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3세, 여, 이름:카탈로그)와 함께한 지 6개월차 여자사람입니다.
우리집 고양이 카탈로그는 식탐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닙니다.
좋아하는 습식사료는 한번에 다 먹지만, 건식사료는 먹을만큼 먹고 남기는 편이라 적당히 두고 먹이는 편입니다.
우리 집에 어느 정도 적응 한 후부터 일주일에 한두번 사료를 토하는 일이 있었어요.
건식사료가 그대로 뽀오옹하고 나온 느낌이었습니다.
뭐랄까... 미련하게 먹다가 더이상 소화하지 못해 그대로 뱉어낸 게 여실히 드러나는 형태의 구토였어요.
수의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고양이는 사람에 비해 토하기 쉽고, 일종의 생리현상이다,
하루에 여러번 토하거나, 거품 또는 피가 섞여있는 게 아니면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하셔서 그 뒤부터는 신경쓰지 않았구요.
그런데, 몇주 전 주말에 카탈로그가 오후 3시쯤 간식을 먹고 나서 두어번 토를 했어요.
토하고 나서도 멀쩡하게 걸어다니다가 또 사료를 먹고 또 토하고, 또 멀쩡하게 돌아다니구요.
주말이라 병원에 데리고 갈 수가 없어서 일단 고양이 정보가 풍부한 일본웹사이트들을 검색해봤더니
이런 경우 위장이 약해져 있는 경우일 수 있으므로 반나절~하루 정도 물과 사료를 먹이지 말고,
그 이후 조금씩 배식하라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토요일 오후 4시에 구토를 한 이후, 다음날 아침 8시까지 금식(음식과 물 모두 안줌)시켰습니다.
카탈로그는 평소와 전혀 다름없는 모습이었고, 덕분에 밥달라고 야옹거리는데 안주는 게 너무 미안했어요.
남편이 옆에서 "이제 괜찮은 거 같은데 밥 주면 안돼?"하는데 단호박 거절하고 다음날 아침까지 굶겼습니다.
그리고 첫 식사는 습식 사료를 평소의 1/4의 양을 30분마다 주고 물도 조금씩만 먹여봤어요.
하루동안 계속 건식 사료를 조금씩 추가로 주고, 하루 종일 토하지 않는 걸 확인한 후 다음날 부터 평소의 양을 배식했고
4주가 지난 지금까지 한 번도 토하지 않았습니다.
한 번 이렇게 맘 졸이고 나니 고양이 구토에 대해 공부도 했고, 요즘은 평소에도 조심하고 있습니다.
요즘 신경쓰는 건 세가지예요.
1. 물그릇, 사료그릇 자주 씻기
2. 배식그릇 위치를 바닥보다 높게 두기(저는 높이 10cm정도의 상자 위에 둡니다)
3. 건식사료는 조금씩 자주 보충해주고, 간식은 한 알씩 천천히 주기
이렇게 했더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하던 구토도 안하게 되었어요.
다른 분들은 이미 다 알고계실지도 모르지만 혹시 저같은 신참들께는 참고가 되실까 해서 적어봤습니다.
그리고 전 책임있는 동게 이용자이니까, 10장의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한국보다 추워요. (내일 최저기온 2도....)
여름동안 저희 침대를 멀리하더니, 날씨 추워졌다고 또 침대 위를 점령한 우리 카탈로그 사진들입니다.
이래뵈도 엄청 즐거워하고 있는 모습
남자 닝겐, 네 손길이 아주 흡족스럽구나.
춥다...
난 여기서 나가지 않을테다...
디스 이즈 꿀잠.
닝겐... 이불 밖은 위험해...
닝겐... 너두 얼릉 드루와...
뭘 봐?
아침이면 제 팔베개를 즐기시는 카탈로그님
ㅋㅋㅋ 못생겼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