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제대 후 학교를 다니다 경제사정으로 인해 휴학 후 일을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대후 잠깐 학교를 다니던 때, 갑자기 어머니가 신천지 이야기를 하길래 절대 믿지 말고, 믿을생각도 마라고 못박아뒀습니다.
근데 학교다닐땐 집에 없다보니 몰랐는데, 휴학 후 집에 와보니 집에 천지일보가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심지어 스크랩까지 해서, 가위로 여러 부분이 오려져있었습니다.
어머니에게 농담조로 '엄마 신천지 믿는거 아냐?' 라고 했더니 아니라고 했습니다.
근데 신문은 어디서 난거냐고 물어보니 아는 이모가 줬다고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설마... 그래도 한때 가톨릭 믿은데다 세례까지 받으셨는데 그걸 믿겠어?' 하는 마음으로 그냥 넘겼습니다.
근데 잘 살펴보니 문화센터에 자주 가고, 아는 이모들과의 모임이 잦아졌습니다.
생각해보니 문화센터를 이용해 전도활동을 많이 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진지하게 묻는건데, 신천지 믿으시냐' 라고 했더니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십니다.
못미더웠지만 그래도 믿었습니다. 어머니니까요.
근데 저는 보지 말았어야 하는 것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일찍 퇴근한 날 집에 가보니, 거실에 어머니의 수첩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도 사생활이 있다, 훔쳐봐선 안된다는 마음과 그래도 혹시... 확인해봐서 나쁠건 없잖아 하는 마음으로 갈등하다 수첩을 봤습니다.
예. 예상하셨다시피 신천지 교리공부를 아주 착실하게 하고 계셨더군요.
물론 종교의 자유는 있습니다만, 사회적으로까지 '이단, 사이비' 라고 손가락질 받으며, 피해자 모임까지 있는 종교를 멀쩡한 종교라고 인정할 순 없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이미 신앙심이 꺾여 믿지 않지만, 저도 한때는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그때 공부한거로 봐도 이건 이단인데, 이걸 믿는다니! 대체 왜? 하는 생각과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집에 오자마자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어머니의 사생활을 존중하지만, 나쁜 짓임을 알고도 어머니의 수첩을 훔쳐보았다. 전에 나에게 신천지 안믿는다고 해 놓고는 뒤에서 교리공부 하셨나. 나에게 거짓말을 하신거냐 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믿는건 아니고, 아는 이모들이 교리공부 한번 해보라고 해서 잠깐 한거다, 이모들 말과 내가 성당에서 배운게 다르다. 신천지가 꼭 나쁜건 아니지 않느냐
라고 말하길래, 속이 뒤집어졌습니다. 그래서 일단 아직은 안 믿는다는 말을 믿어주겠다. 그 대신 신천지는 절대 아니다. 괜히 지속적으로 피해자 모임이 나오고, 가톨릭과 개신교 양측에서 이단으로 욕먹는게 아니다. 만약 신천지를 믿을거라면 앞으로 아들은 그 잘난 종교 안믿어서 불지옥에 떨어진걸로 알고 영영 볼 생각 마라며 폭언 아닌 폭언까지 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가 교리공부한 수첩과 신문들을 모두 버리겠다고 하셨습니다. 한동안 잠잠한가 했는데, 오늘 결국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것을 알고야 말았습니다.
어머니의 방에서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구석에 박혀있는 천지일보봐 수첩 몇권을 봤습니다.
한번 의심의 싹이 생긴 나머지, 어머니를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던 저는 그 수첩들을 살펴봤습니다.
허... 참... 어머니는 제가 군 복무할때에 이미 신천지에 발을 들이밀었습니다.
15년도 후반부터 이번달까지 빼곡히 적힌 강연, 헌금, 교육 기록이 적혀있고 지출 내역에 무슨 교육비, 강연 테이프 비용 등등...
신도 증이라고 해야하나, 교회 이름과 어머니 성함, 사진이 붙은 카드도 있었습니다. 그 교회는 당연히 제가 사는 지역에서 신천지 교회로 알려져있구요.
지들 입맛대로 해석한 성경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젠... 이까지 오니 더이상 어머니를 믿지 못하겠습니다...
처음에 믿지 않았던것도 저이긴 하지만, 거듭된 거짓말로 인해 너무나 두렵습니다. 당장 집을 나갈까 싶어도 현실적인 문제로 그것도 어렵습니다...
누군가는 저를 욕하실지는 몰라도... 전 이제 어머니를 더이상 믿기 힘들고, 무엇이 더 숨겨져 있을 지 두렵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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