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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69724
    작성자 : 꿀이
    추천 : 20
    조회수 : 1057
    IP : 222.110.***.239
    댓글 : 42개
    등록시간 : 2016/10/21 15:09:07
    http://todayhumor.com/?animal_169724 모바일
    저는 진짜 고양이가 싫어요
    옵션
    • 창작글
    지난달 추석이 몇일 안남은 날
    집에 들어가는길에 왠 새까만 고양이 한마리가 우리집 계단을 서성이더군요

    가족들 눈에 띄면 스리슬쩍 사라지곤 하던 그놈이
    딸내미는 무섭다며(저녁시간 계단에 오르내리며 쌔까만놈이랑 마주치면 겁나겠죠)
    아내는 '쟤 왜 저런다냐 무서워'

    어디서 들은 이야기는 있어서 저거 새끼 낳을 자리 찾나보다
    우리집에 그런곳이 있나? 뭐 찾다가 가겠지 했는데
    이 녀석이 사고를 쳤네요 추석 2-3일전 아내가 '자기야 옥상에 올라와봐' 하길래 올라갔더니
    새끼고양이 세마리가 옥상 배수관사이에서 앵앵 거리고 있더군요 어미고양이는 보이지 않고요

    건드리지말라고 하고 어미고양이가 케어 하다가 데려가겠지
    델고 가면 다음부터는 못오게 배수관 사이 틈을 철망으로 막아야겠다 하고는 내려가곤
    추석을 지내고 집에 왔더니 아내가 옥상에 올라와보랍니다.

    올라갔더니 누군가 우리집옥상에 올라와서 밥과 물을 조그만한 접시에 두고 갔더군요
    (정말 욕나올 정도로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그리고 봤더니 어미가 잘 안오는듯 얘들 털도 부석부석하고
    고양이를 케어해본적이 없으니 답답 뭐 일단 얘들이 어리니 우유라도 줘보자 해서 우유와 물을 놔 주고는 내려왔어요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우유는 아니라고 ㅋㅋㅋ:그래도 얘들 설사도 안하고 그냥 조금씩 잘 먹더라고요)

    어미고양이는 안보이고 괜히 배수관 사이 틈(사람이 볼수 없는 구역이라)에서 죽었으면 이거 사체는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이틀인가 지났나?
    정말 지금 생각해도 뭔가 이상한일인게 아내한테서 전화가 그냥 연결되었어요(잘못 누른듯)
    그런데 그때 그 어미고양이가 나타나서 거의 탈진상태로 계단을 서성이고
    아내는 그 고양이를 향해 '니 새끼한테 가야지 여기서 이러고 있음 어떻해' '너 어디서 다쳤니?'
    하면서 옥상으로 어미고양이를 유도 하더군요(무서워서 만지지도 못해요)

    그렇게 올라간 어미고양이는 배수관옆 어두운곳에 웅크리고는 음식을 가져다줘도 먹지도 않고
    새끼들은 이제 사람들을 인지했는지 사람 발소리만 들어도 나와서 신발에 부비부비를 ~~~

    아내가 운동하는 곳 강사가 길고양이 관련해서 활동을 한다고(캣맘) 와서 보곤 자기가 아는 고양이라고
    자기가 밥 먹였던 고양이라고
    새끼들 케어가 안되니 우선 내가 데려 가겠다고 어미는 기력이 회복되면 데려 가던지 어떻게든 하겠다고 해서
    새끼들은 데려가고 어미는 계속 먹이만 갈아주고(정말 안먹더군요)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일 지났나? 아내가 어미고양이가 숨쉬는게 이상하다고 그 강사한테도 연락을 하고
    강사는 새끼고양이들 데리고 와서 어미고양이 꼬셔내어 병원에 데려간다고 새끼고양이를 데리고 왔는데
    그 사이 어미고양이는 옥상에 나와 있고 새끼고양이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부비부비(어미옆으론 가지도 않고)
    케이지를 가져다대니 거의 걷지도 못하고 밀려 들어갔어요
    그리고 동물병원으로 거리 1KM도 안되는 거리를 가는 도중에 죽더라고요 하하하 ㅜ,.ㅠ

    이 후 새끼고양이는 강사가 맡아서 분양할 자리를 찾는다 하고 그동안 우리한테 감사하다고 하더라고요(나니???)

    문제는 지금부터 다음날부터 딸(중1) 아들(고1)아내 셋이서
    '자기야 나 한마리만 입양할까?'
    딸 : '아빠 우리 샤샤만 델고 키우면안되?' -- 이미 아들과 함께 세마리 이름까지 지었더군요
    아들 : '...' -- 저를 바라보는 눈은 데리고 오면 아빠가 잘 키우겠지????라는 눈빛????

    '자기야 강사님이 말하는데 우리같은 집이 애완묘를 키우면 정말 얘들 잘 키울꺼래'
    '자기야 강사님이 ~~~'
    '자기야 ~~~'

    그렇게 하루하루 (저는 진심으로 고양이보다는 키우려면 개 입장입니다.) 괴롭히다
    일주일쯤 전인가??? '그래 온가족이 합심하면 우주가 도운다더라 너님들 맘대로 하세요' 했더니

    어제 진짜로 세마리를 다 델고 왔네요

    그래서 저도 이제 집사대장이 되었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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