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여름에 있었던 일이야.
나는 친구 A랑, 다른 친구 4명이서 여름에 여행을 갔었어..
낮에는 하이킹 하고 낚시도 하고, 밤에는 바베큐 구워먹고 불꽃
놀이 하고 놀았어. 지극히 노멀하고 인조이한 여행이었지.

A는 디카로 사진을 찍어댔어. 잠은 산장에서 해결했어.
밤이 깊어져서, 슬슬 졸려올때, 단체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두자는
생각이 들어서, A가 얘들 모두 나란히 서게 한 후에, 카메라에
타이머를 걸고 6명이서 단체 사진을 찍었어.

그 후 우리들 6명은 비슷 비슷한 SNS에 가입했기 때문에,
거기서 있었던 일에대해 문자를 주고 받으며 각각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일기로쓰고, 그것에 대해서 댓글을 달거나 하면서 그렇게 지냈지.

그러다 친구들 중에서 한 명이, A가 찍은 단체 사진을 친구들에게
각각 전해 주자 라는 이야기가 나왔었어..
A는 며칠동안 로그인을 않하고 있는 상태더라고. 그래서 내가 문자로

"A야~ 우리 여행 갔을때 막날에 찍은 단체 사진, 친구들 한테 보내줘~"

라고 보냈었어. 그 다음 날, A한테서 답장이 왔어.

[미안.. 사진이 쫌 이상하게 나와서 어쩔 수 없었어.. 왠만해선 보내기
싫지만, 어쩔 수 없네... 다른 얘들에게도 다 보냈어.] 라고.

그리고, 10시간 정도 지나서 또 로그인 하겠다며,
사진이 첨부된 문자가 와 있었지.

사진을 봤어.
창문 쪽(窓際)에 6명이 서 있었어. 창문은 크고, 대부분 일렬로
쭉 붙어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 였어. 밖은 컴컴해서, 방 안의 풍경이
선명하게 비쳐서 쫌 조잡해 보이는 감이 있었지.

근데, 뭔가 쫌 이상한거야.
우리들이 창문을 배경으로 해서 사진을 찍었거든? 당연히, 창문에
그림자가 비쳐야 하잖아? 근데, 친구중에 유일한 여자였던 B의 뒤에 있던
창문에는, 아무 것도 안 비쳐져 있더라고.. 그리고, 밤이라서
약간 어두컴컴 할 뿐이지, 사진은 전체적으로 잘 찍혔더군.

A가 거짓말을 한 거였어. B의 뒤에 있던 창문이 이상한걸 알아차리고,
우리한테 이걸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그런거였겠지...

"뭐야?! 이거 CG ?! 하며 깜짝놀랐음.."
이라고 B의 블로그 일기장에 써져 있더군.

자기 그림자가 혼자만 창문에 안 비쳐서 놀랬었나봐.
그러다가 내가 다시 자세히 보니까, 창문 색이 어쩐지 부자연스럽더군.
아무래도 CG로 B의 그림자를 일부러 지웠던 모양이었어.

「A놈 답네, ㅋㅋ 한순간 심장이 쪼그라 들었네 ㅎ 무섭군ㅋㅋ!
하고 유쾌하게 생각했지. 」

그런데..B는 그 다음 날 죽었어. 전혀 볼일이 없을것 같은 역으로 가서,
전철로 몸을 날린거야... 그 후, A가 또 사진을 보냈더군.
CG로 수정하지 않은 원본 사진을..

창문에 비치던 B의 뒷모습... 그 주변에 몇이나 되는 흰 얼굴이 떠 있었지.

「사진에서 지워내도 심령사진의 저주는 지울 수 없는건가..」
라고 A가 문자를 보냈더군.

A가 보낸문자의 자세한 내용은 이랬어.
「솔직히, 저주같은건 안 믿었거든? 첨에는. B가 기분 잡칠까봐서 지웠던거야.
지우기만 하면 문제 없을거라고 생각해서 사진을 보냈던거야. 그런데
그림자가 안 비쳐져 있었다니..
나는 알아차리지도 못했어! 그치만... 그 흰 얼굴을 지우는데
필사적이었기 때문에.. 그럴수 밖에 없었어..」라고..

나는 2장의 사진을 프린트아웃(print out)해서, 값은 비싸지만 영매사에게
그걸 보여줬어.

영매사는, 흰 얼굴이 떠있던 사진을 가리키며 「이게 CG네요, 참 어리석군요」
그렇게 말했어. 그리고 이어서 하는 말을듣고, 난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머리통을 세게 한대 후려맞은 듯 한 기분을 느꼈어...


.... 「그것보다 이쪽, 이 사진에 문제가 있습니다..」


영매사는 A가 수정했다고 하는, B의 그림자가 지워져 있던
사진을 가리키며.. 두려운듯한 표정으로 말했어.

「어둠컴컴하고, 거무칙칙한 색이 이 사람의 등 뒤에
뭉쳐 있습니다. 누군가의 깊은 원한이, 그 색에 담겨 있군요...」



출처 : http://pann.nate.com/talk/3119058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