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잘못알고 있던 지식은 바로잡기가 쉽다.
예를들어서 서울이 부산보다 더 넓다고 알고있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실제가 어떤지는 본인도 잘 모르겠음)
그런데 그러다가 자료를 접하고 살펴보니 자신이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치자.
그러면 그 사람은 곧바로 자신의 잘못된 지식을 바로 잡을 것이다.
아..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보네.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관점은 다르다.
우선 관점을 "관찰되는 현상을 이해해서 받아들이는 방향" 정도로 정의해 본다.
지식이 명확한 대상에 대한 단순정보라고 한다면, 관점은 불명확한 대상에 대한 자신의 믿음이자 판단이다.
어떤 대상에 대한 특정한 관점이 있는 사람은 그것과 관련된 현상들을 그 관점을 통해서 바라본다.
예컨데, 외계인이 있다고 관점자는 아무리 흐릿한 것이더라도 UFO사진으로 부터 우선 외계인을 떠올리게 될 것이고,
그것을 외계인이 존재한다는 또 다른 근거로 받아들일 것이다.
이들은 아마도 외계인이 있다는 수없이 많은 근거들을 나열할수 있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외계인은 없다는 관점자도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에게도 아마도 외계인이 없다는 수없이 많은 근거들이 준비되어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왠만큼 선명한 UFO사진 정도 같은 것을 접했다고 해서 바로 자신의 관점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왜 그럴까?
관점을 바로 잡기 어려운 그 첫번째 이유는 그 진위여부의 불명확성이다.
서울이 부산보다 넓은지 좁은지는 지금의 접근가능한 정보만으로 어렵지 않게 검증이 가능하다.
그러나 외계인 존재에 대한 진위여부는 그렇지 않다.
같은 현상으로 부터도 보는 관점에 따라 합리적인! 서로 다른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계인이 있다는 관점자에게 그런 관점이 틀렸음을 말해주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금까지 본 UFO사진들이 모두 UFO가 아니라는 것을 납득시켜줘야 하는데 그것은 불가능 할 것이다.
반대로 외계인이 없다는 관점자에게 그런 관점이 틀렸음을 말해주기 위해서는
외계인을 직접 대질하고 조사까지 하게 해줘야할텐데 그 역시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관점을 바로 잡기 어려운 실질적인 이유는 그것이 자신의 신념과 연결된 경우이다.
관점은 믿음이자 판단인데, 일부 관점은 자신의 정체성과 엮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정체성과 결부되어 있는 관점을 신념으로 간주할수 있을듯 하다.
처음에는 어떤 관점은 자신의 정체성에 일부분 정도일수 있다.
그러나 그런 관점을 기반으로 자신의 또 다른 믿음체계가 형성될수 있고
그러는 과정에서 그 관점은 자기 정체성의 큰 주춧돌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즉, "나는 외계인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에서 "나는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가 되는 것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그런 관점에 대한 당위성을 확보할 것이고, 그 믿음이 굳건해 지면서
그것을 통해 세상의 다른 다양한 현상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3자적 진위여부가 불명확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신념과 깊게 엮여있지만 않다면 그 관점은 어렵지 않게 수정될수 있다.
예컨데 UFO를 처음 접해서 외계인이 존재하는가 보다 하는 정도의 사람이라면
뒤이어 UFO가 존재할수 없는 이유에 대한 정보를 접하면 그냥 그 관점을 바로잡거나 보류할것이다.
이경우,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이 크게 위협받거나 흔들리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3자적 진위여부가 명확하더라도 그것이 자기신념과 엮인 경우라면 그 관점이 틀린것으로 밣혀지더라도 그것을 바로잡기 어려울 것이다.
사이비 종교라던지 다단계 사기꾼들에게 농락당하는 사람이 그 경우이다.
3자적 입장에서 보면 이놈들은 당연히 사기꾼인데
그 사기꾼과 관련된 자신의 관점이 자신의 정체성에 너무 깊은 부분을 차지하면 섯불리 그것을 바로잡기가 어렵다.
그것을 바로잡는 것은 지금까지 그 관점 때문에 자신은 수많은 기회를 날려먹은 멍청이가 되는 것이고
그 관점을 위한 자신의 수많은 (하지 않아도 되었을)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자신의 정체성이나 확신을 위협해서 부정해야 하는 정도가 되면,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용기와 여유가 없어서 자신을 망치고 있는 잘못된 자신의 관점을 섰불리 바로잡기란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