 완벽하다. 또한 그 모든 것을 하나로 아우르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브레이킹 베드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배경음악이다.
<다소 스포를 포함하였으나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절대 명곡>
국악이나 타령, 각종 민족음악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장르의 음악이 극의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삽입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엔딩에서 울려퍼진 배경음악은 그 조회수나 음원구입이 몇배나 뛰어오를 정도였다.
또한, 극의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화면의 톤은 시청에 있어 피로감을 조성하기는 커녕, 몰입감을 올려주기 충분하다.
5. 브레이킹 베드가 최고라 불리울 수 있는 이유.
앞서 밝힌 이유 외에도, 브레이킹 베드의 진가를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보고싶은 대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 드라마는 나쁘게 말하자면 매우 복잡한 편이고, 좋게 말하자면 밀도의 끝을 보여주는 드라마인데, 직간접적으로 깔려있는 수 많은 복선과 시청각적을 총 동원한 은유들을 하나하나 파고들고 깨우치다 보면, 깨달음의 쾌감이 엄청난 작품이다. 아주 소소한 예를 들어 앞서 올린 핑크색 곰돌이 인형 같은 경우, 왜 저런게 저런 모습으로 등장했는지 해당 에피소드의 후반이 되서야 밝혀지는 것이 아니라, 하아아안참 후에서야 밝혀진다.
<월터네 침실의 벽에 걸린 사진이라던지>
또한, 사진으로 올리려다 스포일러성이 짙어 말았는데, 월터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벽에 걸린 사진이나 그림들은 직간접적으로 복선이 깔린 경우가 많은 등, 소품의 활용 역시 도처에 널려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충 보면 이해가 어렵고 개연성이 떨어지는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중요 포인트다. 대충 핸드폰 게임을 하며 본다 치더라도 인물들의 심적 변화나 행동들은 개연성이 충분하다 못해 과할 정도로 부여되어 있고, 사건의 진행이나 흐름은 그야말로 물 흐르듯 흘러가기 때문에 드라마 한니발류와는 다르게 시청에 부담이 없다.
가볍게 보면 가볍게 보는대로, 파고들어 보면 파고들어 보는대로 딱 씹고 즐기는 만큼 맛과 재미가 우러나는 작품이다.
<정지 표지판과 제시>
또한, 범죄자로서의 삶에 대한 권선징악을 기준으로 보아도 아귀가 맞아 떨어지고, 가족간에 벌어지는 휴머니즘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그또한 심도 깊게 즐길 수 있다. 또한, 두 남자가 벌이는 좌충우돌 버디물을 보고싶다 할때에도 이 드라마는 취향을 저격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주인공 월터 화이트의 삶과 자아성찰이 핵심을 이루고 있지만, 취향은 존중받아야 하므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즐기면 그만이다. 설령, 어떠한 방법으로도 즐기지 못한다 할 지라도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단지 취향에 맞지 않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