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크래커를 사상최대(?)로 준비해봅니다.
아이의 어린이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데, 엄마들이 쿠키나 뭔가를 해오는 집이 있나봅니다.
아내의 요청에 따라 어린이집에 보낼 분량의 야채크래커를 준비하느라
박력분 1kg를 다 써 보는데 도전합니다.
박력분 1kg
버터 360g
설탕 180g
소금 10g
계란노른자 6개
베이킹파우더 5g
양파 2개
당근 210g
오늘의 레시피입니다. 대충 계산해도 2kg 남짓 합니다. ㄷㄷㄷ
흙당근 하나를 씻어서 재니까 261g
잘라서 215g을 만들었습니다. 목표는 210g이지만, 5g는 보너스로..
야채크래커는 다른 쿠키류보다 노가다가 많이 들어가는 종목인데,
첫 번째 관문이 당근을 칼로 가루내기입니다.
칼과 필러로 최대한 얇게 썰어냅니다.
칼로 당근으로 머리카락을 만든다는 일념으로 최대한 가늘게 채를 썰어줍니다.
당근을 가루내는데 믹서를 쓰지 않는 이유는 믹서를 써보니, 즙이 다 빠져나가버리더라는..
가능한 최대한 가늘게 썰어냅니다. 손 베지 않는 선에서..
채썬 것을 가로로 놓고 썰어내고 다져서 최대한 당근을 가루내줍니다.
입자가 크면 나중에 반죽을 밀어낸 후 삐죽삐죽 튀어나온 당근을 보게 됩니다.
크고작고 편차는 있지만, 이 정도로 다져줍니다.
초록색을 담당할 깻잎입니다.
씻지 않고 다져주기 위해서 무농약 깻잎을 사왔습니다.
원래 레시피에는 파슬리 가루를 쓰라고 되어있지만, 파슬리 가루보다는 야채가 낫지 않을까 싶고,
물기가 많으면 쓰기 어려우니 선택한 재료가 깻잎입니다.
15장 정도를 쓴 것 같습니다.
줄기는 뻣뻣하니 잘라내줍니다.
역시 깻잎을 머리카락으로 만들어준다는 느낌으로 최대한 가늘게 썰어냅니다.
편썰고 채썰고 다져야 하는 당근보다 손쉬운 느낌입니다.
채를 썬 것을 다져줍니다. 가루로 만든다는 느낌으로..
실제 야채맛을 담당할 양파친구입니다. 껍질 벗겨서 강판에 갈아줄거에요.
이렇게 강판에 갈아줍니다. 목적은 양파즙.
양파 2개 갈았습니다. 눈물과 함께 만들어진 야채크래커의 핵심 양파즙입니다.
당근과 깻잎은 수분을 날려주기 위해 팬에 기름없이 볶습니다.
볶는다는 느낌보다는 수분을 날려주기 위한 것이니 가능한 넓게 펴서 시작합니다.
당근보다는 수분이 적어서 금방 수분이 날아가는 깻잎입니다. 타기전에 팬질을 멈춰야 합니다.
당근에서 김이 더 많이 올라옵니다. 수분이 더 많다는 거죠.
당근은 양이 많아서인지 살짝 탔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야채크래커의 야채재료가 준비되면,
버터는 360g을 계량해줍니다. 썰고 잘라서 맞췄습니다.
그릇에 담으니 이 만큼입니다.
시간이 없으니 전자렌지에 돌려버릴겁니다. 2분 정도 돌렸나 싶습니다.
전자렌지에서 버터가 기름이 되는동안 설탕을 계량합니다.
원래 레시피의 절반 정도되는 설탕입니다.
180g이 목표였으나 183g이 나왔네요.
전자렌지에서 기름이 되신 버터
설탕과 소금 10g을 준비하고
이 위에 버터를 부은 후 거품기로 미친듯이 돌려줍니다.
크림화를 하라고 하더라고요.
이게 크림화가 된 버터+설탕+소금입니다.
노른자는 6개를 준비해줍니다.
제가 봤던 레시피가 일반적인 1회 조리분이라고 하면,
지금 하고 있는 분량은 6배짜리입니다.
노른자가 하나 터졌네요.
버터크림 위에 붓고
섞으면 이렇게 됩니다.
앙푼을 꽉 채웁니다.
여기에 앙파즙을 투하하고,
준비된 당근과 깻잎도 들어갑니다.
일반적으로 과자를 만들때는 글루텐이 생기면 안되니 나무주걱으로 십자를 그으면서 반죽을 해주라고 합니다.
-_-
저 분량을 언제 나무주걱으로 십자를 그어 반죽을 하겠어요..
손으로 주물주물해서 반죽을 만들어줍니다. 그렇지 않아도 반죽 성형하고 굽는데 시간이 많이 들어갈게 보이는 분량입니다.
오븐 팬에는 종이호일을 깔아줍니다.
밀대님이 나오셨습니다.
1차 시련인 당근 조지기
2차 시련인 반죽 만들기에 이은
3차 시련인 반죽밀고->틀로 찍어내고->남은거 반죽이랑 섞어서->또 밀고....의 시작입니다.
밀어내면 이런 모양이 됩니다.
두께는 취향에 따라...
라기보다는 같은 반죽에서도 두께가 달라지는건 제가 내공이 부족해서입니다.
별, 자동차, 배, 사자머리, 코끼리, 기린, 비행기, 하트 등이 준비됩니다.
찍어낸 여분은 걷어내줍니다. 남은 반죽과 합해서 다시 밀대로 밀게 됩니다.
도마에서 포크 끝으로 살살살살~ 떼어내서 종이호일 위로 옮긴 후
포크로 숨구멍들을 만들어줍니다.
의외로 저 숨구멍을 안만들면, 크래커 모양이 안납니다.
한 판에 이 정도 들어갑니다. 오늘 몇 판을 했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오븐에 들어가기 전입니다.
180도에서 6분 30초를 돌린 후, 어느정도 익은건 빼고 1분 30초 단위로 남은 것을 돌려주면서 구워야 합니다.
크기와 두께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10분 이렇게 돌리면 타는 것들이 생깁니다.
(사실 처음에 많이 태워먹어서..)
이렇게
1. 반죽을 밀고
2. 틀로 찍어내고
3. 찍어낸 여분을 들어내고
4. 찍어낸 반죽을 종이호일로 옮기고
5. 포크로 숨구멍 내주고
6. 오븐에 구으면서
7. 들어낸 여분을 반죽에 합해주고
8. 다시 반죽을 밀고...
이 것만 세 시간 한 것 같습니다.
거의 2kg되는 반죽을 구워내면
380개 정도 나옵니다.
탄 거 합하면 근 400개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린이집 크리스마스 파티 때 모두들 야채크래커를 맛있게 먹는다면,
딸 아이가 '이거 우리아빠가 만든거야'라고 의기양양하게 얘기할 수 있는 그 한 순간을 위해
7시간 동안 만들어봤습니다. (다시는 이 분량을 만들 생각은 안날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