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전의 일이이에요.
할머니께서 무거운 짐을 들고 가시길레 도와드린다고 했습니다.
"ㅅㅂ 뭐지? 재야의 은둔고순가? 몇키로지? 40? 50? 집까지 들어드리면 내공이라도 전수해 줄건가?"
겁나 무거웠습니다. 제가 아니었으면 할머니 몸져 눕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의 무게였어요.
좀 가다보니 할머니께서 집은 멀다고 그냥 달라고 하시더군요.
진짜 멀었습니다. 40분은 걸었어요. 진작 말씀하셨으면 제가 택시 태워드렸죠 할머니... 정말 내공이라도 전수해주실려고 저 시험하시는 건가요?
결국 도착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은 뭘까 기대가 될 정도로 저 고생 심하게 했어요.
근데 할머니께서 고생은 제가 했는데 감사인사는 아무 상관없는 하나님한테 합니다.
"아이고 하나님 아버지 고맙습니다."
할머니 이건 아니죠.
살짝 빡쳤던 전 머리를 거치지 않고 입이 선빵치고 나갔습니다.
"할머니 고생은 제가 했는데 왜 감사를 어문데다 하세요?"
내뱉어 놓고 무례하고 예의없음에 후회하며 다시 사과를 드릴려고 했는데 할머니께서 아이고 아이고 맞네 맞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하면서 연신 사과를 하셨습니다.
고생 고생해놓고 입방정 한번에 단1의 뿌듯함도 없이 죄책감만 밀려왔습니다. 역시 주둥이는 만악의 근원입니다.
근데 할머니께서 환하게 웃으시면서 제가 하나님이 보낸 사자랍니다. 고생한거 알고 너무 고맙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은 -호칭 "신의 사자 "를 획득하였습니다.- 였습니다.
젠장... 이쁜 손녀분이 집안에서 마중 나오길 바랐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