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많습니다.
겨우 1년차 주제에 뭐 하나 잘난 것 없는 평범한 저라는 인간이 교만해진다는 것 때문에요.
개인적으로 아르바이트도 다양하게 해보고, 인턴경험도 한 후에 이 회사에 들어왔습니다.
같이 일하는 알바생, 함께 일한 동기, 상사들, 다양한 사람들은 만나며 항상 이 사람은 이런 부분이 대단하고, 저 사람은 저런 부분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배울 점을 많이 찾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사에서는 그런 느낌을 못 받고 있습니다.
일단 같은 부서 동료들 중이 고졸, 전문대졸, 이름 없는 지방대를 나왔습니다.
전 사람들이 대부분 알고 있는 서울 중위권 대학 출신으로, 개인적으로 잘 나왔다고 하기도 뭣하고, 못 나왔다고 하기에도 뭣한 애매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제가 하느 일이 영업이다보니 학벌이 아무 상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개인적으로 답답한 일들이 생깁니다.
우선 OA다룰 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엑셀을 쓰지만, 워드처럼 표 만들고 타이핑하는 기능 이외에 쓰는 바가 없습니다.
저 또한 엑셀을 배운 적이 없지만, 필요한 함수나 기능은 인터넷 검색하면 다 나오므로, 참고해서 활용하고, 처음 보는 기능은 보통 해당 셀을 클릭하면 함수나 기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때그때 배웁니다.
이래도 부족해서 개인적으로 공부해서 오피스에서 써먹을 수준까지만 익혀놨습니다.
이처럼 보잘 것 없는 수준인 제가 엑셀을 가장 잘 다룹니다.
또한, 회사 시스템에서 거래처 자료 뽑아내는 기능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일일이 손으로 거래처 검색하고 자료 드래그해서 복붙하는 걸 보고 답답해서 제가 자료 다 뽑아줬습니다.
저라고 친절하게 배운 거 아닙니다.
편하게 일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만지다보니 체득한 겁니다.
보통 시스템 이것저것 만져보면서 기능 익히지 않나요?
그런 노력도 없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업무 이해력이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자료 하나를 만들라고 해도 개판으로 만듭니다.
미팅에서 한참을 얘기했는데, 끝나고 질문할 때 엉뚱한 소리나 합니다.
영업을 할 때도 전략이나 제품 셀링포인트 개발도 없이 그냥 열정으로만 승부합니다.
물론 정말 일 잘한다, 아이디어 정말 좋다,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딱 1명이라는 게 문제지만요.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사람을 한심하게 보게 되고, 제 주제도 모르게 교만해지고, 일하기도 싫습니다.
동종업계 1위 기업에서 인턴을 하고, 이번 회사에 취직한 건데, 업계 1위 기업에서 잠깐 일해봤다고 저도 똑같은 수준이 됐다고 착각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한심하지요.
이 회사에 취직했다는 건 나도 똑같은 인간이라는 건데, 정신 못 차리냐고 스스로 다그치면서 한편 이런 생각도 합니다.
인턴이었지만, 일 잘한다고 인정 받고, 취직 책임져주겠다고 추천서도 받고 여기저기 소개도 받았는데, 이렇게 만족할 순 없는 거 아니냐고요.
심란해서 친구들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게 토로하면, 제발 그 회사 나오라고, 그런 곳에 있으면 너도 성장하지 못한다고, 멍청이라고 욕도 많이 먹습니다.
그냥 때려치우고 신입으로 들어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취직이 어려운 상황에 신입으로 들어가기 쉬운 일도 아니다보니 선뜻 도전하기 힘듭니다.
어쨌든 월급을 받으니 나태해진 것도 맞고요.
출근길마다 심란합니다.
정신차리고 3년 버텨서 경력직으로 이직할지, 아직 20대일 때 빨리 발 빼야 할지...
친구들이 저와 친해서 제 편을 들어주느라 정신 못 차리는 것 같습니다.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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