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에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일단 저도 고민이 있으니 적어봅니다.
우선 전 지금 30대 중반 남자에 고졸이고, 현재 백수입니다.
물론 일을 안한건 아니지만 하는 일에비해 쓸데없이 씀씀이만 커서 지금은 2500정도 빚이 있고, 내일이면 채권추심받을 예정이구요.
지금은 따로 나와서 살고있어서 부모님도 몰랐는데 오늘 알게되더니 갑자기 들어오셔서 부모님도 죽고싶다고..왜 이렇게 사냐고 할 정도입니다.
저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의지박약이에요.
사실 저도 죽고싶어요.
진짜 고통스럽고, 왜 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해봐도 깜깜해요.
그래도 살겁니다.
부모님한테는 현재 다시 취직해서 잘 살고있다고 했지만, 이력서 쓴곳에서는 연락오는곳도 없고 미칠것같지만, 그래도 살겁니다.
체력이 좋은것도 아니라 일용직도 못나가고, 아르바이트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아르바이트조차도 면접 불합격당하기 일쑤지만 살겁니다.
희망이 있어서 사는게 아닙니다.
그냥 살겁니다.
저보다 힘든 분들도 많을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들 같이 한 번 살아봅시다.
생각해보면 전 유복난 집안의 자식도 아니지만, 나름대로 부모님 사랑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그 와중에 뜨겁게 연애해본적도 있고, 지금 돌이켜보면 별거 아니지만 당시엔 힘든 고민도 많이 해봤습니다.
군대 입대했을때도 잘 제대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관심병사로 찍혔지만 잘 제대했습니다.
연애는 가당키나 할까 생각했지만 그래도 손에 꼽을정도는 했었습니다.
저, 자존감도 굉장히 낮은 사람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다지 높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근데, 막상 지금 이렇게 되어버리니까 죽고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탄핵되고 북한에서 전쟁 운운하고 할때는 내심 전쟁나서 아비규환되고 다 끝나고 모든게 리셋됬으면..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돌아가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다들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럴것 같습니다.
요 며칠간 진짜 잠도 안오고, 막상 자도 4~5시간 자면 다시 깼다가 하릴없이 티비 예능 켜두고 보다가 잠들고 그러다 다시 깨서 보다가 잠들곤 합니다.
밥도 하루 한끼 먹을까 말까 합니다.
근데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듭니다.
잘 살아보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그냥 어떻게든 살아봐야지 하는 생각.
부모님이 오늘 오셔서 울며불며 하소연하고, 제 앞에서 죽고싶다는 말을 합니다.
정말 너무 죄송스럽고 내 자신이 비참해지고 짜증도 나고 화도 납니다.
엄마, 아빠 제가 더 힘들어요..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죽는것보단 살아있는게 더 나을것같지 않나요? 라고 말해보고 싶었지만 부모님 가슴에 대못하나 또 박아넣을것 같아서 그냥 죄송하다고만 했습니다.
어떻게든 해결해보겠다고, 개인파산이라도 하겠다고 말씀드리구요.
(물론 절차를 알아보니 개인파산도 쉬운건 아니지만요)
몇해 전부터 탤런트 이상민이 정말 멋져보였습니다.
지니어스에 나올때부터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일반인으로는 상상도 못할 빚을 지고서도 의연하게, 담담하게 대처하는 그 모습이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이상민님도 그 빚을 어떻게든 갚고 갚고 있습니다.
개인파산같은것도 없이 어떻게든 갚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저도 그럴겁니다.
뭐든 해서라도 갚아낼거구요.
멋지지 않나요?
지금 삶이 죽을것같아도,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모를 자신만의 고통을 끊임없이 받고 있음에도 어떻게든 참고 이기고 견뎌내는 그 모습이요.
저도 그 모습에 반해서 팬이 되어버렸고, 저 또한 그렇게 살아보려고 합니다.
저도 너무 힘들어서 고민게시판에서 이런저런 글들을 보고, 빚때문에 고민하는 나같은 사람은 없는지, 나같은 저학력자들은 어떤 고민을 하며 어떤 삶을 살려고 하는지도 검색해봤습니다.
죽고싶다는 글들도 많고, 죽은 뒤 아무것도 아니라는 내용이나 죽음으로 이 고통을 끝내겠다고 써둔 분들도 더러 보였습니다.
과연 죽음으로 모든게 끝날까? 생각해봤는데 그럴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전 죽을뻔한 고비를 몇차례 넘겼었습니다.
물에 빠져죽을뻔한적도, 숨이 쉬어지지 않아 죽을뻔한적도, 심지어는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 죽을뻔한적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지껏 살아있단건 아직 이 삶에서 무언가가 남아있기 때문에 죽지 않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에 글쓴분들..특히 죽음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본 분들은 모두 그럴것 같습니다.
진짜 지금 내가 너무나도 힘들어서..이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보고 싶어서 말이죠.
특히 자살시도를 실제로 해본 분들은 더 잘 알겁니다. 죽는것도 쉽지 않다는걸요.
우리, 진짜 힘들어도 살아봅시다.
저도 생활력 제로에 의지박약인데다 저학력이라 취업도 안되서 길거리 다니며 보이는 노숙자들 볼때마다 '나도 언젠간 저 꼴이 날까'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살아봅시다.
적어도 지금은 노숙자는 아니고, 그래도 눈으로 보고 손으로 쓰고 밖에 나가서 걸어다닐 수 있잖아요.
가족도 친구도 애인도 지인도 아무것도 없는거 아니잖아요.
기왕 이렇게 된거 즐기진 못하더라도 그냥 한 번 살아봅시다.
저 또한 죽지 않기로 다짐하고, 오늘 다짐한 이 의지가 꺾이지 않길 바라면서 소소한 글 하나 남겨봅니다.
다들 좋은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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