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아침에 초6 아들의 아침 명언을 오유에 쓴 것이 베오베에 오르샤 가문의 영광이었습니다.
아들에게 베오베 영광을 전했더니 아들 어깨에 날개가 돋았습니다. 좋아서.ㅋ
칭찬 댓글 써주신 오유인들께 무한 감사를.
'대통령은 끝난 거나 마찬가지예요. 이제 국민 모두가 믿지 않으니까요."
라고 아들 네 스스로 말한 기념으로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순서 외우기를 도전해 보자고 권유했습니다.
박근+순실 사건이 2016년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님을,
언제부터 준비된 잘못인지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1대 이승만' 부터 읊어주고 따라하게 했습니다.
엄마 : 1대 이승만 2대 이승만 3대 이승만
아들 : 왜 혼자 3대까지 해요?
엄마 : 그게 바로 독재.
(중략)
엄마 : 5대 박정희 6대 박정희 7대 박정희 9대 박정희
아들 : 네?????? 이승만 대통령 보다 왜 더 많아요?
엄마 : 이 분이 바로 박근혜 아버지. 독재. 이때 !! 최순실 아빠 최태민이 박근혜와 만남
아들 : 아~~~~~
(중략)
엄마 : 11대 전두환 12대 전두환
아들 : 이 분도 두 번 했어요?
엄마 : 엄마 어릴 때 이 분이 대통령이었음. 대학생들이 민주화 집회 엄청 했음. 경찰들이 다 잡아갔음.
아들 : 이 때도 물대포 쐈어요?
엄마 : 물대포는 없었고...남산 지하로 끌고 가서 물고문.
아들 : 네????????
엄마 : 13대 노태우
아들 : 혹시 노태우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 아빠예요?
엄마 : 전혀 관련 없는 분들임. 노태우는 전두환 친구이심. 14대 김영삼 15대 김대중 16대 노무현
아들 : 저 17대는 알아요. 노무현 대통령 다음이니까 17대 이명박 대통령
엄마 : 올. 맞음. 18대....
아들 : (도끼눈을 뜨며) 18대 대통령이 있어요? 18대 대통령은 없죠. 믿음이 끝났으니까.
엄마 : 올~!~~~~네 마음은 알겠다만, 역사적으로는 18대 대통령은 요즘 사건의 주인공이심.
아들 : 없다고 하면 안돼요?
엄마 : 없다고 해도 다음 대통령이 18대가 될 수는 없음.18대는 분명 그 분이 맞음.
나중에 역사책에 뭐라고 적힐지는 엄마도 너무나 궁금함. 18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18대는 스스로 하야했다?
아들 : 스스로 하야 안할걸요. 대통령 하는 게 너무 좋아서. 자기가 반장하는 거 엄청 좋아하는 친구들 있는 것처럼요.
결론 : 18대 대통령에게만 꽂혀 있는 큰 아들의 역대 대통령 외우기 도전은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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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집회 현장이 익숙해졌나 봅니다.
뭘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면서 따라하는 것을 제지하려다가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은 아이라 그냥 두었습니다.
기특하죠?
내 사랑 승환님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기특했습니다.
제가 승환님을 환호하며 노래를 따라부르고 동영상을 찍는 걸 보더니,
갑자기 바닥을 딩굴며 울고 불고-.-
아들 : 엄마 저 아저씨 좋아해요? 좋아하지마요! 나는 안 좋아요? 노래 불러지 마요. 핸드폰 찍지 마요. 집에 가요!!!
엄마 : 알았어 알았어. 저 아저씨 노래 다 끝나면 집에 가자 가자.
승환님 노래 끝날 때마다 "왜 저 아저씨는 노래 계속 해요? 그만 하라그래요!!"
하.....순식간에 저는 아들 팽개치고 가수 열광하는 철없는 엄마로 전락했습니다.
그래도 12일 100만 대군 중 저와 둘째 아들이 두 자리 차지했다는 것에 역사적 의의를.^^
끝.
조선일보를 등진 100만 촛불대군.
100만 대군 앞에 슈퍼문. 몰랐어요. 집회 날에 달님도 참 크네, 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슈퍼문.
서대문역에서 내려 광화문까지 걸어갔어요.
광화문 가까워질수록 함성 소리가 들렸어요.
점점 소리가 커지더니, "박00은 !!"을 외치는 어떤 단체의 거리 행진.
서대문 방향에서 걸어오던 일반 시민들이 그 단체의 외침을 따라 "하야하라!" 합창한 순간,
바람이 휘리릭 불어와....깃발을 날렸습니다.
집회 오기 전 오유에서 어떤 댓글을 봤어요.
"광화문 집회에서 바람이 불거든 그 분이 다녀가신 줄 알겠습니다."
그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펑펑 났습니다.
저 깃발이 다 지나갈 때까지 바람이 멈추지 않았어요.
광화문 도착하자마자 눈물부터 줄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