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1때 처음 만난 여자인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시절 같이 지냈던 동성 친구들보다도 더
말도 잘 통하고 취향도 비슷하고 유머코드도 비슷해서 항상 붙어다니면서 웃고 떠들고 그랬던 아이인데요.
(그것때문에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친구들도 둘이 사귀는줄 알았더군요-_-; 그런건 아니었는데;) 걔랑은
말도 잘 통하고 같이 있음 마음도 편해지고 그래서 서로 의지하고 힘든일 있으면 털어놓기도 하고(주로
채팅을 많이 했죠. 새벽 2,3시까지 한 적도 많구요) 그렇게 친하게 지냈었는데, 그랬다고 생각했었는데,
왠지 자꾸 그 기억들이 진짜가 아닌거같아요.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가 미술을 하던 데라, 밖에서 강사분들도 모셔오고 그랬었거든요. 근데 그 친구가
취향이 연상취향이라 그 강사분들 중 한분을 짝사랑했어요. 저도 옆에서 그런 친구를 보면서 'ㅋㅋㅋㅋㅋㅋ
니 진짜 연상취향인 줄은 알았지만 대박이닼ㅋㅋㅋㅋ' 막 이런 농담도 하면서 잘 되길 바랬고, 그
선생님때문에 힘들때(짝사랑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작은거 하나하나가 다 신경쓰이고 힘들죠;) 저한테
이야기하면서 풀고 그러기도 하고 그랬는데..
뭐 대부분 그렇듯이 대학 가고 하면 바빠서 서로 연락도 잘 못하고 그러게 되잖아요?(사실 제가 재수를
했는데 막상 해보니 힘들고 그래서 학원도 안가고 그러던 때에 걔가 바로잡아주기도 하고 그랬었던;) 그렇게
가끔씩 안부문자나 주고받고 하거나, 대학 가고 반년만에 겨우 얼굴 한번 보고 그러면서 지냈는데, 한
1년 반쯤 지났을까요. 평소 바빠서(거기다 얘 휴대폰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얼마안돼 고장난 이후로 그냥
없이 다닌 터라 연락은 거의;;) 잘 들어오지도 못하던 걔가 메신저에 들어오더니 하는 말이 그 선생님이랑
결혼하게 됐다고, 어머니 아버지 빼면 너한테 제일 먼저 말해주는거라고, 그렇게 말하더군요. 잘된 일이었죠ㅋㅋ
첫사랑이랑 결혼하게 됐으니까요.(제가 아는 한 아마 그 선생님이 첫사랑이었을거에요.) 그래서 결혼식은
언제냐, 어디서 하냐, 어떻게 결혼하게 됐냐 등.. 의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갑자기 그러더군요.
근데.. 미안한데 결혼식에 너 초대 못할꺼같다고. 알고보니 그 선생님도 저랑 그 친구가 하도 붙어다니고
친하게 지내고 그래서 자기한테 너 혹시 걔랑 사귀는거 아닌가 하는걸 돌려서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었던
터라 초대하기 좀 그럴꺼같다고.. 물론 전 헐 ㅋㅋㅋㅋㅋㅋ 그래 ㅋㅋㅋㅋㅋ 뭐, 그럴만도 하다면서
알았다고 괜찮다고, 어차피 축의금 낼 돈도 없는 거지라서 가지도 못한다고 쿨하게 농담섞어 대답은
했는데, 그게 메신저상이었기에 가능했지 사실 많이 서운했어요. 그래도 서로가 서로한테 베프라고
하기까지 했는데, 실제로 사귀었던 것도 아닌데 결혼식에 초대도 못할 만큼 제가 불편한건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그 일이 있은지 얼마 안 되서 다른 친구를 통해 그 친구가 새로 휴대폰을 샀단 말을 들었어요.
폰 없이 버티다 버티다 안돼서 하나 산건지, 아니면 그 선생님이 새로 맞춰준건지 하나 장만했다더군요.
그것도 그냥 그러려니 할 만한 일이었을 수도 있지만, 왠지 내 번호를 모르지도 않았을 텐데, 휴대폰을 새로 산걸
다른 친구의 입을 통해 들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일부러 번호도 안물어봤어요.
생각해보면 별거 아닐 수도 있고, 아니면 제가 소심한 걸 수도 있어요. 평소에도 소심하단 소릴 들어서..
(글 쓰면서 보니 진짜 소심해보이긴 한다. -_-;;;;) 근데 얘가 이런 작은 것들부터 시작해서 점점 멀어지는거처럼
느껴져요. 일부러 저한테서 멀어지려고 하는거같아요. 그냥 좋은 친구로 지내고 싶은건데.. 그 선생님때문인지
뭔지, 갑자기 그것조차 부담스러운가봐요. 물론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아직 있는 그대로를 볼줄 몰라서
결혼할 여자가 남편아닌 다른 남자랑 계속 연락하고 그러는게, 감춰야 할만한 일이 없었음에도 감춰야
하고, 연락을 끊게 되는 뭐 그런 거시기함을 모르는건 아니지만.. 그냥 좀 서운하네요. 얼굴을 본지가
오래 돼서, 아니면 연락한지가 오래되서 혼자 그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구요..
비도 오고, 급 우울해져서 평소에 계속 생각하던 거.. 고민이었던거.. 쌌는데
두서없이 싸서 뭔말 하는지 모르겠네요 --;; 위에 썼던 대화내용같은것도 정확하지도 않고..
좀 된 것들이라;;
아 ㅠ 심적으로 제일 의지를 많이 했던 친구인데, 힘드네요.
그래도.. 예쁘게 행복하게 잘 살란 말은 해주고 싶네요 ㅋㅋ 벌써 해줬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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