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기에 글을 적을거라곤 생각못했네요.-_-
29살 여징어에요. 덩치좋고 괄괄하지만 내남자에겐 한없이 부드러운 푸딩같은여자..
어제 심야버스탔다가 황당한 일을 겪어서 한번 적어봅니다.
밤 10시 30분 심야버스를 타고 여수에서 부산으로 가는길이었어요.
다음달이 결혼이라 신혼집둘러보고 밤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거였죠....
승객은 저 포함 세명.
아주머니 한분이랑 오늘의 주인공 버스진상과 저. 셋이탔네요.
아주머니랑 진상은 앞쪽에 저는 뒤쪽에 의자젖히고 누워있었죠.
출발하자마자 기사님께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되게 상스러웠음다. 시발저발 이새끼저새끼 빨리가고 안가고 뭐이런소리를 하더라구요.
뭐라할까 망설였지만 나이도 지긋한 사람같고 오육십대정도.
금방 조용해지길래 얌전히 자고잇엇는데
사천을 조금 지났던 즈음에 기사님이 휴게소에 들리려고하니까 또 쌍욕을하며
이새끼 콱 패죽여버릴라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하고 기사님도 흥분하셔선 자리에 앉으라고 소리치고
그랬어요. 그덕에 잠도 깨고 좀 짜증이났었는데 계속 궁시렁거리면서 기사님 욕을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저는 자고있어서 몰랐는데 기사님이 길을 잘못들어서 길을 약간 헤맸어요.
고속도로에서 길을 잘못들어서 한 십오분 이십분가량 더 소요됐네요.
그때부터 이 미친노인이 게거품을 무는겁니다.
개,소 뭐 쌍시옷자 들어가는 말은 다하더라구요..
인격적으로 아주 깔아뭉개는......
때리려는 시늉도하고해서 버스가 막휘청거리고 하는데 아주머닌 기사님께 길을 조곤조곤알려주시는중이고
할배는 계속 욕을해대서 운전이 바르게 될지도 의문이었어요.
저도 흥분해서 말은 제대로 기억안나는데 아저씨 조용히좀하시라고 기사님운전못하지않냐고 소리치니
"뭐라고했어!! 이새끼가 길을 잘못들었잖아!" 하면서 저한테 욕을해서......
네... 그순간 이성의 끈을 놓아버렸어요...
"씨발 지금 니만 이거 돈내고탔나! 내가 내돈내고 왜 니놈새끼 욕하는거 쳐들어야되는데?!!!!!"
라고 하니 벙쪄서는 니 나이가 몇갠데 싸가지없이 지랄하냐고...
그래서 "나이도 쳐물만큼 쳐문게 니가 지랄병하는건 눈에 안보이냐"
를 비롯해서 욕을 찰지게 퍼부어줬더니 아닥하고 가면서 궁시렁거리더라구요.
더 짜증나게ㅡㅡ
아줌마는 두실역에서 내리고 영감과 버스기사님 저는 종점인 노포동을 향해 달려갔어요.
계속 돌아보고 욕하길래 뭐쳐다보노 식빵놈아 같은 발언을 했죠..
종점오니 부리나케 내려서 절 기다리는데 느긋하게 짐챙기고 일어났어요.
기사님이 뒤쪽으로 와서 죄송하다고 아가씨 고맙다고 계속말씀하시더라구요.
죄송할거 하나도없는일이라고 고생하셨다는 말씀드리며 내리니
니 뭐하는 년이야며 삿대질하며 다가오더라구요. 뭐하는년인지 니가왜궁금하냐고
실컷 궁금해해라고 웃어줬어요.
그러니 버스지연된데에 대한거랑 이거 욕한거 신고한다고 또 설치더라구요.
누가 먼저욕햇는지 제발신고해라고 멍청해서 버스에 블박잇는거도 모르나 보네요? 하고 웃어주곤
기사님께 문제생기면 증언해줄테니 연락달라고 연락처주고.
씩씩거리는 할배한테 제발 저 기사님고소해서 니놈새끼 무고죄로 벌금좀 쳐맞앗으면 좋겟다고 하곤 자리를 떳습니다.
사실 남자고 덩치도 좀 있어서 망설여지긴했었는데.
지르고보니 잘한일이라고 생각도들고.
더 일찍나설껄.. 하는 맘도 있었네요.
오늘 낮에 기사님이 남겼던 연락처로 전화와서는 너무 고맙다고 하시는데..
그렇게 잘한일인지는 모르겠어요.. 구경만 하기엔 너무 아저씨가 불쌍해서ㅜㅜ
무튼 문제 생기면 증언도하고 같이해줘야겠어요. 그런일이 없었으면. 하는것도 바람입니다.
기사님께 불이익갈까바..
저는 사이다라고 생각하는데 글솜씨가 없어서 전달이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남친한텐 칭찬받았다는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